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미술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7
스테파노 추피 지음, 하지은.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원할 것 같았던 군주제가 막바지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무렵 역사상 최고의 문화부흥이 일어났다. 천년을 이어온 정치, 종교에 의문을 제기하고 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그 시발점이었다. 어둠의 장막은 오래토록 태양을 가리고 있었지만 틈사이로 비추어지는 빛마저 감추지는 못했다. 흔히 르네상스를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전, 신세계의 발견, 예술과 문화가 찬란히 빛나던 시대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르네상스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은 그리스-로마로의 부활이었다. 고전문학의 부활은 갇혀있던 예술가들의 혼을 불러 일으켰다.

르네상스를 구분 짓는 최초의 사건은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예술분야에선 독특한 사상과 개념이 돌출된다. 고전으로의 회귀와 인문주의의 태동이다. 초창기 르네상스시대를 빛낸 미술가들은 국제고딕양식이 주를 이룬 찬란한 궁정문화에 힘을 보탠다. 15세기 궁정문화는 무척 매혹적이다. 다양한 음악가과 미술가들이 탄생했으며 역사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던 시기다. 궁정의 초상화, 프레스코 연작, 성당과 같은 조형물들은 유럽의 복잡한 정치덕분에 각국으로 빠르게 전파되었다.

궁정문화의 화려함 뒤엔 인문주의가 숨겨있었다. 인문주의는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변혁을 이루었는데 지리학, 원근법, 균형, 비례와 같은 형식들은 미술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다. 궁정문학이 대범하고 화려하다면 인문주의의 발달로 보다 디테일한 예술이 선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16세기,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가 탄생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의 극치를 선보인다. 미켈란젤로 역시 그에 못지않은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는데 레오나르도가 천재적이고 열정적이었다면 미켈란젤로는 웅장함과 조용함으로 대표된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정치는 극도로 불안했다. 수많은 미술가들은 끼니를 걱정해야했고 전쟁의 공포에 시달려야했다. 후일 그들이 자유분방한 문화적 기행이 근대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당시엔 누구도 예측할 순 없었지만 시대를 관통했던 그들의 열정은 영원한 진리로 계승되고 있다.

본 책 ‘신과 인간 르네상스 미술’은 르네상스에 대한 역사서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뛰어난 내용을 담고 있다. 15세기 문화부흥의 시발점이 된 궁정문화로부터 17세기 매너리즘과 반종교개혁까지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미술가들의 열정을 보여준다.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적 작품을 중심으로 표현형식을 나타내고 당시의 사조를 재해석해보며 작품에 얽힌 미술사적 이해를 역사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여느 미술책과 다름없이 작품들의 해석이 주를 이루나 유명미술가들이나 작품에 가려있던 미술가들의 발견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스토리가 무척 인상적이다.

언어적 표현이 부자연스러웠던 시절, 예술가들의 작품은 서민들에게 가장 큰 위안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비록 다가가기는 어려웠을지라도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고스란히 시대정신을 반영했다. 르네상스는 예술가들의 의한 문예부흥의 역사적 산물이다. 무려 300년을 이끌어온 이러한 시기가 어떻게 출발되었으며 왜 아직까지 제2의 르네상스시대가 출현되지 않는지 무척 안타깝기만 하다. 우린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을 듣고 당시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에 열광한다. 외형은 모방은 할 수 있지만 작품에 여린 내면은 결코 모방할 수 없다. 과거의 흔적과 영광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르네상스 미술, 그 빛나는 순간을 기억해 본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