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법 1~2 세트 - 전2권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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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점대상 수상작, 야마다 무네키 백년법







백년법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 애플북스 펴냄





백년법? 이 생소한 명사는 무엇이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모두 젊은 모습이다! 노화한 모습의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누구나 20대의 외모로 살아가는 사회. 몸은 20대를 그대로 유지하며 사고가 아니라면 자연적으로 죽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시대. 이 상태라면 사회는 늘 활기차고 활력 넘치고 정열적이며 아름답기만 하려나? 잠시 멈칫한다. 그 이면을 떠올리자니, 좀 오싹하다. 내 엄마도 내 할머니도 나와 같은 20대의 모습이라니? 게다가 나는 내 딸과 똑같은 20대의 몸을 갖고 있다면? 이 나라는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의식할 기회조차 빼앗긴 거지.





백년법이 존재하는 한 거부자들에게 평온한 나날은 돌아오지 않아.





여섯 발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패전의 절망 속에서 일본은 미국에서 개발된 불로화 기술인 ‘HAVI’를 도입한다. 인간 불로화 바이러스의 탄생으로 인간에게는 젊은 나이의 몸을 유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단, 인간 불로화 바이러스 접종인 HAVI를 거친 인간들은 100세까지밖에 살 수 없었다. 이것은 생존제한법, 이른바 백년법 제정을 불러왔다. 불로화 시술을 받은 이의 생존권은 100년이 지난 시점에 상실된다는 내용으로, 이것은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HAVI를 선택한 이들은 젊음을 유지하는 대가로 100년 뒤에 죽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하고 시술을 받았고 사회에서는 당연히 노화가 줄어들었다. 노쇠가 없으니 결국 가족의 개념이 붕괴되었다. 최소 구성단위인 가족이 사라진 사회는 액체사회 상태에 이르렀다. HAVI를 받았지만 재산도, 특출한 재능도 없는 사람들은 공영 취업알선 기관인 유니언에서 소속되어 굶지 않는 생활을 보장받았다. 그리고 HAVI를 택한 1세대가 곧 100세를 맞이할 날이 다가왔다. 과연 이들은 자신의 죽음을 거부하지 않을까? 여전히 몸은 20대의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이성에 호소하는 거라면 선별된 말로 충분하지만,

감정에 호소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무게감이 있는 뭔가를 던져야 해.

'죽음'을 받아들이게 해야 하니까.






백년법의 시행을 앞두고 이에 찬성하는 자들과 반대하는 자들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백년법의 시행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는 정책이 세워지자 백년법이 왜 시행되어야 하는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극비리 문서인 미츠타니 보고서가 한 세력에 의해 사회에 유포되고 백년법 시행을 지지하는 정치인 사사하라는 자결함으로써 백년법 시행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백년법이 시행되면 당장 안락사를 당해야 하는 1세대를 비롯해 곧 대상이 되는 이들은 백년법이 동결되길 원했고, 사사하라의 죽음을 은폐하려 들었다. 그러나 결국 자살한 관료의 영상이 공개되었고 이에 거리의 분위기는 흉흉하기 그지없었고,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은 내키는 대로 살겠다는 식이었고, 거리는 활기찬 기운이 사라지고 눅눅한 고요함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년법 동결이 통과되었다. 누군가는 중얼거렸다. 존엄을 잃으면서까지 살아 있은들...


그런데 왜일까? 백년법 동결안이 결정된 직후부터 삶의 시간을 얻은 HAVI 1세대들의 자살이 속출했다. 그토록 원했던 삶이었건만, 그들은 왜 자살을 택했을까? 육체적으로는 젊었지만 자체의 수명이 다한 거였지. 다들 어렴풋이 알아채고 있었어. 자신들에게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는 걸. 이제 남은 건 자연에 녹아 사라지는 길뿐이었지.






파멸이 기다리는 줄 알면서도 왜 스스로 그 길을 택하지?

왜 한 치 앞밖에 보려 하지 않지?

그게 민중의 본질이라면 어쩔 수 없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백년법. 죽음의 시간이 닥친다면 나는 과연 어느 쪽에 투표할지 생각해본다. 답하기 어렵다. 터미널 센터로부터 안내 메시지, 이른바 '저승길 초대장'을 받는다는 건, 그래서 안락사 처치를 받아야 한다는 건 제정신으로는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백년법이 존재하는 한 항상 죽음의 위협에 벌벌 떨며 살아가야 하는 건 명약관화.



민심을 얻기 위해 백년법 시행을 미루려는 정치 지도자층과 예정대로 시행하려는 '생존제한법 특별준비실' 사람들. 미래세대를 위해 죽음을 택할 것인지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인 생존권을 지킬 것인지의 선택을 두고 과연 국민들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백년법의 동결로 누군가는 생을 얻었으나 누군가는 일자리를 얻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후자들은 전자들을 공격하기에 이르고 자살만큼이나 살인사건이 늘어나는데... 시대의 광기였다!








우린 알지 못했어. 영원한 삶과 그 대척점에 있는 죽음 사이에는 종이 한 장의 차이밖에 없다는 걸.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 경계선을 넘어간 거야. 생과 사의 경계를 잃은 자에게 영원한 삶이란 죽음과 동일한 의미지. 우리는 백년법에 따라 죽었어야 했어.

그런데 이 이야기는 과연 여기까지일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대상, 일본 서점 대상 수상작! 야마다 무네키의 "백년법". 인간의 자만과 광기가 슬금슬금 기어나오기 시작한다. 가능성이 아주 조금밖에 없더라도 그걸 믿어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대의다. 대의를 두고 각자의 이익을 탐하는 자들이 무색하게도 HAVI가 낳은 죽음을 부르는 병이 세계를 덮치니, 인류멸망의 위기가 닥친 2098년. 과연 인류에겐 삶의 희망이 있을까? 앞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는 더 이상 리더라 할 수 없습니다. 이 와중에 백년법 거부자를 구해준다는 구세주 같은 영웅이 등장하고... 시대를 움직이려면 어어마한 물결이 필요해.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 명의 힘을 하나로 집결시켜야 하지. 기형 사회의 갈등과 공포를 드러낸 장르소설 "백년법". 영원한 젊음에 대한 일그러진 욕망을 통해 삶과 죽음을 돌아보게 하는 야마다 무네키의 추리미스터리. "백년법" 2권 중반부터 이 소설은 진짜 시작된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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