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걷는 아이 - 아이의 감수성을 키우는 취향 존중 독서법
최누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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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지도사가 지은, 독서지도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에세이집 또는 실용서, 그 중간에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의 책이다.

어릴 때 부터 책 빼고 좋아하는게 없고, 독서 빼고는 잘 하는게 없는 아이였던 나는 독서를 왜 가르쳐야 하는지 이해도 잘 못 했었다. 그러다가 옆을 둘러보니 내가 친한 친구, 나랑 같이 사는 동생만 하더라도 1년에 읽는 독서량이 1권을 밑돈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게 아니고, 그런 사람들이 많더라.

그런데 독서는 중요하다고 한다.

그게 흔히 말하는 성공하는 삶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라는 데,

이 책에서는 그런 목표를 향한 일을 위해 독서를 시작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외침부터 시작한다.

이 부분이 사실 좀 의아했다.

잘 사는 것이 독서를 하는 목표가 되면 왜 안 된다는 것인지...

그리고는 다시, 책을 읽는 목적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삶을 본받아야 할지에 있어야 한다는데... 그 둘이 사실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시작부터 약간 삐걱거린 책이다.

오해는 하지 마시길,

이 책은 독서를 좋아하지 않거나, 독서에 낯선 아이들을 그 세계로 이끌기 위한 실용서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 책이다. 단지, 그 실용서의 내용 앞에 있는, 책의 목적에 정확히 반대되면서 힐링 에세이 같은 책에 나올 법한 문장에 나 같은 시시비비 가리기 좋아하는 독자의 공감을 못 끌어낸다는 것. 

그냥 방법론에만 집중했다면 너무나 좋았을 듯하다.

아이가 독서를 시작할 나이거나 책을 너무 싫어하는 자녀가 있다면 한장 한장 따라 해 볼 수 있는 책으로 권하겠다.

나도, 학원에 두고 수시로 꺼내보면서 책을 정말 싫어하지만 꼭 읽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써 먹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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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헤르만 헤세 지음, 강민경 옮김 / 로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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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웬지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책이다. 

그래서 거르려고 하는데, 세상에, 작가가 헤르만 헤세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이 작가의 모든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제목은 생전 처음이라 순간 작가를 잘못 본건가, 동명작가가 더 있나? 이런 내적갈등을 겪었었다.

헤르만 헤세가 종교에 대해 여기저기 쓴 글들을 모아 모아 엮은 책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귀한 책이 어디있나 싶은데 거기다 서평단이라니,

안 되도 사 볼 책인데 싶어 신청을 하고 운 좋게 당첨이 되고 도착하자 마자 읽어내렸다.

헤세의 다른 글들 답게 읽고 또 읽게 되는 문장들로 채워진 글들이 각 종교마다 하나씩, 19편이 담겨있다.

여러가지 종교에 대한 개인과 학자의 관점이 뒤섞인 짧은 글들이라 가독성이 좋고, 문학 뿐 아니라 인문학을 아우르는 작가의 종교에 대한 시각을 읽을 수 있다는 부분이 만족스러웠던 책이다.

단지, 이 작가의 기독교에 대한 호감이 기저에 깔려있다. 기독교를 홍보한다든지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기호가 한쪽에 기울어져 있다보니, 다른 종교들에 대한 비판의 끝에 그리스도, 예수가 언급되는 분이 많아, 기독교에 대한 호감이 얕은 나는 작가에 대한 호감으로 그 부분에 대한 거슬림을 애써 외면하며 읽었던 기억이다.

책의 출판사가 가톨릭출판사라 이 책의 기획의도는 사실 좀 괘씸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그 내용이 그렇게 편향적이지는 않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작가의 공개되지 않은, 독일 현지에서도 꽤 찾기 어려울 듯한 글들을 한자리에 모아두었다는 부분에서 완전 만족스러운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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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의 삶 - 뇌종양 전문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실에서 마주한 죽음과 희망의 간극
라훌 잔디얼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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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정말 죽음에 가장 가까운 수술을 해내는 의사의 일대기, 또는 회고록 정도의 책이다.

