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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 성격 급한 뉴요커, 고대 철학의 지혜를 만나다
마시모 피글리우치 지음, 석기용 옮김 / 든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스토아주의...
들어는 봤는데...
고등학교 때, 수능준비를 하면서 공부한 윤리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 사상이다.
지은이의 학력이 너무나 화려해서, 거기다 일상생활에 이 어려운 학문의 내용을 적용해서 잘 살아가게 만들어줄 것 같은 표지까지.. 어찌 시작하지 않을 수 있겠나하면서 집어든 책이었다.
사실, 내용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왜냐하면,
스토아학파에 대해서 그리 자세히 설명 해 주지 않는다.
스토아학파를 공부하고 읽어야 되나 싶을 정도로...
그렇다고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건 아니다.
글쓴이는 세 개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뉴요커이다.
자신의 박식한 지식을 늘어놓는 대신, 그 안에서 자신이 깨달은 점을 스토아학파의 기둥이라 불리는 에픽테토스라는 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전달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러다 보니 이해가 잘 되고 간간히 설명하는 학문적인 내용도 지루하지 않게 이해가 잘 된다.
무엇보다,
이것도 잘해야 하고 저것도 잘해야 하는, 뭐든지 열심히 해야한다는, 그래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등의, 듣기만 해도 이제 지치는 이런 해묵은 파이팅도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니 인생 너 혼자 잘 살면 된다라는 포기를 예쁘게 가장해서 지겹게 외치는 욜로라이프에 대한 칭찬도 없이
자신이 배운 학문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해야 되는지를,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떤것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나가야 하는지를
조근 조근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 책에 정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이 배운 학문과 거기서 얻은 깨달음에 단단히 뿌리를 박고
난 이렇게 해 보니 훨씬 나아졌는데, 너도 한 번 시도해 보는건 어때?
라는 그 당당함과 과하지 않은 자신감에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는 설명들에도 부담감이나 거부감없이 재밌게 읽어나간 거 같다.
단지, 스토아, 에피쿠로스 같은 고대 윤리, 사상에 대한 호기심에 이 책을 시작하는 분들은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에 대한 설명은 조금 더 학문적인 분야에 책을 찾아보는게 좋을 듯하다.
사상서의 탈을 쓴, 인문학과 자기 계발서의 중간 쯤 되는, 그런데 아주 잘 만든 책?
그 정도로 생각하고 사서 보고, 가끔 또 꺼내보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