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생 텍쥐페리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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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는 분명 서두에 이 책은 어른들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밝혀둔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하기까지 한다.

필자가 지금은 어른이 되었지만 한때 어린 소년이었을 그에게 바친다고 하는 이 책..

다시 봐도 이 책은 어른들에게 유용한 책이 맞다.

단, 아직도 문학적이고, 소년 소녀적인 감성이 살아 있는 어른에 한해서..

딩시절 이 책을 읽을 때, 울컥하면서 어른이 되는 게 왠지 두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뭔가 어른들은 지혜롭지 못하고, 이상하고, 계산 방법이 다르다는 ..

1,2차 세계대전 모두 참가했던 '생텍쥐페리'는 미술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하다가 군 입대를 하고, 비행기 수리를 하다가 조종사 자격을 딴다.

그리고 연합군 반격 작전의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1944년 7월, 그의 나이 44세때의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고 많이 읽혔던 [어린 왕자]로 그는 프랑스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하늘을 너무도 사랑했고, 그래서 하늘로 증발해 버렸다고 한다.

섯 살의 그는 맹수를 삼킨 보아 구렁이 그림에 사로잡힌다. 먹이를 통째로 삼키고는 여섯 달 동안 잠을 자면서 서서히 먹이를 소화시킨다는..

그래서 그는 온갖 상상을 하고 코끼리를 삼킨 보아 구렁이를 그리지만 어른들은 그림을 알아보지 못한다. 다시 보아 구렁이의 내장을 투명하게 그리지만 역시 어른들은 관심이 없고 차라리 실질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를 한다.

그래서 그는 화가의 꿈을 접고 비행기 조종을 배운다.

어른이 되어 여러 사람들과 수많은 접촉을 하지만 그의 보아 구렁이 그림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여전히 그가 그린 보아 구렁이는 남들에게 모자를 그린 것으로만 보일뿐이다.

러던 중 비행기의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의 한가운데 착륙하게 되는데, 지쳐 잠든사이 어린 소년이 다가와 양 한 마리만 그려달라고 한다.

그 소년, 너무도 연약해 보이는 황금 머리의 아름다운 이 소년이 바로 어린 왕자이다.

어느 별에서 왔을까?

어린 왕자는 집 한 채의 크기만 한 별, 그는 그 별이 소행성 B612호(1909년 딱 한 번 터키의 천문학자 망원경에 잡혔던 )라고 추측을 한다

 

어린 왕자는 그가 여섯 살 때 그린 그림에 대해 말한다. 속이 보이는 보아 구렁이와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 구렁이를..

자신의 그림을 알아준 친구가 생겼기에 그는 어린 왕자의 그림을 그려둔다.

실제로 '생텍쥐페리'는 이 책의 삽화를 직접 그려 넣는다.

린 왕자는 그에게 질문을 많이 하고, 한번 질문하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으면서 정작 그의 질문에는 답을 않는다.

자신의 작은 별에는 바오밥나무가 비극을 몰고 오기 때문에 씨를 뽑아버리는 일을 해야 하고,

겸손하지 않지만 마음을 설레게 했던 낯선 꽃, 심술궂은 허영심으로 어린 왕자의 마음을 괴롭혔던, 바람을 질색하는 꽃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자신의 질문에는 대답도 않는 어린 왕자지만, 그는 여러 정황들을 미루어 어린 왕자의 연약하고도 쓸쓸한 생활을 알게 된다.

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서 지구라는 별에 도착하기 전에 다른 소행성들을 여행하였었는데

각자의 별에서 왕과 허영심에 빠진 사람, 술꾼, 바쁜 사업가가 살던 별,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 있는 별, 큰 책을 쓰는 늙은 신사가 있는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곳에서 어린 왕자는 덧없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얻는다.

덧없음은 머지않아 사라져 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

지리학자인 큰 책을 쓰는 늙은 신사는 어린 왕자에게 평판이 좋은 지구라는 별을 추천한다.

그곳에는 그동안 소행성에서 만난 사람들의 몇십 배, 몇백 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린 왕자는 지구에서 뱀을 만나고, 꽃잎이 고작 세 개뿐인 꽃을 만나고 메아리를 만나고 장미꽃을 만나고 여우를 만나고 철도원과 장사꾼을 만난다.

여우에게 길들인 다는 것에 대해 물었더니, 여우는 길들이는 것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것이라고, 세상에 흔한 것들을 길들이고 친구로 만들어서 오직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길들여 달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장미꽃을 찾아가라고도 한다.

그리고 각종 광고와 드라마나 영화에 잘 인용되는 그 유명한 대화..

 

-"같은 시간에 왔으면 더 좋았을걸." 여우가 말했다. "가령,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면 난 벌써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되겠지! 그러나 네가 시간을 정하지 않고 아무 때나 오면 나는 몇 시부터 마음을 곱게 단장해야 하는지 통 알 수가 없잖아... 그래서 의식이 필요한 거야."

"의식이 뭐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것도 사람들이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어떤 날이 다른 날들과, 어떤 시간이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게 의식이야. 가령, 나를 쫓는 사냥꾼들에게도 의식이 있어.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래서 나에게 목요일은 신나는 날이야! 나는 포도밭까지 산보를 갈 수 있어. 하지만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고 해봐. 모든 날이 다를 바 없이 다 같은 날일 테니 난 하루도 마음 놓고 쉬지 못할 거야........" 101-102

 

 

 

-중간생략-

 

국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 몸을 가볍게(노란 뱀과의 협상.. 이 부분이 인어공주와 마녀의 협상만큼이나 가슴이 아프다. ㅎㅎ) 하여 떠난다.

아픈 이별을 하면서, 자신이 그려준 양이 어린 왕자의 별에 가서 그 꽃을 따먹게 될까 봐 양을 다스릴 굴레를 그려주게 되는데..

어린 왕자와의 슬픈 이별을 겪은지 6년이 되어 생각을 해보니

그 굴레에 가죽끈을 그려 넣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양이 그 꽃을 과연 먹었을까, 아닐까에 따라 세상의 모든 게 온통 달라질 텐데, 어른들은 아무도 그게 그렇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

학동네 이 번역과 출판 너무 맘에 든다.

종이의 질감도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맞고..

지금 내 나이에도 손색없는 철학 동화라고 하겠다. 어릴 땐 이 짧은 책이, 오히려 난해 했었다.

아직 어른이 아니었기에, 근데 아직 철딱서니는 없지만 충분히 넘치는 어른이 되어보니 오히려 그 철없음으로 이 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와닿는듯도 하다. 그냥 여전히 막연하게 울컥울컥하면서 읽었다.

들인 꽃에 대해 책임을 지는것,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행복은 한송이 장미꽃, 물한모금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것, 언젠가 사람들이 자기의 별을 찾아낼수 있게 하려고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고..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서툰 인간인 나는 언제쯤 나의 별을 찾을 수 있을지

 

※ 소년이었던, 마냥 소년일줄로만 알았던 그 아이의 권유로 읽게된 책, 내 리뷰를 어디서 보고 있게될지?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105

- "네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105

- "하지만 넌 그걸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너는 영원히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네 장미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106

-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114

- "그래, 집이건 별 이건 사막이건 그것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지!"115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건 오직 껍질일 뿐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115

- ‘이 잠든 어린 왕자가 이렇게까지 내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은 꽃 한 송이 대한 그의 변함없는 마음, 잠들어 있을 때조차도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그의 마음속에 빛나고 있는 한 송이 장미꽃 때문이야..‘그래서 나는 그가 더욱 부서지기 쉬운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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