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뇌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단 하나, 상상에 관한 안내서
애덤 지먼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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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눈을 감고 떠올려보자. 무엇이 떠오르는가? 시간에 종속됨이 없이 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무엇이든 떠오를 수 있다. 방금 전 만났던 사람, 어제 먹었던 음식, 귓가를 스치는 바람, 따사로운 햇살, 놀랍다. 단지 눈을 감았을 뿐인데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현상들이 떠오를 수 있을까? 음악을 들으면 강렬했던 감정이 솟아난다. 감각을 깨우는 영화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며 삶의 시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미지화 시킨다. 강요한 것도 요구한 것도 아닌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우린 뇌에 대하 얼마나 알고 있을까? 뇌는 항상 활기가 넘치는 기관이다. 뇌를 이해하는 것은 개인의 인식 못지않게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 길이 될 것이다. 우린 뇌가 만든 환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이 없었다면 인류는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을까? 아마도 원시인류의 삶을 거의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는 어떤 생명체도 만들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창조해왔다. 상상속의 가치를 현실세계와 연결한 것이다. 언어, 종교, , 정치, 경제, 문화는 상상을 통한 인류문명의 디딤돌이 되었다. 상상은 사회구조를 빠르게 변화시켰고 인간의 사고와 행동 범위를 더욱 넓게 확장시켜갔다. 인간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을까? 현실은 과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상상력은 어떻게 의식과 현실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본 책은 의식, 기억, 심상의 신경기제를 30여년 넘게 연구한 신경과학자의 상상여행자를 위한 안내문이다. 저자는 심상을 느끼지 못하는 아판타시아, 극도로 생생하게 느끼는 하이퍼판타시아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상상력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본 책은 뇌 과학과 신경과학을 통해 이를 증명하며 상상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력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상상의 어원은 결합, 모방을 뜻하는 심상과 연결되어있다. 이마고는 유사성, 표현, 시각심상, 생각을 뜻하는 라틴어로 시각적으로 인식이 가능한 외부적 조건과 내면세계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내면과 외면을 잇는 심상은 몽상, 실험, 창조를 뜻하는 상상을 포함하며 상상은 이야기를 고안하고, 가설을 세우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이다. 상상이란 개념은 지각, 인지, 창의성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저자는 상상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온 핵심이라 말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상상이 인간 사고의 핵심 특징이기 때문이다. 상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미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품었던 미래의 상상은 언제나 인류사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상상의 기원은 뇌로부터 시작된다. 전자현미경과 MRI등 뇌 과학 기기의 발전으로 인해 수세기동안 베일에 싸였던 뇌의 비밀이 풀리기 시작했다. 뇌는 뉴런의 상호작용 결과로 미세한 전기 화학적 작용이 발생한다. 뇌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신호가 곧 뇌가 기억하고 인식하며 방출하는 결과물들이다. 시냅스 연구는 뇌의 가소성을 통한 신경세포의 기능과 구조를 파악하게 되었다. 또한 뉴런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치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냅스는 리듬을 탄다. 뇌 전도는 뇌의 활동 상태를 나타낸다. 깨어있고 편안한 뇌 활동이 특징인 알파파(8~13Hz), 마음이 활성화 될 때 나타나는 베타파(14~30Hz), 깊은 수면과 코마상태(1~3Hz)를 알리는 세타리듬이 파악되었다. BOLD신호 덕분에 뇌의 접근 모델이 확장되었고 자기 성찰 모드이자 기억과 계획, 생각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활성화 시키는 디폴트모드 네트워크 상태가 발견되었다. DMN은 상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다.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기만 해도 생각은 전혀 다른 현상을 만들어 놓는다. 우리의 기억조차 완전하지 않다. 기억은 경험의 파편들이다. 결국 비어있는 곳을 상상이 채워간다. 생각과는 다르게 현실은 훨씬 가깝지도 멀지도 않다. 단지 뇌가 만들어낸 상상적 기억이 현실을 왜곡하며 실체를 구성한다. 이는 신경계나 뇌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는 신경학적 현상이다. 뇌는 생존에 편리한 구조를 만들어 놓는다. 특히 위협상황에선 무의식적인 기제가 발현된다. 저자는 시각을 단순히 반응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성하는 과정이라 말한다. 우리의 지각은 외부로부터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지각은 내부에서 외부로 일어난다. , 제어된 환각상태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예측을 준비하는 것이다.

