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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예술 - 포스터로 읽는 100여 년 저항과 투쟁의 역사
조 리폰 지음, 김경애 옮김, 국제앰네스티 기획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평점 :
큼직한 포스터와 그림, 사진들로 책의 판형이 크고 고급스럽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들을 좋아하고 소장하며 두고두고 펼쳐본다.
퀄리티가 상당히 우수한 포스터와 그림들이 140여점 책을 가득 채우고 100여 년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를 증명해준다.
서문 p.9
자본주의 구조는 통제의 체계를 형성했고, 음식, 의복, 주거 등 생활필수품에 대한 통제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투쟁하기는 어렵다. 오늘날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시스템을 상상하기조차 어렵지만 우리는 반드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노동자, 여성, 소수민족, 흑인, 아시아인, 난민, 성소수자, 장애인등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배척하고 '타인'으로 대한다면 우리는 단결할 수 없다. 이들은 소외당하는 혐오의 대상이며 외부인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사람이 사슬에 묶여 있다면 우리 모두가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이다."
난민, 여성의 해방과 자유, 성정체성, 전쟁과 핵무기, 환경 오염등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그 심각성과 고통을 깨닫지 못하고 혹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주제들이다.
100여년 간 저항과 투쟁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은 아직 해결되지 못한채, 지구 한 켠에서는 여전히 전 세계 시민들 중 일부가 혹은 상당수가 고통을 인내하고 있는 중이란 뜻이다.
독일인 예술가 케테 홀비츠는 목탄으로 전쟁의 참상을 표현했다. 끔직한 판형의 목탄화에는 한 가운데 어머니가 세 아이들을 꼭 끌어안고 있다. 눈동자는 온통 검은색으로 입은 굳게 닫힌 채 아이들을 지켜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런 어머니 곁에서 아이들은 공포스런 눈길로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갔던 성정체성 파트.
튀니지 출신의 한 남성이 무지개 깃발을 두르고 있다.
편견없이 바라보면 잘생긴 외모에 누구나 좋아하는 무지개 실크를 두른 모습이 깔끔하고 인상적이다.
그런데 무지개는 게이 공동체의 프라이드를 상징한다고 한다.
무지개의 여러 가지 색깔은 다양성을 찬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남녀노소 무지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무지개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마지막 그림은 전 세계 시민들이 한 번쯤 보고 각성해야 할 포스터다.아빠와 두 아이가 다이빙 헬맷을 쓰고 있다. 배경은 거실이지만 물 속에 있는 걸로 봐서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경고하고 있다.
"아빠, 아빠는 기후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요?"
라는 제목의 포스터 제작사 조시 맥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P.168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전쟁과 동일시하여 그 심각성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이 '정상적' 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우리의 모습을 장난스럽게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포스터나 그림 하나하나마다 생각하고 고민해볼 가치가 많다. 하나의 포스터를 보고 느끼면서 여럿이 모여 토론하고 해결책을 고민해본다면 힘든 저항의 투쟁이 조금이나마 일찍 마침표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