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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창비 서평단에 당첨되어 가제본으로 읽은 소설이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어 소설의 일부만 받았고, 궁금함만 증폭시키게 된, 설렘과 후회가 함께하는 상태를 경험하게 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여주일공이 시체와 함께 있는 극단적인 공포의 상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날짜와 주인공이 함께 표시되는 제목들로 등장인물들의 시선으로 한가지 사건을 향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국 소도시 지역의원인 여주인공
이혼했고, 딸이 하나 있으며, 남편은 자신의 친구와 재혼을 했다.
거기다 자신의 지역구민 중 일부 마초들은 그녀를 페미니스트로 몰아세우고
딸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언론은 그녀의 사생활을 들추어내려 혈안이 되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그녀를 압박 해 온다.
이 소설은 다른 장르소설과 비슷한 점이 많이다.
어차피 소재는 이제 다 나와있는 요즘, 그 소재를 어떻게 버무리냐가 관건인데 그 부분에서 꽤 잘 한다는 평을 주고 싶은 작가이다(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이 무슨 거만한 평이냐 싶지만..)
아주 유명한 드라마의 원작소설 작가라고 소개를 읽었다.
그래서인지 정말 유명한, 인기 있는 드라마를 보는 듯한 전개다.
뻔한듯한 상황들이 난무하지만,
개개인의 개성과 그들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래서 궁금하고, 걱정되고, 공감이 되는...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고, 이 끝은 분명 통쾌하리라는 웬지 모를 믿음을 주는..
읽고 나서 잘 읽었다 싶을 듯한 이야기
아, 그래서 지금 엄청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상황에 2권을 사야 하나 라는... 지금 읽을 책이 말 그대로 책장에 10권이 쌓여있는데 ㅎㅎ
그래도 이 소설, 끝이 정말 궁금하다.
가독성 좋고 깊이도 있는 외국 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사족.
소설은 영국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를 다룬다.
여성혐오, 남녀차별, 교재폭행, 학교폭력 등등
비단 영국사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에 꽤 격렬한 토론을 했던 친구 생각이 났다.
시스템의 힘을 믿는 친구가 있다.
시스템이 바뀌면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고 그러다 보면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부조리한 상황들(애기 키우기 힘들어하는 엄마들의 불필요한 죄책감, 학교폭력 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장담하듯 하는 그와 , 그런 것들은 인간 본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나였다.
그 친구가 유럽은 bullying, 즉 학교폭력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사회적으로까지 그것을 막으려는 시스템이 철저하게 갖춰져 있어서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났다. 물로 그 대화 자체가 몇년 전이고, 지금은 또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지만, 과연 그 때에는 완벽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 속 영국학교의 학교풍경과 학교폭력의 수위는 절대, 우리나라의 그것에 비해 약하지 않다.
그 친구가 말하는 완벽한 시스템이란 것이 가능은 한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완벽한 시스템이 기준으로 삶은 올바른 사회는 도대체 어떤 기준일까?
너무 내 기준에 맞춰서 해석을 하다 보니 소설의 이야기가 또 이렇게 보인다.
심각함의 경중은 있겠으나, 사람 본성이라는 것이 참...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