 

인류는 상상을 통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아마도 미래 역시 상상력에 의한 시대가 지속될 것이다. 본 책은 1부를 통해 상상이란 무엇인가를 논한다. 우리의 생각과 계획이 어떻게 발현되며 상상의 영향력은 무엇인지, 예술과 과학의 세계를 통해 상상의 실체를 조명한다. 특히 지각과 인식, 창의성 사이의 상호연결에 주목한다. 2부는 심상의 이미지와 시냅스의 창조적 발현, 뇌의 경험 재현과 시뮬레이션, 뇌 속에서 상상이 발생하는 과정을 신경과학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3부는 환각의 세계와 상상이 불러온 질병, 심상이 지닌 놀라운 가능성과 위험을 탐구한다. 상상은 인류사를 바꾸어 온 것 못지않게 개인의 사고와 감정, 관계등 모든 부분을 좌우하고 있다. 인간은 상상을 벗어날 수도 벗어나지도 못한다. 상상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린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어떤 상상이 어떤 생각과 사고를 가져오며 행동을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상은 인간의 인간다움을 의미한다. 나를 이해하고 싶다면 상상속의 나를 직접적으로 만나야 한다. 저자는 상상을 자신을 완성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상상과 함께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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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인류의 역사
데이비드 맥윌리엄스 지음, 황금진 옮김 / 포텐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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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문명은 상상력이 발현된 창조의 결과다. 초기인류는 도구 활용과 농업인구의 증가로 대규모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수단이 필요하게 되었다. 물물교환, 교역 그리고 무역으로 이루어진 상거래의 발전은 교환수단이 요구되었고 물적 증거가 필요하게 되었다. 결국 돈은 사회적 변환의 요구와 인간의 노력, 상상의 가치수단과 맞물려 역사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다. 인류는 상거래의 확장으로 돈의 영향력을 깨닫게 되었으며 돈의 가능성에 집착하게 된다. 돈은 빠르게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나갔다. 무엇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공동체의 이해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특별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게 된다. 노예를 귀족으로 없음을 있음으로 바꿀 수 있는 마법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면서 개혁의 전환점을 만든 것이다. 이는 돈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으며 인간이 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도 돈의 향방에 운명이 좌우된다. 이는 체제와 이념과는 무관한 공통된 현상이다. 돈이 인류의 심리적 기제를 바꾸었다는 사실은 불확실성을 넘어 대세로 인정되고 있으며 세계 경제는 돈의 유무, 흐름, 가치, 축적의 정도에 의해 지위나 위치가 결정된다. 본 책은 머니, 인류의 역사란 제목으로 돈과 인간의 관계를 추적하며 세계사의 전환점마다 돈이 인류에 미친 영향력을 평가하고 있다. 저자는 돈이 우리 내면에 들어있던 욕망(선이든 악이든)을 밖으로 뛰쳐나오도록 유도한다고 말한다. 돈은 인간의 현상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돈이 지닌 특별한 매력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돈은 자유와 재미를 의미한다. 돈은 수많은 가능성을 예측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 사실적으로 돈 자체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돈은 돈을 가진 자의 욕망을 증폭시킬 뿐이다. 돈은 인간에 어떻게 접근하게 되었고 인류는 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 것일까?

 

1950년 콩고 강 근처에서 기원전 1만난8000년경으로 추정되는 이상고의 뼈가 발견되었다. 동물의 뼈에 기록된 눈금은 대차대조표를 표시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인류 역사최초의 회계기록이다. 당시에 수학적 의미를 지닌 계산이 통용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상고의 뼈는 농업인구의 폭발적 성장이 있었던 1만 년 전보다 훨씬 오래된 시기다. 이상고 뼈의 대차대조표가 사실이라면 인류는 당시에도 추상적 사고에 익숙했음을 의미한다. 돈을 통한 조직화가 형성되었고 가치교환수단으로 거래되었다는 통설은 작은 공동체가 형성되었던 기원전 5000년경에야 이루어졌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 기록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만년이 훨씬 지나 초승달 지대로 알려진 메소포타미아 인근을 중심으로 농업이 시작되었다.

