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청목 스테디북스 29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강위수 옮김 / 청목(청목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아의 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그는 명문가에 태어났으나 일찍 부모를 여의고 고모의 손에서 자란다. 고모 역시 부유한 귀족이라 유복하게 자라났으나 전공하던 어학과 법학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의 길로 들어섰다.

성욕과 도박에 사로잡힌 그는 쾌락을 즐기다 자기 환멸과 함께 자괴감에 빠짐을 번복하는 삶을 살다가 육군 장교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전역 이후 농민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34세에 18세의 부인을 얻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이상주의자인 그에 반해 아내는 현실주의자였다. 이들 부부는 극명한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8자녀를 두는 등 해로하기는 했지만 저서의 판권 문제 등으로 대립하기도 해서, 말년에 아내와 집으로부터 가출해 여행 도중 사망하기에 이른다.

작품은 '톨스토이'의 우화집 또는 동화집이다. 이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가 중년의 위기 속에서 자신의 한때 방종을 뉘우치고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의 문제를 숙고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신적 방황과 위기를 겪고 난 뒤 새로운 기독교 윤리관에 입각하여 써낸 것으로, 사랑과 선을 행하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것이라는 교훈을 남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도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는 낡은 외투 하나를 번갈아 입어가며 살아가는 부부이다.

외상값을 받아 양털 가죽을 사려는 맘을 먹고 시내로 나가지만 외상값도 받지 못하고, 상한 속을 술로 달래며 돌아오던 중 교회 앞에서 만난 벌거숭이를 외면할 수가 없어 자신의 한 벌짜리 외투를 벗어주고 집으로 데려와 살게 된다.

벌을 받고 있던 그 나그네는 '세몬'으로부터 구두 만드는 일을 배우면서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하나씩 깨닫게 되면서 환한 미소로 응답하며 사라진다.

차례로 인간의 내부에는 사랑, 하나님이 사랑이 있고,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자기 육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지식, 즉 죽음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 알 수 있는 지식이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사람은 결국 진실한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사랑과 함께 존재하는 신]

내가 죽고 사랑하는 아들마저도 잃고는 한때 신을 원망하기도 했으나 나이가 들어 착하고 성실한 성품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영적 생활에 정성을 다하는 노인이 매일 읽는 성경 속에서 손님 대접을 소홀히 한 바리새인들의 대목을 읽고 난후 꿈을 꾸고는 이웃에게 온정을 베푸는 이야기이다.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는 ..

[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

난한 농부가 땅에 집착하여 사들이다가 어느 마을의 기름진 땅을 사고 싶은 자가 해가 지기 전까지 걸어온 만큼을 무조건 1천 루블에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지런히 걸어 다니지만, 소유에 대한 욕심과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하기 위한 무리 탓에 소유해보지도 못하고 죽어서 실제 그 농부의 시신을 묻을 만큼의 작은 땅만이 필요하더라는..

[바보 이반]

유한 농부에게 세 아들이 있었는데 큰아들 '세몬'은 군인이고, 둘째 아들 '티라스'는 상인이고, 셋째 아들 '이반'은 바보이다. 그리고 딸 '말라냐'는 귀머거리에 벙어리이다.

큰아들, 작은 아들 모두 군인과 상인으로서 성공했다가 위기를 맞고는 여동생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부모를 잘 섬기는 '이반'의 덕에 재기해서 나라의 임금이 된다. '이반'은 공주의 병을 고쳐주어 공주를 아내로 얻고 왕의 자리에 오르지만, 직접 농사를 지으며 백성들도 모두 열심히 일하는 나라가 된다.

각자 임금이 되었던 두 형들이 또 망해서 이반을 찾아오게 되는데, '이반'이 다스리는 나라는 온전한 자급자족의 삶을 사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재산도 없고, 세금도 없는 나라이다. 그리고 손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일을 해야만 식탁에 앉을 자격이 있는 '이상적인 국가'이다.

