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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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형편이 가장 어려웠고 마음이 몹시도 부대끼던 시기였다. 지금도 생각난다. 수업 시간에 핸드폰 벨이 울리면 불길한 느낌이 엄습했고 예감은 곧잘 현실이 되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집안 문제가 나를 치고 지나갔지만 나는 휘청거렸을 뿐 쓰러지지 않았다. 학인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말을 나누고 시간을 보내느라 현실의 불안을 잊었다.
p.9

글쓰기 책들을 여러 권 읽어보았다. 글쓰기 책들을 읽으면서 글쓰기와 책쓰기는 다르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처음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정신적인 불안감과 마음의 회오리를 품고 있었다.

나 역시 현실의 답답함을 어떻게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노트에 글을 끄적이게 되었다. 그런가 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하루하루가 물질적인 풍요로움으로 넘쳐날 때는 글쓰기가 힘든 노동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삶이 '버티고 살아 나아감'의 줄임말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닫고나자 그 '삶'이라는 단어를 노트에 적어보고 싶었다. 인간이란 종은 다들 비슷한가 보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안전한 동반자로 노트와 펜을 찾는다는 것이.

은유 작가님은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해서 48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48가지의 질문에 대해서 상담을 해준다.

목차를 보고 순서대로 읽어나가도 되지만 자신이 글을 쓰면서 궁금하게 여겼던 부분을 먼저 읽어봐도 무방하다.

​글쓰기가 자기 구원이 된다는 말에 무한 공감을 느낀다. 글을 쓰면서 나를 살리게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쩌면 이 글이 나처럼 힘든 다른 사람들도 구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힘을 경험했다. 책을 읽고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내면의 단단함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는 자신이 있다.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p.275

제가 정의 내린 작가란 '쓰는 사람'입니다. 나만 보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 공개로 어디에서든 누구나 볼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

"쓰고 싶으면 빨리 쓰세요. 작가는 쓰는 사람이지 쓰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라고 답하겠습니다. 작가는 독자와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존재입니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쓰는 행위에 비로소 의미가 발생하고 작가라는 이름에 피가 도는 것 같습니다.

은유 작가는 내가 내고자 하는 책과 유사한 도서를 찾아서 참고하고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여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는 집념을 가지라고 한다. 작가는 독자와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존재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것이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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