 

농업은 생산면적의 확장과 더불어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가져왔다. 수렵체집의 불안정한 생활은 안정적으로 바뀌었고 무엇보다 인류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서로 간에 필요한 물건의 교환이 이루어졌고 농업의 등장은 화폐의 탄생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 시기엔 언어, , 종교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기술과 직업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재화를 측정하기 위한 기준이 만들어졌다. 곡물은 당시 세계 최초의 도시국가였던 수메르의 화폐 기준이었다. 잉여곡물은 통치자와 관리자, 세금이라는 새로운 정치, 경제체제를 만들었다. 또한 재산과 영토,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군인, 사제, 상인, 무역상과 같은 다양한 직업과 계층이 탄생했으며 곡물사회는 서서히 그리고 폭넓게 불의 세상을 돈의 세상으로 바꾸어 나갔다.

 

로마시대의 돈은 권력유지를 위한 최고의 도구였으며 사회를 뒤흔드는 불씨와도 같았다. 돈의 가장 큰 속성 중의 하나는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또한 배타적 권력에 대한 방어적 기제로 새로운 벼락부자의 출현을 막는 인맥네크워크의 중심적 수단이 되었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선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도시국가로 몰려들었고 상거래는 더욱 확장 되었다. 로마의 흥망은 돈에 의해 좌우되었고 그들이 이룩한 화려한 문명도 돈에 의해 유지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화폐가치 폭락으로 초인플에이션과 신용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로마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중세는 신의 시대였다. 기독교는 돈에 관해선 무척 배타적이었으며 결국 돈은 암흑의 시대를 걷게 된다. 하지만 10세기 북유럽을 시작으로 모방의 경제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당시 돈은 성당건축에 대부분 사용되었고 신의 이름을 추종한 기사들은 약탈을 통해 재정을 해결해야만했다. 당시의 부는 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 농업인구의 증가는 북유럽에 새로운 경제시대를 활개하고 다시 화폐의 시대가 부활한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영국을 거치며 부르조아 시민계급을 탄생시켰으며 산업혁명과 같은 새로운 상공업이 폭발적 성장하게 된다. 결국 돈은 봉건사회의 몰락과 인류문명의 개혁을 앞당긴다. 근 현대시대를 관통하면서 돈은 인류역사의 가장 중요한 변수였고 시대적 전환점마다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본 책은 역사는 물론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야할 책이다. 이유는 우리가 심리적으로 돈에 대해 거의 절대적 신뢰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18000년경 시작된 인류의 돈에 관한 철학은 21세기를 지나며 삶의 모든 부분을 관통하며 생존의 실체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돈은 인류에게 살아 숨 쉬는 현재를 인식하고 미래를 보장해주는 절대적인 가치수단이다. 인류는 오랜 기간 돈의 형태를 직간접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며 그 필요성을 확장해왔다. 돈은 가문을 넘고 도시국가를 넘어 국가적 자산으로 인지되고 있다. 극한으로 치닫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의미하는 것은 무한정한 달러의 위상이다. 자국민들의 불편함은 정치적 실패를 의미한다. 돈은 개인으로부터 국가까지 넓게는 세계 정치 경제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고 있다. 돈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또한 돈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의 값을 매기는 능력, 즉 오늘의 시점에서 내일의 가치를 정하는 것이다. 돈은 매력적이다. 또한 누구도 돈을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루는 방식에 따라 몰락을 앞당길 수 있다. 특별한 경제사를 만난 것 같다. 머니, 인류의 역사를 통해 돈이 만날 인류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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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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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세상입니다.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고 선택이 많아졌다고 하나 뭔지 모를 불안감이 주변을 떠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혼란스럽습니다. 정치는 끊임없이 서로를 비방하며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고 경제는 매일이 살얼음판입니다. sns는 개인의 선택을 무한정 확장시켰지만 무료함과 공허함을 남겨두었습니다. 무엇보다 빈약한 자기 존중감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를 발전이나 진보라 말하지만 어떤 이는 인간 본연의 목적이 상실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란 존재, 스스로를 안다고 말해왔지만 사회적 물결에 흔들리고 휩싸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불안한 감정이 다가오며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갑니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 앞으로 가야 할 길, 마음을 다독이며 자신에 주어진 본성을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중용은 인간의 본성과 덕, 교를 강조한 유교 사서중 하나로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용의 중심은 본성입니다. 본성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잠재력과 핵심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주자는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을 통해 우리 안에 이미 선하고 올바른 방향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은 이치를 뜻하며 본래 하늘이 내려준 명령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과 만물은 이치를 통해 강건함, 유순함, 인의예지신의 덕을 갖추게 됩니다. 중용의 성은 본성을 의미합니다. 또한 본성을 따르면 마땅히 해야할 길이 ()입니다.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는 본성을 따를 때 드러나는 올바른 삶의 방식이자 경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겐 저마다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기에 배움을 통해 조절하고 다듬어서 개인의 본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가 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입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감정을 통해 표현됩니다. 중용은 () ()를 통해 감정과 삶의 조화를 풀어갑니다. 주자는 인간의 정을 감정이라 말하며 감정이 아직 드러나지 않는 상태가 본성이며 이때가 어떠한 치우침이 없으므로 ()이라 부릅니다. 중은 감정이 생기기전 순수하고 공정한 마음입니다. ()는 감정의 올바른 발현이며 상황과 이치에 맞게 조절하고 표현하는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중은 곧 천하의 이치인 본성이고 화는 본성을 따르는 도, 인간이 가야할 길을 의미합니다. 감정은 수시로 발현되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지만 감정이 일어난 원인을 안식하고 공감하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감정에 흔들릴 때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주자철학의 깊은 묘미가 엿보입니다.