뇌과학에 관련된 책이면 일단 읽고 보는 뇌과학팬인지라 이 책도 그런 선에서 신청해서 일게 되었는데, 과학교양서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그래서, 정말 잘 읽힌다.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여러가지 경험을 전하는데 주를 두고 있음에도, 그 뒤에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지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그 일을 아주 잘하고, 또 그 일에 아주 헌신적인 한 사람의 일상이, 일생이 어떨지를 많이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고 그 직업에 대한 나의 느낌과 그 직업에 대한 한면을 학생들한테 많이 이야기 해 주면서 잠을 깨우고, 분위기를 환기하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럴 수 있는 에피소드가 정말 많아서 읽으면서 가성비?가 정말 좋구나 라는,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감까지 채워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제까지 읽은 헌신적인 의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


또, 남궁인 의사의 만약은 없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본인의 사랑하는 가족에게 영원한 선물로 책을 남긴

숨결이 바람될 때까지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헌신하고, 그리고 그 일을 정말 잘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샘솟는 부러움과 질투심을 가득 느끼며 읽었다.

내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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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몫의 밤 1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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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호러 소설

장르소설을 생각나게 하는 책소개와 멋진 표지에 끌려 서평단에 신청한 책이다.

고딕소설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대략적인 느낌은 오지만,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서 네이버에 검색까지 해 봤다

고딕소설Gothic novel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기에 걸쳐 영국에서 유행한 소설

물론 이보다 더 자세한 설명들이 있었지만, 중세적 분위기를 물씬 품은, 어둡고, 뭔가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소설이라는 정도로 정리했다.

이런 장르가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처음 읽을 때 앞 페이지로 계속 돌아가고, 내가 설명을 놓쳤나 싶은 마음이 계속 드는 전개인데, 작가가 어느순간부터 길 잃을뻔한 나를 다시 이야기흐름속에 갖다놓는 설명을 넣어놓았다. 100페이지 정도만 참으면 그 뒤부터는 어떤 소설보다 높은 가독성을 자랑한다.

아르헨티나가 배경이라 물론 허구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배경이나 현재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기본적인 가치관 들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꽤 매력적인 소설이다.

귀신분들이 나오는 호러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좀 힘들 수도 있지만,

호러와 미스터리 장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완전 강추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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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야 놀자 - 탐사에서 생산까지 궁금했던 이야기
이상현 지음 / 박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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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 필수적이지만 사실 그 존재를 실감하는 경우는 또 의외로 별로 없는 존재, 그 중 하나가 석유가 아닐까 한다.

석유는 현대생활에서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거의 모든 것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요즘 들어 매일매일 우리의 환경염려증을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인 플라스틱부터, 곧 유행할 아니, 이미 한창 나오고 있는 제철과일인 딸기 까지.

석유가 관여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할 듯 하다.

그런 석유에 대해서 석유산업에 종사하는 전공자 겸 실무자가 쓴 석유안내서 이다.

책의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 사실 전문가들보다 호기심 많은 일반인이나 중고등학생들을 위해서 지은 책인듯하다.

실제로 중고등학생이나 호기심 많은 어른들이 읽기에 딱 좋은 내용이기도 하다.

석유라는 물질을 화학적으로만 알고 있는 학생들은 이 물질을 실제로 어떻게 찾아내서 우리 생활에 활용하게 되는지를 알게 되어 좋을 듯 하다. 한마디고, 세특이나 학교 숙제할 때 후딱 읽고 한 편 써내기에 딱인 책이라는 말.

그래서 학원에 꽂아두고 학생들한테 읽히고 있다.

은근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마 짧은 분량과 깊이 들어가지 않는, 물에 살짝 적시는 정도의 일반지식전달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좋은 내용을 실무자가 책으로 내는 것은 정말 좋은데,

책을 읽으면서 자꾸 논문을 읽는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이 은근 거슬린다.

한문장으로 설명하면 될 일을 이 설명을 왜하는지에 대한 사설만 3,4문장인 식.

그 외에는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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