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이솝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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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솝 우화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면 굉장히 낯설다. 어릴 때부터 재미있는 일화와 교훈을 남기는 이솝 우화를 접하다가 천병희 선생님께서 번역한 이솝 우화를 읽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내가 알고 있는 이솝 우화가 아니다. 이야기를 읽고 나서 무슨 의미인지 파악이 안되는 글도 더러 있다. 그래서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이야기에 각주처럼 간단한 선생님의 설명이 달려있다.

어떤 이야기는 내가 이해한 것과 전혀 상반된 설명이 덧붙여져서 또 한 번 당황스럽기도 했다.

지금까지 읽어 왔던 이솝 우화가 얼마나 많이 변형되어 전해내려왔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 번역서에서는 이솝의 우화 358편과 이른바 '교훈'을 빠짐없이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기고, 필요한 주석을 달았다. 수천 년 동안 묻혀 있다시피 했던 보물에 붙은 흙이며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최대한 본래 모습으로 생동감 있게 복원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번역해 보았다.

책을 읽은 뒤 시간을 낭비했다는 배신감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다."

[달팽이들]
p.194

농부의 아이가 달팽이를 굽고 있었다. 달팽이들이 탁탁 소리 내는 것을 듣고 농부의 아이가 말했다. "가련한 동물 같으니라고! 집에 불이 났는데 노래를 부르고 있네!"

각주 : 이 이야기가 말해주는 것은, 그때그때 사정에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비난받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메뚜기 잡는 아이와 전갈]
p.319

한 아이가 성벽 앞에서 메뚜기를 잡고 있었다. 아이는 여러 마리를 잡은 뒤 전갈을 보자 그것도 메뚜기인 줄 알고 손을 오목하게 해서 잡으려 했다. 그러자 전갈이 침을 세우며 말했다. " 어디 한번 잡아봐. 네가 잡은 메뚜기마저 잃고 싶거든!"

각주 :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똑같이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몇 가지 이야기만 소개해 보았는데 내가 모르고 있던 이솝 우화도 너무 많다. 이야기 형식도 익숙하지가 않다. 진짜 이솝 우화란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며칠 전에 천병희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덕분에 너무 훌륭한 번역서들을 읽고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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