 

sns는 극히 자기중심적인 정보전달 시스템입니다. 꾸며진 겉모습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받아들입니다. 진실 여부는 거의 고려되지 않습니다. 때론 공허한 존재감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기위해 삶의 대부분을 투자해야합니다. 문제는 비윤리적 행동과 양심의 가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중용은 신독을 통해 자기 양심의 중요성과 보이지 않는 습관의 차이를 강조합니다. 愼獨(신독)은 홀로 아는 곳에서 더욱 삼간다는 의미입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비방적인 말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들에겐 국민의 의지보단 자신의 표면적이익이 가장 중요합니다. 못된 말은 피곤함과 불편함, 사회적 기피를 안겨줍니다. 실상이 이러할 진데 보이지 않는 곳에선 얼마나 음흉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말들이 오고가겠습니까? 신독은 외부의 시선이 있든 없든 항상 자신을 경계하고 두려워함을 의미합니다. 홀로 아는 곳에서는 더욱 삼간다는 신독은 중용의 가장 핵심 문장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개인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세상이 없었고 혼란스럽지 않았던 인류사가 극히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선조인들은 언제나 고전을 통해 삶의 본질을 일깨우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했습니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본성에 집중했고 자신에 주어진 길을 고민했습니다. 고전은 방황하는 마음에 따듯한 위로를 건네주지만 간혹 죽비와 같은 깨달음을 전달합니다. 혼탁한 세상일수록 자신을 돌봐야합니다. 중용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수양을 통해 정도의 길을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 책은 신독과 중화의 힘을 시작으로 삶의 방식을 뜻하는 도의 이해, , 의 효와 덕을 중심으로 한 중용의 실천적 철학, 보다 깊은 중용의 완성을 위한 실용적 지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중심으로 한 풀이와 저자의 해석, 실천적 방안과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통해 배움의 길을 확장시킵니다. 내 마음이 가두고 있는 본성은 무엇인가? 저자의 표현처럼 내면의 나침반으로서의 중용의 실천적 지혜를 성장의 디딤돌로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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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필사 : 헤르만 헤세 편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헤르만 헤세 지음 / 코너스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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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대로인데 왜 나에겐 고통이 뒤따르는 것일까? 나 자신만 다른 것일까? 인생은 예상치 못한 굴곡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성장기엔 모든 것들의 난해하고 어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정체성은 성장기에 대부분 형성됩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배웠느냐에 따라 한 개인의 인생이 결정됩니다. 신경쇠약증으로 신학교를 중퇴했던 헤세는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 란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실제로 그는 신학교 시절의 경험을 수레바퀴 아래서를 통해 비판적으로 묘사합니다. 향수로 단번에 성공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서지만 세계대전으로 인간성의 환멸을 깨닫게 되었고 자선전적인 소설 데미안을 출간하게 됩니다.

