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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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내가 고등학교 때 읽었었던 기억인데

세상에 이 소설이 다시 나왔다고?

처음에는 리커버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예 새로운 번역가로 새단장을 했다.

번역가가 바껴서 그런건지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건지

요즘의 감성에 맞는 단어와 어휘를 쓴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과 짜임새가 주는 긴장감은 예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

아멜리 노통브를 처음 알게 된 건

내가 고등학생인 때니까 우와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 때 처음 읽은 소설은

오후 네시 라는 소설이었는데

사건의 흐름도 그랬지만 결말 또한 그 찝찝함이 주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서 읽고 또 기다리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소설의 행간에 걸린 깊은 뜻을 찾아내는 능력도 떨어지고

무언가 있는 듯하다고 느끼기는 해도 말이나 글로 표현해 내는 능력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아예 없어서 이렇다하게 설명할 길은 없지만 그럼에도 많은 감정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를 정말 잘도 만들어 낸다.

이 작가의 신작이 해마다 꾸준히 나오는데 처음 느꼈을 때의 신선함이나 충격은 줄었지만 글 쓰는 솜씨 덕분에 여전히 후루룩 잘 읽고 오래 오래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찝찝하지만 그리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작가. 

그녀의 초기 작품이 요즘의 언어로 다시 나와서 반갑다.

판형도 이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던 구판본이 없어서 이제라도 이 소설을 가지고 있게 되어 기분 좋은 새해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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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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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쾌락이라는 단어에는 웬지 모를 부정적인 기운이 있다.(나만 그런지도)

인내의 열매는 달고

쾌락의 열매는 쓰다.

전형적인 MZ 세대의 삶을 살아온 나는 그저 참고 또 참는 것이 미덕인 시대를 거쳐 지금은 또 참지 않고 밖으로 다 내보이는 것만이 해법인 듯한 세대를 살아내고 있다.

이 온도의 간극을 좁혀볼까하고 선택한 고전

에피쿠로스 쾌락

책의 작자조차, 원본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는 그리스 고전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가질 때에만 진정한 행복, 아타락시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결론은 이제까지 배워온 모든 가르침을 가로지른다.

아마도 우리가 배워온 철학과 문학의 배경이 많은 부분 그리스 철학에 적을 두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워라벨이라는 신조어에 깔맞춤한 듯한 에피쿠로스 쾌락

타인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외부적인 부분들을 없애고

개인의 행복에 오롯이 그 방향성을 맞추라는 해석으로 주를 이룬다.

번역자의 번역이나 공신력있는 유수학 철학자들의 해석에 토를 달고 싶지는 않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없이 살아갈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질적이 부분을 과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의로움을 제창하고 불의에 항거할 줄 아는 인간상은 오롯이 개인 본인의 행복에만 집중한 삶인가라는... 어딘지 나에게는 그 학문의 의이가 딱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대 철학을 이렇게 깔끔하게 번역하고 실생활에 빗대어 설명하는 책이 있다는 부분은 많이 반갑다.

현대지성 마니아로 등록이 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읽어내서 

이 학문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바를 좀 더 잘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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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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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이라는 출판사는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 이지만 이 곳에서 나온 작품들 중 내가 즐겁게 읽은 것을 꼽으라면 거의 대부분이 청소년 소설이기에 이렇게 완전 어른? 소설을 만나게 되어 반가움과 의아함이 함께 들었다.


허들은

신주희 작가의 두번째 작품집이다.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문학상이지만 신주희 작가의 작품은 허들이 처음이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담긴 작품집

단편 소설집은 언제나 설렌다.

거기다 정말 멋스러운 표지까지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신이 나서 표지를 넘기고 한장 한장 읽어내렸다.


내용은...

좀 어둡다고 해야할지 무겁다고 해야할지

짧고 간단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가볍게 잘 읽히지는 않는다.

우리가 사는 그 일상 속의 이야기들.

