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이야기 - 라틴어 원전 번역, 개정판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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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암소로 변한 이오>

유피테르는 도망치는 이오를 붙잡아 소녀의 정조를 차지했다. 느닷없이 구름이 밝은 대낮에 밤의 어둠을 자아내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유노. 하지만 아내가 올 줄 미리 알고 유피테르가 이나쿠스의 딸의 모습을 암소로 바꾸었다. 암소로 변했어도 이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의심스러운 유노는 그 암소를 선물로 달라고 했고 백 개의 눈을 가진 아르쿠스에게 감시하라고 한다. 딸을 애타게 찾아다니던 아버지는 이오가 말 대신 발굽으로 땅바닥에 글을 써서 자신이 변신하게 된 슬픈 사연을 알렸다. 그러자 아버지 이나쿠스는 다음과 같이 탄식한다.

"나는 이토록 큰 슬픔을 죽음으로도 끝낼 수 없으니 내가 신이라는 것이 괴롭구나. 죽음의 문은 내게 닫혀 있고 내 슬픔은 영원토록 지속되어야 하니 말이다."

인간이 극복해낼 수 없는 신의 능력인 영생을 우리는 부러워한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신의 능력에는 도달할 수 없다. 반대로 신은 마음대로 죽을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이나쿠스도 괴로워한다. 조금만 힘들고 괴로워도 '죽고 싶다' '죽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인간들. 자살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를 매체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자살'은 인간이 신을 능가하는 유일한 특권이다. 이런 특권을 마음대로 사용해버려서는 안 된다. 인간이 신을 능가하는 단 한 번뿐인 특권으로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능한 최대한 미루고 미루어 써야 하는 인간의 권력이다. 신에게는 없는 능력이라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을 부러워하는 것보다 신들이 우리를 더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신이 우리를 계속해서 부러워하도록 최대한 꼭 간직해서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그날까지 미루어 쓰지 않는 것이 인간인 우리가 신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아직도 힘든 여러분들.. 우리는 신을 이길 수 있습니다. 끝까지 버티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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