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점가에는 자기계발을 촉구하는 책들이 줄을 서있다.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면.... 손에 잡힐듯한 신기루 같은 성공의 꼬리를 그냥이라도 잡을 것만 같다. 그야말로 무한경쟁의 한국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구석 어디에선가 나도 책 한권을 빼든다.
자녀양육서도 마찬가지다. 자녀교육 유대인처럼, 핀란드처럼. 외국의 본받을만한 자녀양육/교육의 세태를 부모들에게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저자들의 책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네명의 아빠이자 성급한 부모인 나도, 솔깃한 심정에 그들의 주장에 귀를 귀울인다.
모두 맞는 얘기다.
그렇지만, 우리 애들한테, 우리 한국사회에서, 우리 엄마 아빠들이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책장을 넘기는 내내 속내를 불편하게 한다. 왜, 그럴까?
왜 우리 전통의 자녀양육의 장점을 다루거나, 조상들의 자녀교육의 지혜가 담긴 책은 보이지 않을까. 이 또한 사대주의의 잔재이려나ㅎㅎ... 물론 정약용을 비롯한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체험을 집필한 책도 간혹 보이기도 한다.
뒤집어보면 2010년대 우리에게 맞는 우리시대의, 부모들의 자녀양육법은 부정적이거나 없거나다. 이러한 결론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의 잘못일까....
생각해보면(단편적으로), 하나같이 칭송하는 핀란드에 비해 한국사회의 과열경쟁구도는 말도 안되는 시스템이다. 핀란드는 배관공과 치과의사가 연봉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각각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나 정년후 연금체계가 차이가 별로 없다. 핀란드가 가진 합리적인 사회복지제도와 뿌리깊은 안정감은 경쟁하기보다는 각자가 자신의 인생 즐기기를 원한다. 세상에...
한국사회를 보라.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순간이 어디 한두번인가.....사농공상의 밑도끝도없는 유령과 같은 관념이 만들어낸 직업의 서열 때문에. 그 누군가는 서럽고, 또 누군가는 삶을 버리기도 한다. 이런 된장..
이런 경쟁구도 속에서 어떤 부모가 경쟁에서 뒤떨어진 자식보기를 원할것인가. 적어도 내 자식이 소년등과는 아닐지라도 번번한 직업을 갖기를 고대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공부라는 하나의 척도로 줄을 세우는 한국에서 애시당초 핀란드와 같은 사회의 자녀양육/교육은 요원하다. 우리의 획일적인 교육시스템과 낡은 관념을 청산하지 않는한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한 봄날은 없다. 대한민국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