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8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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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역시나 걸작이다.

역시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책의 주인공은 대령이다.  대령과 그의 아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정치적 배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내전이 끝난 독재 정권 하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대령의 아들 아구스틴은 반정부 비밀 행동에 연루되어 군인에게 살해되었다.

그 대가로 받은 수탉은 이야기의 중심 소재가 된다.

대령은 그 수탉을 아들을 대신하는 매개체로 인식하고 대령의 부인은 어떻게든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려 한다. 

대령 내외는 지독히도 가난하고 아내는 천식으로 시달리고 있다.

지지리도 가난한 이 부부는 하루하루 말 그대로 먹고 살 걱정을 한다.

집에서 팔 수 있는 물건은 거의 다 팔아버린 상태다. 글의 첫 문장 또한 지독히도 가난한

상황으로 시작된다.

 

대령은 커피 통 뚜껑을 열고 커피가 한 숟가락밖에 남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대령은 자기가 받기로 한 참전 군인 연금을 기다리고 있다.  40년을 함께 살아 온 부인은 연금을

받지 못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 이미 연금을 준다고 한지 10년이 훌쩍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령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정기적으로 우편물을 확인하러 간다.

당장 다음 날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분노한 아내가 대령의 티셔츠 칼라를 움켜쥐고

힘껏 흔들며 물어본다.

도대체 뭘 먹느냐고.

대령은 그 순간에 "똥." 이라고 대답하며 책이 끝난다.

죽죽 글을 읽어나가던 나는 당황했다.

대령의 대답을 들은 부인 또한 나와 같은 기분이었을까.

하지만 기분이 "똥"같지는 않다.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독자라면 반드시 한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고 너무나 감명받았던 나는 마르케스의 책을

찾아 읽고 있는 중이다.  백년의 고독은 책 전체가 남미의 마술적 신비주의로 흘러 넘친다면

이 책에서는 한 군데 그런 장면이 나온다.

그 부분을 발견하는 것도 마르케스의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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