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의 밀드레드에 대한 사랑은 끝이 난 줄 알았다. 그러나 2권에서도 밀드레드에 대한 필립의 애정은 끝이 나지 않았다. 밀드레드가 파혼을 했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그와 결혼한 에밀이 떠났다는 것이다. 그는 유부남이었고 그녀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남자는 그녀를 버리고 도망가 버렸다. 필립은 밀드레드를 다시 되찾은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 심지어 임신한 그녀를 돌보아주고 그녀의 아기까지 함께 그의 빈방에서도 살도록 허락해 주었다.좀체 이 남자의 생각과 그 여자에 대한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분통이 터졌고 그 여자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었다. 제발 그 남자를 그만 괴롭히고 그 남자 앞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그러면 오히려 필립이 앞장서서 나를 나무랄 것만 같았다. 밀드레드에 대한 그의 마음은 과연 무엇일까?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여자라서 마냥 그 여자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것일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그를 보면서 너무나 답답했다. 그렇다고 그의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밀드레드는 영악했다. 필립이 그녀를 한없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용해먹었다. 심지어는 필립과 절친하게 지내던 그리피스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필립은 설마 했다. 그 설마가 현실이 되었다. 그는 충격에 빠졌다. 밀드레드에게도 화가 났겠지만 그리피스에게도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그녀와 그리피스는 둘이 여행을 떠났다. 필립은 다시 또 버려졌다. ˝밀드레드에게 그처럼 많은 돈을 써버린 것은바보 같은 짓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또 닥친다면 그는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리라는것도 알고 있었다.˝그렇게 얼마간 시간이 흘렀고 필립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밀드레드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그녀는 매춘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필립은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밀드레드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지금까지 그는 그녀에 대한 욕정으로 그녀를 원했고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그에게 그녀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필립에게 그녀가 먼저 다가왔다. 그러나 필립은 단호한 마음으로 매번 그녀를 멀리하게 된다. 그리고 확실하게 얘기를 해 둔다.더 이상 그녀를 원하지 않는다고. 그녀를 위해 많은 돈을 썼지만 그녀는 비굴함과 수치심을 느끼고 집을 나가버린다. 이후 필립은 두 번 다시 그녀를 만나지 못한다.끈질기게 그를 부여잡고 있던 사랑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돈 한 푼 없이 거리를 떠돌 때 그를 재워주고 먹여주었던 애설니 씨의 첫째 딸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애설니 씨의 첫째 딸 샐리는 필립이 처음 그녀의 집을 방문했던 날부터 필립을 좋아하고 있었다. 필립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필립은 스페인으로의 여행을 포기하고 의사의 일을 계속하기로 한다. 이제는 샐리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도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