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달력 - 영감 부자를 만드는 하루 한 문장
정철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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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피라이터 정철의 베스트 글 모음집이다. 365개의 창의성이 폭발하는 글들의 모음집이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365개의 글들을 묶어두었는데 동원된 책만 13권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연습으로 과연 도달할 수 있는 높이인가? 글의 구성부터 내용까지 하나같이 내 마음에 쏙 든다.

모든 글을 다 포스팅하고 싶을 정도로 욕심나는 문장들이다. 과연 정철 님의 의도대로 베스트 모음집이 확실하다. 다시 읽고 씩 웃은 글, 다시 읽고 울컥한 글, 이대로 땅에 묻어 버리기 싫은 글들을 모아 모아 두꺼운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1월 4일영감 달력

신의 모습

백발에 하얗게 수염을 기른 신이 나를 찾아와, 스무 살로 돌아가게 해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맙다고 깍듯이 인사한 후 거절해야겠지. 살아 본 나이를 또 사는 건 재미가 덜할 테니까. 스무 살은 알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지금 내 나이에도 있을 테니까.

인생은 한순간 한순간 끝까지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지. 뭐든 할 수 있는 신의 모습이 스무 살이 아닌 이유를 눈치채야지.


젊음과 늙음을 나누는 경계는 무엇일까? 나이일까요? 혹시 앞을 보느냐, 뒤를 자꾸 돌아보느냐 아닐까요?

여기까지가 하루 분량이다. 1월 4일의 하루치 분량.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카피라이터의 글이 실려있다. 게다가 매일매일 아래쪽에 작은 글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여기서는 젊음과 늙음을 나누는 경계가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영감 달력으로는 이보다 더 멋질 수가 없다. 매일매일 365일 빡세게 훈련할 수 있다. 나는 책에 직접 적으면서 연습을 해 볼 생각이다. 1년 후면 365개라는 어마어마한 글감의 글이 쌓이게 된다. 정철 카피라이터의 발뒤꿈치는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글에서 한 번 고민해 보고 정철 님의 질문에 다시 또 고민해 보게 되는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묵직한 글들이다. 나에게도 신이 20대로 보내주겠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그래, 깍듯이 인사하고 공손히 거절해야겠지. 그 시절을 버티고 견디어 온 결과가 현재의 나인데 다시 그 시절을 겪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의 삶이 궁금하고 기대가 되지, 자꾸 돌아보고 싶지는 않다. 과거를 자꾸 돌아본다는 건 그 시절이 그립다는 것이고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증거니까.


 

2월 22일

영감 달력

타이레놀

우리의 머리가 아픈 이유는 입 때문이다. 입의 잘못 때문에, 입의 실수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통약 타이레놀을 머리에 넣지 않고 입에 털어 넣는다.


이 글은 많이 사랑받기도 했고 많이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각까지 반응이 없는 곳이 딱 한 곳 있습니다. 이 위대한 발견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곳은 어디일까요? 맞습니다.

> 의학계.

5월은 가정의 달이라서 가족, 부모, 엄마, 아빠, 효도, 부부, 결혼 등의 단어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사한다.

5월 한 달을 정철의 영감 달력으로 생각 연습을 하고 글을 쓰다 보면 가족에 대해서 혹은 부모에 대해서 한층 더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눈물이 나는 글들도 있다.

6월 19일

영감 달력

피자의 철학

햄버거가 배워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입이 찢어질 때까지 고기, 야채, 듬뿍 욱여넣는 법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나눠 먹도록 설계된 피자의 철학이다.


모두가 높이를 다툴 때, 조용히 넓이를 만드는 것도 피자의 철학.

영감을 얻으려면 사소한 물건이나 상황에서도 반복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가 즐겨 먹는 햄버거나 피자에서도 이런 철학을 발견하다니, 세상이 굉장히 풍요롭게 보일 것 같다. 같은 사물도 같게 보이지 않고 같은 매일도 똑같지 않을 터이니. 창의성을 깨우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시선을 가져야 한다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아이들과의 대화만으로도 참 많이 웃게 된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신기하기만 할 때가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는 작가가 직접 쓴 작업의 잔해들, 연필과 생각 노트가 있다. 영감은 떠오르는 게 아니라 쓸고 닦고 뒤집어엎으며 찾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과 함께. 신발과 양말. 남편과 아내. 달과 별. 의사와 간호사 등등 아직도 쓰고 싶은 글들이 많은 것 같다.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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