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빛나게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황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라는 묵직한 느낌보다는 작가가 자신의 여린 감정들을 소곤소곤 전달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운동에 비유하자면 가슴 근육이나 팔 근육을 우람하게 키우기 위한 운동보다는 잔근육들을 키우는 운동을 하고 있는 그런 느낌.

자신의 연인과는 이별을 준비하고 있으면서도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가사를 써내야 하는 고뇌가 작게 끈질기게 이어지는 느낌. 사랑에도 바다의 파도와 같은 크고 깊은 한 방이 없이 호수의 잔물결 같은 느낌. 그렇게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풀어나간다.

"SNS를 보다 보면 괜한 감정 소모를 하게 될 때가 많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 무심코 들여다본 SNS는 특히 건강에 해롭다. 국민 97%가 행복하기로 유명한 부탄이 최근 무선 네트워크의 발달로 행복지수가 급락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SNS 때문에 나와 남을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p.23

대면적인 만남보다는 SNS에서의 만남이 더 일상적이 되어가는 요즘, 여러 매체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음성이 빠진 이미지로.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통화를 하게 되면 목소리로 상대방의 기분이라도 알 수 있지. 그마저도 문자, 페이스북, 카톡, 인스타등으로 대체되었다.

오직 사진으로 상대방의 안부를 암묵적으로 확인할 뿐이다. 그리고 다들 여유롭고 다들 행복하다. 나만 빼고. 이런 단편적인 일상의 모습에 주눅 들어가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니겠지. 또 어떤 사람들은 나의 SNS에 상처를 받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살고 있다.
p.81

공감되는 한 마디다. 나도 가르치는 일을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나의 꿈은 교사였다. 정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나는 임용고시를 준비했고 2번 낙방을 했다. 그리고 마음을 바꾸었다. 가르치는 일을 너무 하고 싶은데 학교 공무원이 아니면 어떤가.
그렇게 공부방을 오픈하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가르치는 일에 매진했다. 아이들이 몰랐던 것을 알게 될 때 나도 즐거웠고 성적이 향상될 때는 내가 더 기뻤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부'보다는 '성적'이 우선이 되어야 했다.
가르치는 일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다. 어쨌든 성적이 나와야 했으므로.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순간, 즐기는 일은 잠시 제쳐두고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그럴듯한 결과가 반드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성적과 관련 없이 가르치는 일이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언젠가 우리 사이에 할 말이 없어지면 어쩌지?" 밤새 통화하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서 서로의 일상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이가 되면 우리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게 될까."
p.142

부부 사이에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서로를 너무 잘 알게 돼서 굳이 대화가 필요 없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이런 시기를 행복하다고 해야 하나, 아쉽다고 해야 하나.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대화가 필요 없으니 효율적인 면에서는 백 점이 될 것이고, 대화가 없는 서로의 감정은 오히려 삭막해지지 않을까?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 법이지만 왜 실이 압도적으로 커 보일까?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약간의 객관성과 무거움이 느껴지는 부분은 작사하는 방법이다.

작사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p.177

첫째, 작사는 '노래를 만드는 것' 임을 명심해야 한다. 글을 쓰는 것과는 별개의 행위다. 좋은 문장이 곧 좋은 가사인 것은 아니다.
둘째, 가사에 담긴 메시지보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면 특이한 스토리보다 모두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다.
셋째, 때로는 과감해야 한다. 상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과한 표현을 써서라도 마음을 이끌어내야 한다.

추워지는 겨울, 사랑에 대한 상처로 위로를 받고 싶거나 따뜻해지는 마음이 그립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작곡가는 이러한 감정을 에너지로 곡을 쓰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된다. 그 감정을 몽땅 작곡에 써 버려서 자꾸 연애에 실패를 하시는 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