 

데미안과 더불어 헤세의 사상을 가장 깊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싯다르타입니다. 두 전작에 비해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양인인 헤세가 동양철학에 깊이 매료되어 삶의 모순을 극복하며 인간본원에 대한 갈망을 찾아가는 철학적 작품입니다. 본 책은 세권의 책을 중심으로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구절을 선정, 필사로 엮은 책입니다. 내 이야기는 나 자신 즉, 한 인간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 헤세의 표현처럼 한 문장마다 헤세의 깊은 삶의 경험과 고요한 울림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본 책은 세권의 책을 한 번에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오랜 기간 독자의 마음에 담겨있는 소중한 기억이 새롭게 태어나는 기쁨을 선물합니다.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 그토록 힘들었을까? ‘모든 사람은 그 자신일 뿐 아니라 세상의 현상들이 교차하는 유일하고 매우 특별하며 모든 면에서 중요하고 경이로운 지점이다. 모든 인간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영원하며 신성하다.’ 데미안 10쪽의 이야기입니다. 살아서 자연의 의지를 따르는 한 누구든 경이로운 존재이며 주목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방황은 세상에 다가서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인간은 방황을 거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지하게 됩니다. 인생의 단 한 번의 교차점은 어디일까요? 우린 어떤 선택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있을까요?

 

모든 현자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모든 것을 돌보았다. 하지만 하나이자 유일한 존재, 가장 중요한 것, 단 하나의 중요한 것을 알지 못한다면 다른 모든 것을 아는 게 가치 있는 일일까?’ 싯다르타 13쪽의 구절입니다. 싯다르타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의 가치를 위해 세상에 뛰어들지만 결국 세상에 빠져드는 모순을 반복합니다. 싯다르타는 고행의 과정을 통해 수많은 질서를 만나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길이 최상의 경지라 말하며 이목을 끕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평온을 가져다주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비워놓고 싶었던 그는 가장 큰 욕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모든 시간이 지난 후, 과거의 그림자도 미래의 그림자도 없는 강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모습만이 진실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언어는 삶의 대부분을 통제하며 감정을 일으키고 감각을 일깨웁니다. 헤세는 작품마다 자신을 투영합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살아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인간의 감정은 구름과 같아 하루도 바뀌지 않은 날이 없고 형태가 다양해 삶의 불안과 걱정, 위로를 닮았습니다. 우린 누구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유가 발목을 잡습니다.‘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지금 존재하고, 모든 것에는 존재와 현재가 있습니다.’싯다르타는 131쪽 문장을 통해 존재와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놓치는 것은 현재와 존재입니다. 한 필지의 글귀가 자신의 미래를 선택한다면 이는 위대한 작가의 일생이 함께 한 결과일 것입니다. 헤세와의 하루 필사,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일상의 경험을 축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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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양자의 세계 - 양자 역학부터 양자 컴퓨터 까지 처음 만나는 세계 시리즈 1
채은미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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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2년 연속 노벨상을 수상자를 배출했다. 분야는 단연 AI와 양자분야다. 그런데 이번엔 양자에 관한 특별한 이론이 눈에 띈다. 거시 규모에서 나타나는 양자역학적 효과를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미시적 세계에만 국한된 줄 알았던 양자연구를 거시적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과학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사실적으로 양자는 컴퓨팅을 중심으로 거대기업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연구하고 투자하는 분야다. 양자의 매력은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정성에 있다.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가득한 양자. 양자는 어떻게 세상을 바꿀 것인가? 양자를 이해하는 방식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세계는 눈으로 보고 느끼는 거시세계에 집중되어 있었다. 뉴턴의 역학, 맥스웰의 전자기학은 거시세계를 대표하는 고전물리학이다. 그런데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미시세계를 탐험하게 되었다.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는, 아주 작은 것들로 이루어진, 미시세계는 세계의 근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양자는 양을 의미하는 Quantity에서 유래되었다. 고전역학의 물리량이 연속적이라면 양자역학은 불연속적으로 하나의 광자, 입자와 같은 개수로 표현할 수 있다. 그동안 빛은 파동의 성질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1905년 아인슈타인의 주장과 192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콤프턴의 실험에 의해 빛의 입자성이 증명되었다. 이는 브로이에 의해 입자라고 믿어온 모든 물질들도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가질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양자역학이 고전역학과 구분되는 점은 연속성의 차이다. 1913년 닐스보어는 전자의 행성모델을 제안하며 전자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일정한 궤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브로이는 보어의 궤도 안 전자를 더욱 확장시켜 파동입자의 이중성 개념을 제안하는데 전자의 파동이 궤도를 한 바퀴 돌고나서 원래의 파동모양으로 정확히 겹치는 경우에만 전자가 그 궤도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전자의 위치를 확률적으로 표현한 파동함수의 개념을 제안하게 된다. 파동함수는 물질이 존재할 확률을 결정해주는 함수로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해 위치와 운동량의 불확정성 원리를 설명한다. 파동함수는 양자역학을 대표하는 원리다.

