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와 헤어지는가 - 낭만적 사랑과 결혼이라는 환상에 대하여
켈리 마리아 코르더키 지음, 손영인 옮김 / 오아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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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가 끝난 이유야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애정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정확히 손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그 실체를 알 수 없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도 없었다. 불행했지만 이유를 딱 꼬집어 개선을 요구할 수없는 그 모호함은 점차 더는 무시할 수 없는 몸의 감각으로 쌓여갔다. 나는 내 행복의 가치를 인정하고,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여러 가지였고 헤어지고 나서 돌이켜봤을 때도 매우 합당하다고 여겨졌다. 그중 하나가 타이밍, 그러니까 내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영향이다. 내가 품은 나를 위한 꿈은 우리를 위한 꿈보다 크고, 시끄럽고, 강렬했다. 그 ‘우리‘에 전 애인이 포함되든, 앞으로 사귈지도 모르는 가상의 짝이 포함되든 간에 말이다. - P7

우리가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언제부터 이리도 어려운 일이 됐을까. 무엇보다도나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물질적인 고민과 감정적 윤리가 역사적으로 어느 시점에 갈렸는지 이해하고 싶었다. 돈과 사랑을 동시에 언급하는 것이 언제부터 무례한 일이 되어버렸을까. 마치 자신들의 공생 관계는 반지 위에 올라가는 다이아몬드의 크기와 무관하다는 듯이 말이다. - P12

그리고 어떤 이들에게 재정적 화합은 누군가와 사귀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돈을 제외한 다른 이유로만 결혼해야 한다는 걸 전제로 누가 돈 때문에 결혼‘했는지 아닌지를 추측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대부분은 실제로 돈 때문에 결혼한다. 적어도 돈은결혼하는 이유의 일부가 된다. 결혼이라는 계약은 애초부터 경제적 동맹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오늘날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는 곳, 각종 청구서, 부 또는 가난을 공유하니까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정부에 신고해 결혼을 공식화하거나 변호사를 통해 이혼을 확정할 필요까진 없을 것이다. - P44

게다가 섹스 문제도 있다. 미혼 여성이 남성의 육욕적인 덫에걸렸을 때 여성에게 도덕적 분노가 집중됐으며, 때로는 여성의인생이 끝장나기도 했다. 특히 아이가 생겼다면 그 무분별한 행동은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 처한 여성 대부분은 종교 자선단체라는 허울 좋은 도피처나 미혼모 시설에 수용됨으로써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 P73

"이혼은 결혼의 적이 아닙니다. 간통, 난폭함, 음탕함이 결혼의적입니다. 이혼이 결혼의 적이라고 하는 것은 의학이 건강의 적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P80

"농부는 해가 뜨면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일한다. 농부의 아내는 대개 해가 지고 난 후에도 일한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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