그래서 얼마나 자잘한지, 그 자잘함이 또 얼마나 녹록치 않을 수 있는지를

작가의 타고난 글 솜씨로 너무나 잘 풀어낸다.

어떻게 뿅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은 거의 없는,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말 그대로 버티면서 지내는 우리 삶을 다루기에

공감이 가면서도

밀려오는 씁쓸함이 초콜릿 같다.

하지만 초콜릿 같이 달달함도 같이 주는 소설이니

함께 읽고 맥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 해 보고 싶은 단편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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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영어 공부방 혁명 - 상위 1% 알파세대 자녀를 둔 학부모만 아는
손수미 지음 / 라온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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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뿐 아니라 모든 공부의 기본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하는 책.

학원은 국어, 수학, 과학을 가르치는데

자꾸 개인적인 욕심으로 영어 공부법 책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배운 언어 중 하나라도 제대로 된 생활언어의 궤도에 올려보고 싶은 요즘

올해는 꼭 영어실력을 좀 개선 해 보고자 영어스터디도 하고 영어관련 공부법을 보던 중 발견한 책이다.

영어공부법이나 공부방 운영법에 대한 지식활용면에서 선택했는데

자기계발서의 냄새가 꽤 심하게 나는 책이다.

본인의 히스토리를 읊으면 독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새기고,

어떻게 극복하게 됐는지를 알려주는,

전형적인 자기경영서의 순서를 따른다.

이 점에서는 좀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방법론의 내용은 꽤 설득력있고 과학적이다.

영어공부 뿐 아니라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는 엉덩이 공부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나와 같아서 반가웠다.

최신의 기술들을 활용하지만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공부방법과

현재 너무나 변해가는 사회관계망에 대처한 운영방법에 대한 부분도 유용하다.

공부방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중학교, 고등학교에 취학하는 학생을 둔 학부모가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물론 학생들이 직접 읽고 따라 해 보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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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민주주의 혁명을 향하여 - 좌파 포퓰리즘과 정동의 힘
샹탈 무페 지음, 이승원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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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민주주의 혁명을 위하여라는 제목에 약간 속은 책이다.

녹색 나오니 환경 관련된 정치적 움직임을 뜻하는 줄 알고 선택했는데

환경에 완전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 동향에 대한 완전 진지한 인문학서였다.

샹탈 무페는 꽤 유명하고 인지도 있는 정치학자이자 활동가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책으로 처음 만났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거의 대부분의 이념, 사상들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얇고 짧은 책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여러번의 한숨을 내뱉으며 앞 페이지로 돌아가며 읽게 만든 책이었다.

책을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인 '정동'은

다양한 사람들이 좀 더 위대한 인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뭉치게 되는 상태나 이념을 말하는 듯한데, 이 정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위해 책의 3챕터를 쓰고, 이것을  해내기 위해 어떻게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지를 마지막 1챕터에 할애한다.

정치적 이념에 문외한인 나로써는 뜬 구름 잡는 소리로 들리는 부분이 꽤 많다.

마치 종교의 교리를 들을 때와 좀 비슷한 느낌.

원칙, 원리 자체는 굉장히 좋은데 변색되거나 변형되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한 그 어떤 것을 목격하는 듯한..

그렇다고 이 책에서 말하는 녹색 민주주의 혁명이 쓸데없는 책상논리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제까지 주워들은 어떤 정치적 이념보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보고 토론 해 봐야 할 부분들을 많이 건드린다. 단지 그 내용들이 정치, 포퓰리즘 쪽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니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 해서 그 부분이 안타깝다.

이런 내용도 국사처럼 교육과정에서 함께 배우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

학생들은 싫어하겠지만.

환경이 눈에 띄고 변화하고 그 변화가 나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내가 가진 생활을 전혀 변화시킬 마음이 없는 대중과 그 대중을 선도한다고 믿는 지도자들이 함께 읽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잡는데 참고했으면 하는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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