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존 로스차일드 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웬만해서 모두가 이 책을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초보 투자자들이 어떤 책을 보아야 하느냐고 물으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추천하는 몇 개의 투자서들이 있는데, 그 중 손에 꼽히는 책이 바로 이 책 피터 린치와 존 로스차일드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다. 아마 예전에는 국내 주식 투자서가 적었던 탓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전세계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의 책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피터 린치라는 인물이 누구냐. 우리나라에서는 워런 버핏이 가장 널리 알려진 투자의 대가인데 그런 워런 버핏 만큼이나 유명하고 투자계에서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활약상을 간략히 말하면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단 한해도 손실을 본 적이 없고, 누적 수익률 2,500%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아주 쿨하게 4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은퇴를 하고 월스트리트를 떠났다. 과연 이런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놀랍고 감탄스럽기도 했지만 이 엄청난 수익률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창 잘나가는 때에 미련없이 쿨하게 은퇴를 한 인물이라 그 누구보다 기억에 남는 흥미로운 투자자였다.
주식 투자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은 2009년에 처음 우리나라에 출간되었고, 이번에 오늘날에 맞는 용어와 표현으로 업데이트하고 표지도 새롭게 탈바꿈하여 개정 3판으로 찾아왔다. 여러 투자 대가자들의 투자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보고 피터 린치라는 투자자를 처음 알게 되어 그의 대표작인 이 책을 읽을 책 목록 상단에 놓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전문가들, 투자자들의 투자서도 많이 출간되고 있어서 아직도 못보고 있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 좋은 기회가 있어 읽어보게 되어 큰 기대를 하고 이 책을 펼쳤다.
우선 목차도 아주 심플하다. 크게 3부로 나누어 투자 준비, 종목 선정, 장기적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가장 먼저 1부 '투자 준비'에서는 투자를 하기 앞서 투자자로서의 마인드와 자기 진단에 대해 들여다 보고, 2부 '종목 선정'에서는 강점을 이용하는 법, 가장 유망한 투자기회를 찾는 법, 6개 유형의 주식을 평가하는 법, 완벽한 기업의 특성, 반드시 피해야 하는 기업의 특성, 결국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이익이라는 점, 주식을 조사할 때 던져야 하는 질문, 기업의 발전을 관찰하는 법, 사실을 수집하는 법, 현금, 부채, PER, 이익률, 장부가, 배당 등 중요한 지표를 평가하는 법 등을 다룬다.
그리고 3부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방법,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 시장 붕괴에 대응하는 방법, 주가가 오르내리는 이유에 관한 어리석고도 위험한 오해들, 선물, 옵션, 공매도라는 도박에 숨은 함정, 오늘날 기업과 주식시장에 관한 새롭고, 진부하며, 흥미진진하고, 당황스러운 사실들과 같은 중요한 사항에 대해 저자 피터 린치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투자서적인데다가 460여 페이지에 글자도 빼곡해 이해하기 어렵고 힘들 것 같았는데 이게 웬일이지! 전혀 아니었다. 왜 이렇게 잘 읽히지 싶을 정도로 상당히 이해하기 쉬웠고 흥미진진한 다양한 사례들에 빠져들기도 했다. 거기에 피터 린치가 자신에게 가장 불리한 점이 무엇이고 어떤 때에 힘든지, 투자자들이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투자를 하면서 어떤 것들을 주의하고 방어해야 하는지 등 투자자들에게 하는 조언들까지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하는 좋은 이야기들이 아주 알차게 담겨 있어서 왜 이제서야 읽었는지 살짝 반성했다. 이전 책 2009년과 2017년판은 못봐서 모르겠지만 이 책은 이해하기 쉽고 매끄럽게 잘 읽혔다. 왜 그렇게 이 책을 추천하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다. 투자자라면 가까이 두고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할 필독서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