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의 주인공은 개새끼다. 다만 책을 읽는 중간부터 끝까지 나는 그 개새끼를 처단하는것과 동시에 그에 동조하고 지지하고 열광했던 이들의 책임도 추궁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개새끼만 처벌해서 그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없으니.

유머러스한 문체임에도 결국 눈물이 나고 말았다. 책뒷표지에 있던 ‘작가라면 비극적 감상에 빠지기보다는 차라리 고통스럽게 웃겨야 한다는 것’이 정말 작가의 능력이었다.

사람이란 누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하나씩, 한 가지씩 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후에 그녀의 동료 교사들은당시를 회고하면서 김순희에 대해 짧게 이런 평을 내리기도 했다.
밤이나 낮이나 잠깐이라도 딴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 봉사가 아니라 자기 몸을 학대하려고 노력한 사람……(129p)

마치 이쪽과 저쪽으로 반하게 잘린 나무처럼, 끈이 풀린 검은 커튼이 갑자기 쏟아져 내려대와 객석을 반으로 나눈 것처럼, 그녀는 그렇게 과거와 단절한 채 살아갔다. (130p)

그러니, 보아라. 바로 이 지점에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 이야기의 핵심을 그대로 단정지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읽 지 못하고, 아무것도 읽을 수도 없는 세계. 눈앞에 있는 것도 외면하고 다른 것을 말해 버리는 세계, 그것을 조장하는 세계(전문 용어로 ‘눈먼 상태‘ 되시겠다.), 그것이 어쩌면 ‘차남들의 세계’라고 말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1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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