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열린책들 세계문학 9
막심 고리키 지음, 최윤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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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 고리키'는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소비에트 문학의 개혁자이자 기초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소설 [어머니]는 노동 계급에 관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초의 소설이었고, 사회주의 혁명의 위대한 과업과 레닌주의 이념과 결합하여, 자신의 역사적 임무를 이 책을 통해 실현코자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출판된 이 소설은 유럽의 프롤레타리아 상용 참고서가 되었다 한다.

'막심 고리키'는 최대의 고통자라는 뜻을 지닌 그의 필명이었다.

1890년, 러시아 전역을 도보여행하면서 러시아 인민의 무지와 가난과 고통을 본 그는 정치활동과 볼셰비키 당과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짜르 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았으며 옥살이도 여러 차례 하였다.

- "날 좀 도와주게! 책을 주게. 그걸 다 읽고 나면 적어도 인간이라면 피가 끓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책 말일세. 사람들의 머릿속에 고슴도치를, 가시덤불을 들어앉혀야만 해. 자네에게 글을 써주는 시내 사람에게 농촌을 위한 글도 써 달라고 말 좀 해주게. 농촌에 펄펄 끓는 물을 끼얹고 민중으로 하여금 죽음 속에라도 뛰어들도록 말일세!" p 255

책에서 농민들을 교육하여 새로운 민중으로 거듭나도록 돕고 싶다고 나선 '리빈'의 대사이다. '막심 고리키'는 이 대사를 빌어 소설의 집필 의도를 드러냈다고 보인다.

공장촌에는 노동자와 피로와 보드카와, 기계와 작업 감독관과 지긋지긋한 단조로움만 있는 듯하다.

피로에 찌든 노동자들은 보드카로 속을 달래고, 아무나 붙잡고 시비를 걸고 행패를 일삼고, 쌈박질을 해댄다.

열쇠공인 '빠벨(빠샤)'의 아버지 역시, 남아도는 힘을 아내에게 폭력으로 휘두르며 살고 있다.

그들은 오랜 노동에도 비참할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한 분풀이로 폭력을 일삼고 있다.

어머니 '닐브로나'는 오랜 노동과 남편의 구타에 이력이 나, 일상으로 받아들이지만, 어느덧 머리가 굵어진 '빠벨'은 아버지의 행패에 저항할 힘도 생긴다.

30년 동안 노동을 해온 아버지는 갑자기 병이 들어 죽는다.

처음, '빠벨'은 제 아버지, 혹은 공장촌의 다른 청년들을 흉내라도 내듯이 밤늦도록 싸돌아다니고, 술을 먹고 나태한 생활을 하더니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엄숙해졌다.

그 책들은 모두 금서였는데,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어머니에게 자신은 진실을 알고 싶어서 그런 책들을 읽노라 한다.

그리고 그 모자의 집에서 모임이 시작된다.

아들을 비롯한 그의 동지들이 격렬한 논쟁을 하지만 싸움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모습에 조마조마하게 쳐다보던 어머니는 그들 모두에게 모성을 느끼게 된다. 아들의 생각과 발언과 또한 반복되는 모임의 논쟁을 들으며 가슴에서 무언가 끓어오름을 자각하기에 이른다.

이들 사회주의자들은 공장의 집회를 도모하고, 노동자들 스스로가 가치 있는 인간으로 살기를 원하는 엄격한 인간, 그 자체임을 자각시키고자 하는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

러시아의 정치적 후진성은, 1900년대에 들어 극심한 공황, 실업자의 증가, 임금의 저하 등으로 민중의 삶이 고단했지만,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러일전쟁의 패배를 기점으로 민중들은 왕궁을 향해 평화적 시위를 도모하였고, 정부는 대학살을 자행하여 피의 일요일을 불렀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노동자 파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자식들의 일을 이해하고 싶었고,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던 어머니는 음식 행상으로 공장을 드나들면서 불온 문서들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는다.

공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의 선전활동과, 비 오듯 쏟아지는 싸라기 같은 이상한 말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그녀는 글자 공부를 시작한다. 수줍어하면서..

중간 생략

 

자식을 위해 할 일은 눈물과 기도뿐인 한 어머니가, 남편의 오래된 구타와 노동에 이골이 난, 그녀가

자식을 향한 걱정이 점차 두려움으로, 참된 이해를 위한 노력이 또 노동구조의 진실을 깨닫게 되고, 그러한 각성이 내적인 승화를 가져오는 구도가 인상적였다. 이 이야기는 어머니의 민중적인 성장소설이다.

한때 이불 속에서 숨죽이며 이 책을 읽었노라고 어떤 이는 내게 말했다.

노동자는 왠지 투쟁이란 말과 겹친다고까지 느껴지는데,

무지했던 그들이 눈을 떠서 얻고자 했던 진실과 뿌리 깊은 구조적 모순에 다가갈 수 있었던 책이었다. [철도원 삼대]도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눈물은 마르지 않아! 네게도 에미가 있다면 이런 것쯤은 알 거다. 이놈!"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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