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를

 

허둥지둥 살지 않으리라

빨랫줄에 아기기저귀 펼쳐 널고

나의 하루도 맑은 햇빛에 비춰보리라

 

바쁘게 살지 않으리라

거미줄 너머 세상을 보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거미의 생각을 읽어보리라

 

지나치듯 살지 않으리라

한 올 바람의 향기를 맡으며

스치는 아이의 미소에 눈을 맞춰보리라

 

버리듯 살지 않으리라

행복과 불행 사이에 무심히 버려지는

시간을 한 땀 한 땀 수선하며 살아보리라

 

앞만 보고 쫓기듯 살지 않으리라

꿈의 일부도 담지 못하는 신분증보다는

꺾임의 지혜를 따스한 저녁밥상에서 찾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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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을 하면, pc를 켜고 커피잔을 든 후 첫 행동은 아내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다.  

출근할땐 초2인 셋째이자 큰아들 손을 잡고 꿈얘기를 하면서 느리게 걷는다. 하늘이 파랗다.  

퇴근할땐 우리집 막내인 네살배기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토성길을 지나며 고추잠자리를  본다. 반짝이는 개밥바라기와 먼저나온 반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지하철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고, 휴대전화는 최대한 진동으로...때론 명상할 것.

친구와의 통화는 따뜻하고 진지하게, 관심과 무관심의 경계를 분명하게. 때론 과감하게 "NO"라고 사양할것.

저녁식탁은 단촐하지만 이야기거리는 풍부하게 아이들과 웃으며...그리고

늘 여유를 가지고 여운을 남길것. 하루를 마감하며 마음을 청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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