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과의 공존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 파라사이언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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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의 공존, 몸속 미생물 세상의 탐험가가 되어보자!

 

 

 


우리 몸속 미생물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람에 대하여!

 

 

 

우리 몸이나 몸속은 마냥 깨끗하기만 할까?
샤워를 자주 하고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를 자주 하면 우리 몸은 마냥 청결상태를 유지해야 할 텐데,
왜 자꾸 아프고 염증이 생기고, 병이 날까?
≪미생물과의 공존≫이라는 제목에 끌린 건 이런 의문 때문이었다.
부제는 무려, 내 안의 우주!
온갖 잡다한 것이 모인 우주라니, 그렇다면 내 몸도? 당연했다.
나쁜 미생물도 있고 좋은 미생물도 있고,
내가 치열하게 살아가듯 이들도 내 몸 안에서 크고작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수많은 미생물이 호시탐탐 우리 몸 내부로 침투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까?
우리 몸의 치밀한 방어 시스템은 대략 5단계.
첫째, 세포 간의 결합.
세포들이 서로 단단히 결합하여 우리 몸 내부를 바깥세계와 단절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둘째, 항균물질 코팅.
단단한 세포 결합 위에 항균물질을 코팅함으로써 외부 미생물을 방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강 점막은 타액으로, 장이나 기도의 점막은 '뮤신'이라는 점액으로 코팅되어 있다.
셋째, 공존하는 세균 양육.
상주 미생물, 즉 공기와 음식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미생물 중 일부가 우리 몸에 자리잡은 미생물이
점막에 들러붙으려는 다른 병적 세균들을 막기도 하고 독성물질을 만들어 죽이기도 한다.
넷째, 점막의 표면 바로 밑에 대기하고 있는 면역세포.
이들은 많은 미생물이 오가는 장 주위에 대기하고 있다가 미생물이 침범하면 즉각 퇴치에 나선다.
다섯째, 말트(MALT, 점막 림프조직)의 활약.
점막을 뚫고 들어온 미생물이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기 전에 미리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감염이 온몸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다. 예를 들면, 감기가 심해지기 전 따끔거리는 편도선이 그렇다.

 

 

 

 


구강 내 존재하는 세균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얼마 전 감기에 걸린 후
두통을 동반한 잇몸 들썩임 증상을 겪었기 때문이다.
구강 세균들은 우리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변화를 겪는다.
특히 이와 잇몸 사이에 1~3미리미터의 얕은 홈, 즉 잇몸주머니는 구강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플라그가 쌓이면 염증반응에 의해 치조골이 녹아내리는데, 그러면 홈은 더 깊어져
잇몸주머니가 결국 세균 주머니가 되어 잇몸질환이 진행되는 것이다.

세균의 좋은 서식처라 할 수 있는 잇몸주머니 안쪽에는 산소 없이 살아가는 혐기성 세균이 살고 있는데,
이 혐기성 세균 중 상당수가 우리 몸에 병을 만든다.
그래서 잇몸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치은열구액에는 백혈구의 일종인 중성구는
세균 잡는 암행어사처럼 염증이 없을 때도 늘 순찰을 돌고, 염증이 시작되면 그 수를 대폭 늘려 방어에 나선다.
잇몸주머니 속 세균 중 인체 세포의 결합을 깰 수 있는 강력한 효소를 만드는 진지발리스는
세균계의 스타로, 인체에서 생기는 여러 염증을 일으키는 핵심세균이다.

 

 

 

 

 

 

미생물은 하나의 생명체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고 급성감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그런데 이 미생물은 대부분 공동체를 이룬다.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하고 홀로 둥둥 떠다니다가는 머잖아 죽거나 몸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생물은 몸속에 들어오는 즉시 어딘가 표면에 붙어 공동체를 형성한다.
세포분열로 무리를 키우는 동시에 세포외당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다른 미생물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후 미생물 공동체를 보호하는 막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바이오필름이다.
이들도 살아보겠다고 애쓰는 건 우리가 사회에서 애쓰는 것만큼이나 치열하다.

바이오필름이 형성되고 나면 바이오필름 속 세균들은 서로 경쟁도 하지만 먹여주기도 한다.
어떤 미생물이 먹고 내놓은 대사물을 다른 세균들이 먹고살게 함으로써 세균들의 생존을 돕는 것이다.
바이오필름은 어디에든 형성될 수 있다.
식품은 물론 핸드폰, 커피잔, 컴퓨터 자판기 등등,
싱크대나 세면대는 물론 지금 막 소독기에서 꺼낸 의료기구에도 형성된다.
소독하고 닦고 씻어내도 또 금방 생긴다.
즉, 바이오필름은 미생물이 존재하는 방식이요, 지구상에 미생물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 존재다.

문제는 이러한 바이오필름이 우리 몸에 다양한 감염질환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특히 입속에는 육안으로 쉽게 보일 정도로 두터운 바이오필름이 형성된다.
바로 플라그다. 칫솔질을 해도 금세 만들어진다.
임식물 찌꺼기가 떠다니고 침이 마르지 않는 구강은 미생물에게는 더없이 좋은 서식처다.
미생물 덩어리인 바이오필름 안에 사는 세균들은 인체의 면역세포나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이 훨씬 높다.
이들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몸의 면역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들과 공존하면서, 이들이 우리를 해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
적응하고 방어하는 힘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평소 과로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흡연을 피하고, 과도한 식욕을 억제해야 한다.
위생관리는 기본, 손을 잘 씻고 이를 잘 닦고 잘 먹고 잘 싸는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어마무시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대략 30개 조인 인간의 체세포와 대략 39개 조로 추정되는 미생물.
와우~ 우리 몸이 이렇게 버라이어티하다니!
이런 지식을 익히고 우리가 우리 몸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전쟁을 펼치고 평화를 얻고 공전해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책.
≪미생물과의 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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