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죽재전보 클래식그림씨리즈 4
호정언 지음, 김상환 옮김, 윤철규 해설 / 그림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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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죽재전보, 역사로 길이 남겠구나!

 


십죽재전보, 이름이 어렵다. 풀어보면 그나마 고개가 끄덕여진다.

 

 


 

 

십죽재(十竹齋): 집 주위에 대나무 십여 그루를 심어놓고 붙인 당호.
전(箋): 편지나 시를 적는 데 쓰는 작은 종이.
보(譜): 여러 시전지를 한데 묶은 것.
시전지(詩篆紙): 전에 시를 적어 쓰면서 종이를 물들이거나 문양을 찍어 쓴 것.
십죽재전보(十竹齋箋譜): 명말 청초에 호정언이 시전지를 묶어 출판한 것.


≪십죽재전보≫에는 두판기법과 공화기법이 쓰여
중국 출판 인쇄 문화사에 위대한 업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두판은 다색 인쇄 기법의 하나요,
공화는 일체 색을 사용하지 않는 볼록 인쇄술을 가리킨다.

 


다색 목판 기술: 빨강, 노랑, 파랑 등 주요색으로 판을 나누고,
색을 농담에 따라 변하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별도로 판을 제작하여
많은 판을 같은 위치에서 여러 번 찍는 기술.


공화기법: 문양을 새긴 목판에 아무런 색도 칠하지 않고
련(바렌. 잉크를 퍼지게 할 때 쓰는 문지르개)으로 문질러
종이에 요철처럼 돋움 모양이 새겨지도록 하는 수법.

 


호정언은 고대 글씨에 조예가 깊었을 뿐만 아니라
전각에도 뛰어났고 그림도 잘 그리는 데다 골동 수집의 취미가 있었다.
명말 당시에는 화보집이 매우 유행했는데
글을 이해하는 식자층이 늘어난 것을 그 이유로 꼽는다.
이 식자층은 과거에 낙방해도 낙향하지 않고 민간에 남아 글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했다.
이때 문인 취향의 생활 방식이 유행했고
문인은 서책, 서화, 도자기, 청동기 등의 미술품을 갖춘 서재를 꾸리기 시작했다.
이로써 서화, 골동의 수집 붐이 인 것은 물론이요
화보의 수요가 생긴 것도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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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 및 글씨

아래 설명

 

 

 




호정언이 출간했던 ≪십죽재전보≫에는 모두 33개 편에 261점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 100점을 선정, 수록했다.
가족이나 친지에게 보내는 안부를 담기도 했고
사회적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담겨 있기도 하다.
또한 역사적 사실, 유명 일화, 상징적 사물 등을 소재로 시전지를 제작했다.

 

 

 

 

 

 

 

 


위에 설명이 붙은 그림들은 모두 요렇게 틀 안에 담겨 있고
그 옆 페이지에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글꽃송이가 임의로 그림과 설명을 자른 것이다.

 

 

 

 

 

 

 

 

 

 

이런 책 누가 보냐 싶었는데 글꽃송이가 본다.
나름 역사 공부도 되고 미술 감상도 할 수 있고
인쇄 기술 등의 과학적 접근도 되는 멋진 책이다.
게다가 모든 페이지가 180도 이상 펴지게 되어 있는데 정말 흡족하다.
대중적이지 않은 책을 한 권 만들어내면서도
이렇게나 정성과 물질을 쏟다니, 정말 존경심이 인다.
인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 고서나 고시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펴보아야 할 책, 클래식 그림씨 시리즈 중 ≪십죽재전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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