[두 노인]

자 농부 '에핌'과 그의 이웃 '엘리사이'가 노년이 되어 평생의 소원인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이야기이다.' 에핌'은 자신이 없는 동안 남은 가족들이 농사일을 잘 해낼지를 못 미더워 순례를 미루어만 오는데 '엘리사이'는 알아서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여 함께 여비를 마련하여 먼 길을 떠난다.

여정에서 목이 말라 물을 마셔야 했던 '엘리사이'는 '에핌'을 먼저 보내고 마을로 들어서는데 그곳에서 가난하고 전염병이 걸려 다 죽어가는 가족을 만나서는 자신의 보살핌 없이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며칠을 머물며 그들을 돌보는데 여비를 다 쓰고는 친구를 따라나서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엘리사이'를 기다리면서 성지에 도착한 '에핌'은 수의로 입을 옷에 도장 받느라, 요단강 물을 병에 담느라, 예루살렘의 흙을 싸오느라, 성화가 타는 초를 사 오느라 영세 공양에 이름을 써넣느라 자신의 여비를 쓰고 집으로 향하는 중 친구 '엘리사이와 헤어졌던 마을의 농가를 들르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을 극진히 대접하는 가족에게 자기들이 다 죽어가던 때 어느 노인이 베푼 은혜 덕에 살아나서 누군가에게 베풀고 있다는 일화를 듣고는 1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의문을 갖는다.

하나님은 과연 자신의 봉헌에 흡족하셨을까? 그리고 자신은 몸만 다녀온 것이고, 끝내 도착하지 못한 '엘리사이'는 진정 영혼의 순례를 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깨닫는다. ' 모든 이는 제각기 이 세상에서 죽는 그날까지 자기 의무를 사랑과 선행으로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하나님의 분부이시다.'

[신비한 북소리]

인으로 살던 가난한 '예밀리안'이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처녀와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사는데 그의 아내의 미모에 반한 임금의 훼방을 아내의 지혜와 선함으로 극복하는

[대자]

난한 농부가 귀한 아들을 얻었는데 너무도 가난해서 아무도 아들의 대자, 대모가 되어주기를 꺼리자 상심한 끝에 어떤 나그네가 대자가 되어 주고는 사라지는데 그 아들이 자라나서 대부를 찾아 나선다.

대부의 집에 머물고, 또 잘못하여 그 집에서 나가서는 은자를 만나고 강도로부터 위협을 받으며 얻은 깨달음

자신의 마음이 청결해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생활을 하나님 안에 단단히 고정시켜야~

자기의 마음이 열렬히 타올랐을 때 남의 마음에도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작은 악마의 앙갚음]

난했던 농부를 악마가 유혹하여 부자가 되게 하고 잉여의 곡식으로 술을 빚어 먹게 만드는데, 가난했을 때 더 선했고, 남을 돌볼 줄 알았던 농부가 오히려 부자가 되자 그 안에 있던 여우, 늑대, 돼지의 피가 살아나 술을 마시면 짐승이 되어 버린다는 악마입장에서의 교훈.. 잉여에 내재된 타락 이야기

* 그가 꿈꾸던 이상적인 국가, 이상적인 종교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지만, 교육수준이 낮은 민중을 계몽하기 위해 썼다는 이 이야기들은 지금도 유효한 교훈을 준다. 사랑과 선에 대하여.. 그리고 기독교인들과 나처럼 늘 방황하는 신앙인들에게는 더욱더, 특히 사랑과 함께 존재하는 신의 마르틴 아부제비치는 노년의 톨스토이 모습이며, 나이 든 내가 살고 싶은 영적 생활의 전형상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만을 생각하고 걱정한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 P41

"모든 이는 제각기 이 세상에서 죽는 그날까지 자기 의무를 사랑과 선행으로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하나님이 분부이시다."
- P171

‘그렇다. 악은 악으로 인해 늘어나는 것이다. 사람이 악한 일을 응징하면 할수록 악은 더욱더 팽창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악을 악으로 다스릴 수는 없다.
- P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