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의 온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0
이상권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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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온도,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사춘기의 미열을 안고 있는 십대들의 이야기

 

 

 

 

 

혼자는 아직 똑바로 서지 못하는 나이, 십대.
이것을 편견이라 해도 변명하고픈 생각은 없다.
하지만 참 많이 생각했던 부분이기에,
나는 십대를 홀로서기 어려운 나이라고 단정짓는다.

 

이상권 - 어느 날 갑자기
김선영 - 바람의 독서법
유영민 - 약속
진저 - 소녀 블랙(Black Girl)
공지희 - 영화처럼 세이셀
신설 - 마더 파괴 사건

 

총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 주인공들 모두 십대의 소년 소녀.
사춘기 십대들은 '가슴속에 폭탄 하나씩 안고 있는 주변인'이 아니던가.
이 소설집 주인공들 역시 나름의 온도를 지닌
건들면 터질 것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누군가는 뜨겁고 누군가는 차갑다.
혹은 누군가는 이 세상에 없는 온도로 살고 있다.

 

<소녀 블랙>
유난히 검은 피부의 소녀와 유난히 하얀 피부의 소녀는
서로에게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짝이었다.
까맣고, 작고, 귀여운 소녀와
하얗고, 착하고, 푸근한 미소의 소년.
하지만 세상의 눈에는 까만콩이요 흰둥이 새끼일 뿐이었다.

세간의 평가가 그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소녀와 소년은 자신들의 애틋한 감정을 공유하고
세상의 모든 컬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나의 단편이 끝날 때마다 작가의 말이 실려 있다.
작품 해설인 듯, 청소년 문학에 대한 찬양인 듯 모양새는 애매하지만
어쨌든 여섯 작가 모두 청소년문학에 애착을 갖고 있으며
나름대로 청소년의 미열을 이해하는 이들이겠다.

수능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수능을 앞둔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라
더 관심있게 읽어내렸다.
특히 <영화처럼 세이셀>은 읽다가 혈압 오를 뻔!
내 자식이 수능을 7일 앞둔 시점에
어디론가 도망치듯 떠나버린다면 나는 어떤 심정일까?
'그의 모험을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렸다'는 작품 설명에 나는 공감할 수 없다.
엄마 속을 박박 긁는 아들, 아내 속을 문드러지게 만든 남편.
아, 내가 저기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판타지라고 하기엔 좀 약하지만 <바람의 독서법>에 나오는 그 능력은
또 얼마나 부럽던지!

 

 

 

모의고사 성적 잘 나온 거랑 희망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
성적이 안 나오면 희망도 없는 사람이야?

 

 

 

아이의 일갈이 나의 가슴을 파고든다.

꿈을 모르겠다는 학생의 말에
미숙한 담임선생님은 꿈이 없냐며 어른답지 못한 질문을 던진다.

 

 


왜 아이들은 모두 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꿈이 꼭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아이의 의문에 대답할 말이 궁색해진다.

어쨌든 십대들에겐 독특한 미열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미열을 어느 정도는 보듬어줄 마음이 있는 나로서는 흥미롭게 읽은 책,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십대의 온도≫.
"뜨거워도 차가워도 그대로의 십대는 특별하다"
세상과 자신에 눈뜨기 시작한 십대들의 성장통, 관심있게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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