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간이 이 낯선 친구에게 자신을 맡길 때는 실로 용기와 믿음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의 본성에는 뭔가 믿음직스럽지못한 데가 있어서, 우리가 믿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일을 억지로 믿으면서 자신을 맡겨 버리곤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피곤하다고 해도 자기 스스로 눈을 감거나 알지못할 이 낯선 꿈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것이 어차피 이해하기 힘든 것들로 가득 차있는데, 인간의 영혼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왜 모조리 알려고하는가? 자연이든, 사람이든, 또는 자신의 가슴속에서 일어나는일이든, 우리를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아니었던가.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간, 해부용 표본처럼 그 구조가 우리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인간들은 수많은 소설 속에 나오는그저 그런 인물들처럼 우리를 열중시킬 만한 힘이 없다. 그리고생활에 있어서나 인간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흥을 깨는 것은모든 것을 다 설명해 버려서 내면에 존재하는 불가사의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윤리적 합리주의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라는 것은 어느 존재에나 있는 법이어서,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라고도 하고 영감(靈感) 또는 성격이라고도부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영원히 남는 요소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인간의 모든 행동을 모두 분석할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인간의 보편성을모른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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