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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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보다는 연대가 더 어렵다. 연대를 우선하다가는 호오에 갈려 진위를 상실하기 마련이다.
항상 비슷한 자들끼리는 경쟁이 붙고 우열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결국 적은 내부에 있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니 우리는 대의 안의 목표의식과 정체성을 상실하고 분열하고만다.
페미니즘 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가짜 기원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는데, 모든 상징하는 것들,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서 그냥 대충 때려 맞추고 넘어가는 모호한 것들이 우리를 괴리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게 아닌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상처 받을 준비‘를 하고 이어나가야 하는 게 삶인가 보다.

우정이라는 적금을 필요할 때 찾아 쓰려면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적립을 해뒀어야 했다. 은정은 그런 적립을 해둬야 한다는 생각도,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할 거라는 예측도 하지 못했다. 그런 식의 적립과 인출이 너무도 부자연스럽다고, 노골적인 이해관계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친분을 쌓는 사람들을 남몰래 폄하했다. - P23

- 손님을 평가하지 마, 절대로, 머릿결이 많이상하셨네요, 피곤해 보이시네요, 여기 목뒤에 뭐가 나셨어요. 피부가 안 좋으시네요. 이런 말 절대하지 마. 손님들이 자기 상태를 모를 것 같니? 다아는데 좀 나아지게 하려고, 기분이 조금이라도좋아지려고 미용실에 오는 거잖아. 그런데 머리하러 와서까지 그런 말을 들어야겠니? 그렇게 무신경할 거면 이 일 하지 마, 아예. - P30

모든 것이 갖추어졌다고 해서 삶이 반드시 제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다.
.......
세연은 상상 속에서 친구를 속물로 만들고 있는 자기 자신이 지극히 속물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불편함은 실재하는 것인데. - P79

- 우리가 반드시 같아질 필요는 없어. 억지로그러려고 했다간 계속 싸우게 될 거야.
같아지겠다는 게 아니고 상처받을 준비가 됐다는 거야, 진경이 중얼거렸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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