 

양자역학의 가장 중요하고 신비로운 현상이 중첩과 얽힘이다. 기존 컴퓨터가 정보를 01로만 인식한다면 양자 시스템은 0이면서 1일수도 있는 양자 중첩상태를 설명한다. 앞면을 0 뒷면을 1이라 써진 동전을 빙글빙글 돌린다면 회전 중일 때는 앞면과 뒷면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측정순간, 반드시 0 이거나 1이 결과로 나온다. 중첩은 여러 번 반복할수록 확률의 크기를 결정한다. 중첩상태는 파동함수로 나타낼 수 있고 전자를 발견할 확률은 그 위치의 파동 함수의 크기의 제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두 번째가 양자 얽힘이다. 얽힘은 2개 이상의 시스템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각각의 상태를 따로따로 기술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실로 두 시스템이 강하게 묶여있는 것처럼, 하나의 상태가 다른 상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아인슈타인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양자 얽힘은 벨 실험에 의해 사실이 증명되었다. 양자 얽힘은 순간이동이라 불리는 텔레포테이션을 연상하게 한다. 2017년 중국 인공위성 묵자호는 지구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위성 사이에 얽힌 광자를 생성하고 지구에서 우주로의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성공했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양자 통신, 양자 컴퓨터의 완벽한 정보전달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은 1부를 통해 양자의 세계를 설명하고 2부에선 양자컴퓨터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인간은 빛을 어떻게 발전시켜왔을까? 광자는 인류를 이해하는데 가장 본원적이고 실체적인 물질이다. 인류는 백열등으로부터 LED까지 빛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세상을 밝혀왔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양자현상은 레이저, 광통신, 원자시계, GPS와 같은 기기를 통해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이 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양자컴퓨터는 빛의 파동성에 주목한다. 기존의 컴퓨터가 직렬형구조로 연속적 계산을 수용한다면 양자 컴퓨터는 문제를 중첩된 상태로 계산해 모두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비트가 많을수록 반복적 계산을 통해 엄청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의 발전은 기존문제를 훨씬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인류가 원하는 문제에 훨씬 빠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음을 설명한다. 양자현상 못지않게 AI도 급격히 부상 중이다. 간혹 양자를 탑재한 AI를 상상해본다. 인류는 어떤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과학발전의 목적이 인류에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자체로 목적이 될 것인가? 양자는 특별한 학문을 벗어나 교양에 가까워지고 있다. 양자현상은 더욱 빠르게 주변을 장악할 것이며 우린 양자세계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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