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정신 오늘의 젊은 작가 18
김솔 지음 / 민음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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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진리를 탐구하기보다는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답을 구해야 하는 한국식 교육방식에 익숙한 작가가, 독자에게 집필자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여 소설의 의미를 구하라고 요구하는 듯한 불친절한 소설....
마르케스를 좋아하는 독자로써 약간의 반가운 대목이 있긴했지만....

화학과 물리학에 조예가 깊은 직원들이 물질들을 적절히 섞고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시료의 절반을 만들어 내면, 나머지 절반은 문학과 철학, 언어와 역사를 전공한 직원들이 의미와 논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분업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우려한 바대로, 하나를 없앨 때마다 두 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변수들과 이들을 조합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논리적 모순 때문에 실험은 매번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 P24

그래도 우연이 역사 속에서 얼마나 위대하고 많은일들을 처리해 왔는지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은 상투적인 결말을 기대하면서 자신의 업무를 묵묵히 처리했으며 희생의 이타적 목적을 점점 깨달아 갔다. 하지만 현재는 더 이상 질문을 생산하는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답변만을 소비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질문이 불어날수록 불안감도 함께 커졌고, 결국 그 무의미한 질문들이 회사를 절멸시켰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 P26

농사나 사냥이 그러하듯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순간을 기다려 감사하고 수긍하는 것이지, 극복하고 개선하는 게 아니라고 그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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