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누구나 아는 늪, 지도에 없는 밀림의 좌표

 

해는 비출 곳을 몰라 휘청거리고, 달빛 또한

선한 그림자를 남기지 못한다. 길을 잃은 것일까

여기선 시계탑이 보이지 않고 길이 열두 갈래로 얽혀있어

시간도 공간도 방향을 잃는다. 숫자로 이정표를 정한

약속이 엇갈리며 찾아든다

 

지하에 스스로 길을 물어가는 강이 있어 강변 가득 기대에

찬 얼굴들을 내려놓는다. 주머니에 환금성 강한 이야기를

담고 날선 허기를 좇는 이들이 솟아오른다. 고단한 삶에 지친

비릿한 축제가 불을 밝히고, 되돌아가는 길을 잊은 발자국이

뒤를 잇는다

 

별이 헤매이다 늪에 떨어진다.

 

뿌리가 하나인 커다란 나무가 바깥으로 창을 내고

바람에 베인 상처의 흔적을 붉은 불빛이 지운다.

 

오늘도, 술에 취한 달빛이 야금야금

숙취에 시달리는 어제의 해를 먹어치우고

밀림에 들고나는 어느 길목엔

보고되지 않은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고

늪에 사는 물뱀이 걷고, 또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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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 가보았나요?

금요일 밤에 강남역에 가보았나요?

누군가 묻더랍니다. 강남역에 가면 강남스타일을 볼 수 있나요....

 

강남스타일이 무언지 모르지만, 사실은 궁금하지만

청춘이, 젊음이 도열하는 거리라면 응당, 쏟아지는

열정의 숲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 그 광장에 서보면

누구든지 방향을 잃고 말지요. 익명성이 주는 안도감 때문에

시선은 불안하지 않고 약속장소로 향하는 가슴은 마냥 설렙니다.

 

거대한 나무들이 큰바위 얼굴처럼 고개를 내밀고

붉은 등을 가진 수많은 가지들이 행인을 유혹하고

그 유혹에 취한 이들이 달빛에 흔들거립니다.

 

오늘따라

돌아가는 길은 더디고

금요일 밤의 욕망은 계속 진화중.

 

누군가는 늪처럼 깊게 빠져들고

파도 같은 열정이 사그라질 무렵 택시는 따블을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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