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9
헤르만 헤세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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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님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 옛날 여름방학 내내 [불교 성전]을 읽다가 베고 자다가 집어치웠다가 어쨌건 읽어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주저주저하다가 '헤르만 헤세'의 '싱클레어'를 몹시 사랑했던 기억이 있어 선택했다.

'싯다르타'는 깨달은 자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 브라만 (승려), 크샤트리아(왕족), 바이샤(평민), 수드라(노예) 중 제1계급의 아들로 태어난 '싯다르타'는 어려서부터 깊게 사유하고 행동이나 지식이나 용모가 남다른 사람이었다.

상한 그는 스승의 가르침이나 의식 등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사문(수도자)들을 따라가겠다고 선언한다.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아버지와의 실랑이 끝에 사문들을 따라가서 온갖 고행을 하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중 '고타마'라는 완성자를 따라나서고 그를 따라 나선 친구 '고빈다'는 '고타마'에게 귀의하지만 그는 혼자 방황하다가 '카마라'라는 지혜롭고 품격 있고 아름다운 기생에게 사랑을 배우고, '카마스 바미'라는 부호에를 통해 매우 많은 돈을 벌고 타락의 끝에서 도박도 하지만, 어느 것도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마침내 다 버리고 江에서 자살을 기도하지만 살아나고 뱃사공 '바수데바라'와 함께 배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며 지낸다. '싯다르타'가 완성자가 되는 데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이는 스승일 수 없으며 그의 말을 진정하게 경청해주는 뱃사공과 침묵 속에 듣는 江의 언어가 그를 깨닫게 한다.

사공 '바수데바라'의 경청에 대한 묘사가 매우 신비하고 그런 경청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런 경청을 나는 할 수 있는가? 내 말을 그렇게 경청해 주는 이가 있는가?'

한편 '카마라'는 '싯다르타' 같은 사람이나 자기 같은 사람은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는 걸 그에게도 일러주어 스스로 떠나게 하고, 그의 아들을 낳고는, 자기의 전 재산을 성인 '고타마' 에게 기부하고는 그를 만나러 강을 건너기 위해 '싯다르타'의 오두막 근처를 아들과 함께 지나다가 뱀에게 물려 죽는다. 

'싯다르타'는 그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죽음과 늙음에 대한 생각에 슬퍼지지만 아들의 존재 때문에 그 슬픔을 극복한다. 그리고 그 아들로 인해 행복하고, 고통받는다. 아버지를 받아 들이지 않고 악행만 일삼던 그 아들은 아마도 사춘기쯤? 결국 도망을 가고 그를 찾아 나섰던 '싯다르타'는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 온다.

들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집착하던 그는 강물에 비친 자기의 늙은 모습에서 지난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때 아버지를 등지고 떠나온 자신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그는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확인한 '바수데바라'도 떠난다. '싯다르타'는 진정한 사공이 된다. 

'고타마'를 따라간 '고비다'는 자신의 고행에서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것들을 불안해하는 중, 강가에 살며 많은 사람들한테 현자라고 존경받는 노(老) 뱃사공에 관한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아 나선다. 그는 그의 오랜, 존경하는 친구 '싯다르타'였던 것이다. '싯다르타'를 향한 여러 질문 끝에 그의 깨달음에 대해 깊이 몸을 굽혀 절하고는 눈물을 짓는다.

'헤르만 헤세'는 독일에서 선교자인 아버지와 동인도 태생으로 동양학자인 아버지를 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작가로 성장하기 까지는, 시대적인 것과, 그의 사유들은 [수레바퀴 밑에서]나 [데미안] 등에 잘 나타나 있다고 보고, 아무튼 작품 해설에서 '헤르만 헤세'는 아름다움과 정신의 세계를 추구하고 그것을 전통적인 신앙이나 고정된 학설에서 찾기를 거부하고 자기 내면의 정신적 체험에서 찾자고 주장하였다 한다. 하여 그의 작품들은 내면의 복합적인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으로 일관하며 거기에 동양 종교의 특징인 명상을 끌어들이고, 시간을 초월한 정신계와 가치의 세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구현하고 싶은 욕구를 이 작품에 쏟아 넣었다고 한다. 

의 언어, 강의 흐름, 강의 경청, 강의 미소, 그리고 시간에 대한 서술이 의미하는 상징과 비유들을 짚으며 읽어내려 갔다. '헤세'를 좋아하고 '데미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기웃거렸던 이 책을 읽으며 '데미안'을 또다시 읽어보리라 다짐케한다.

 

 

그렇지만 나에게서는 아닐 것입니다. 듣는 법은 강이 내게 가르쳐준 것이지요, 당신 역시 강한테서 배우실 것입니다. 강은 모든 것을 알지요, 우리는 모든 것을 강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당신은 이미 이 강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밑으로 내려가 침잠하여 깊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임을. 부귀를 누리던 싯다르타가 노잡이가 되고 학식 많은 브라만의 아들 싯다르타가 뱃사공이 된다는 것, 이 역시 강이 당신한테 일러준 것이지요. 당신은 다른 것도 강에게서 배우실 겁니다.

"오오 고빈다, 내가 보기에는 사랑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중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세계를 통찰하고 세계를 해명하며 세계를 경멸하는 것은 위대한 사상가들의 일일 것일세. 내게 유일한 관심사는 세계를 사랑하는 것, 세계를 경멸하지 않는 것, 세계와 나를 미워하지 않고 세계와 나, 그리고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과 경외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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