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간은 재생될 수 없습니다. 어떤 연극에서도시간은 반복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만회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불가항력적입니다. 시간은 상연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현실입니다. 현실인 시간은 연기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연기될수 없기 때문에 현실 역시 연기될 수 없습니다. 시간을 제거한 연극만이 연극입니다. 시간이 함께 상연되는 연극은 연극이 아닙니다. 시간과 무관한 연극만이 의미를 지니지 않습니다. 시간과 무관한 연극만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연극입니다. - P51

우리는 어느 누구를 가리켜욕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청각적 이미지를 만들 뿐입니다. 여러분은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 P58

전쟁 중에 태어나긴 했지만 자라면서 독일과는 다른 적대국의 문학과 새로운 사조의 영향을 받고 문학의 꿈을 키운 첫세대로서 47그룹보다 이십 년 늦게 문단에 등장한 한트케는
"문학이란 언어로 만들어진 것이지 그 언어로 서술된 사물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으로 47그룹 작가들의 문학적 가치와 서술 방법들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이들을 "서술불능자"로 비난하면서 주목을 끌었던 것이다. 화해될 수 없는논쟁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쓰자."
라는 47그룹의 주장은, "컴퓨터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라면 47그룹 작가보다 백과사전이 훨씬 뛰어나다."라는 한트케의 냉소적인 공격을 발단으로 1967년에 사라진다. - P72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독자 대부분은 내용에대해 인문학적 사유를 펼치면서 감동을 주는 요인(상징)들을찾느라 깊은 상념에 잠긴다. 용케 그런 장면을 찾으면 감탄사를 외치며 칭찬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없으면, 멀뚱해져서 뭐 이런 것을 작품이라고 하냐며 혀를 차게 된다. 그러나 빌려 쓰는 언어로 문학이 만들어진다는 말에동의한다면, 낱말(기호)들에서 내용을 보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이전 시대의 수많은 작가들이 같은 낱말들로 같은 이야기들을 이미 수없이 서술해 놓았기 때문에 또다시 그것을 반복한다는 것은 로브그리예나 한트케말대로 "낡아 버렸고" "서술 불능"이며 "무미건조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 P75

"내 희곡은 단어와 문장으로만 구성되었고, 중요한 것은 의미가 아니라 그 단어의 다양한 사용"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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