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김애란 외 지음, 배우리.김보경.윤제영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각의 단편이 미디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잠시도 미디어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기에 많은 공감을 넘어 극한 공감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차마 알지 못했던 미디어 사용자들의 진심과 그 내면을 소설의 형태로나마 알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40대인 내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나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미디어와 한 몸이 되어버린 10대부터 30대까지는 더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총 8편 중에서 가장 짧지만 임팩트 있게 다가온 것이 김혜지 작가의 <지아 튜브>였다. 이 글은 지아라는 유튜버 어린이가 희진 언니에게 편지를 쓴 편지글 형식이다.
지아는 이제 열 살이 된 어린이다. 그런데 아빠랑 놀면서 유튜브를 찍어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구독자가 늘면서 소득이 늘어나자 아빠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아와 유튜브에 전념하게 된다.
아빠는 더 노력해서 내년에는 꼭 구독자 천만을 넘겨 다이아 버튼을 받자고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게 되는데 그 사람이 희진 언니이다.

희진 언니는 지아와 급속도로 친하게 된다. 그런데 지아가 너무 잘나가는 유튜버라서 질투심이 생기게 된다. 희진 언니는 지아에 대한 비밀이라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된다.
지아가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러면 그걸 이용해서 힘들면 촬영을 안 해도 된다면서 이야기하고 거짓으로 글을 써서 올리게 된다.
지아는 더 이상 촬영도 못하고 아빠랑 놀 수도 없어서 너무 속이 상하다.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아빠도 더 이상 지아와 놀아주지 않는다. 지아는 희진 언니에게 편지를 쓴다. 거짓말로 쓴 그 글을 제발 좀 내려달라고.

​지아가 진심으로 쓴 편지글을 읽으면서 순간 섬뜩했다. 물론 아이가 촬영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기 싫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는 아빠와 놀면서 찍는 유튜브가 재미있었다. 자신도 많이 즐긴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은 저렇게 놀면서 돈을 번다는 생각에 그 유튜브를 시청하면서도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지아도 그런 말을 한다.

사람들은 아빠랑 지아가 놀면서 돈 버는 게 배 아픈 거야. 우리가 유명해지고 부자가 된 게. 차가 바뀌고 집이 바뀐 게 부러워서 더는 못하게 하려고.
p.127

누구나 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짓된 글로 질투하는 대상을 매장시켜서는 안된다. 그런 글을 읽고 비판능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아마 지아가 불쌍하고 그 아빠가 잘못이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대중의 잘못된 판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큰 범죄가 될 수 있다. 이 짧은 글 하나로도 대중의 한 사람으로 착잡한 마음과 함께 많은 성찰을 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