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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간학 - 약함,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까칠한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이지수 옮김, 이진우 감수 / 다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서평] 니체의 인간학 [나카지마 요시미치 저 / 이지수 역 / 다산3.0]
저자 나카지마 요시미치는 '싸우는 철학자'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자. '철학 학원 칸트' 원장.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철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전기통신대 인간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칸트 전문가로, 그의 영향을 받아 '반 은둔의 삶'을 실천하고, 또 제안한다. <비사교적 사교성>, <인생의 반 내려놓기>등의 책에서 그런 그의 독특한 인간 관계론을 접할 수 있다. 37세까지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일하기 싫은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처세서 역시 '반 은둔의 삶'에 대한 하나의 제안이다. 그밖에도 <철학의 교과서>, <우리가 정말 사랑한 걸까> 등의 책이 국내 출간되었다.
칸트 전문가로서 니체를 혐오한다던 저자가 갑자기 니체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만으로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책이라 궁금했다. 시작부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니체는 젊은 시절부터 혐오의 대상이었다고.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거의 흥미가 없었다며 젊었을 때 푹 빠졌던 대상은 키르케고르와 카프카, 카뮈와 사르트르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정작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는 책에서 니체를 다루었으니 그야말로 호기심이 가득했다.
저자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하여 니체를 계속 읽었는데 니체에 대한 인상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지만, 니체의 착한 사람 공격이나 동정심 비난이 니체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약함이나 비열함, 선량함을 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자 전에는 해독할 수 없었던 수많은 문장의 뒤엉킨 부분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 시대의 자존심 세고 유약한 젊은이들에게 니체의 말을 전해준다.
강자는 어디서나 항상 비판을 받고, 또 그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약자는 모두가 종기 다루듯 조심스레 대한다. 그로 인해 약자는 확실한 비판을 한 번 받으면(즉, 진실을 들으면) 깜짝 놀라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러니 약자는 더욱 제멋대로 설치며 반성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약자란 자신의 약함을 정당화하고, 자신의 무지, 무능력, 서투름, 어설픔, 매력의 결핍을 알고 있긴 하나 그 점을 조금이라도 공격하는 타인의 시선에 맞닥트리면 상대의 오만함을, 무교양을, 불친절함을 철저하게 비난하고 뭇매를 때리며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고 제물로 삼는 사람이다. (P. 34)
"누군가의 동정이 약한 사람과 번민하는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이유는 그들이 그로 인해 자신들의 온갖 약함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아직 타인을 괴롭게 만드는 한가지 권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의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체가 약자라며 비판하는 이들은 성직자들에 의해 약하다는 이유로 추앙받아온 자들, 지상의 모든 권력과 부, 지식, 아름다움을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국으로 갈 자격이 있다고 떠받들려온 기독교 신자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은 약자니까 괜찮아, 약하니까 어쩔 수 없어라는 변명을 앞세우는 사람은 약자라는 입장에서 조금도 움직이려 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에 나는 약해서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정신적인 인간에게만 아름다움과 아름다운 것들이 허락된다. 그들에게만 선의는 약함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소수의 것이다."
이 책은 니체가 남긴 철학, 니체가 사람들을 향해서 던진 비난, 비판들에 대해 해설해주면서 니체라는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니체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니체의 글을 토대로 현대인들을 비판하며 우리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들에 대해 조언해주는데 그야말로 흥미로운 내용들이었다. 보편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인식이 드는 착한 사람, 동정, 거짓말 등에 대한 니체의 다른 생각, 니체의 독설을 접하고 니체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