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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 천재 동양 철학자들의 생각의 향연을 듣다
이중텐 지음, 이지연 옮김 / 보아스 / 2015년 8월
평점 :
[서평] 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이중톈 저 / 이지연 역 / 보아스]
이 책의 저자 이중톈은 역사학자이자 고전해설가이며 중국 최고의 학술 스타이자 스타 작가로 현재 샤먼대학교 인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문학, 예술, 미학, 심리학, 인류학, 역사학 등의 분야를 연구하며 학제간 연구를 통해 탁월한 글을 써왔으며, 다양한 인문학 분야를 통섭한 연구로 중국의 신 '르네상스맨'으로 불리고 있다. 이 책 <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는 다방면에 걸친 인문학 지식을 바탕으로 동양 철학을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짜면서 통섭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 바로 고전이다. 지혜를 통해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는 많은 고전들 중에서 공자의 논어는 빠질 수 없다. 혼란스러웠던 춘추 전국 시대에 공자는 대표적인 성인이었다. 그로부터 250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세계적으로 중국 최고의 사상가로 꼽히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문명사학자 윌 듀런트는 <역사 속의 영웅들>이란 책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뉴턴, 칸트, 다윈 등 위대한 사상가들과 함께 공자를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선정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우선 제일 먼저 마음가짐과 인간관계, 배우는 기술, 말하는 기술, 일하는 지혜 등 일과 관계에 관련된 공자의 사상과 지혜로운 가르침들을 접하고 그 뒤 공자의 유가 학설과 학파를 공격했던 묵가와 도가, 법가의 사상과 서로 다른 견해를 보여준다. 공자를 중심으로 첫 번째 유가와 묵가의 논쟁으로 인애(차별적인 사랑)와 겸애(무차별적인 사랑)에 대한 논쟁을 만나고, 다음은 유가와 도가의 유위(무엇이든 해야한다)와 무위(아무것도 하지말라)의 논쟁, 마지막으로 유가와 법가의 논쟁으로 덕치(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와 법치(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을 만날 수 있다.
공자는 학인으로서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호학, 박학, 활학이 그것이다. 그의 명언 중에는 배움에 관한 것이 많다. "배우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명민하고 배우기를 좋아했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공자는 자신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했다. 또 말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학문에 몰두하면 밥 먹는 것도 잊고, 도를 실천함을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으니, 늙어가는 줄도 몰랐다."고 했다. 늙어서도 끝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는 또 자신처럼 착실하고 온후하며 정직한 사람은 열 집 정도 사는 작은 마을에도 이겠지만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공자는 '호학'을 '충신'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P.19)
공자는 학문을 하는 데 있어 네 가지 병폐로 '의', '필', '고', '아'를 반대했다. '의'는 근거 없이 멋대로 상상하는 것이고, '필'은 무조건 긍정하는 것이며, '고'는 아집에 얽매이는 것이고, '아'는 자신만 옳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병폐는 요즘 사람들에게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오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고집불통에 전혀 융통성이 없고 한계를 정해 놓으며 결코 깨닫지 못한다. (P.23~24)
공자는 사방으로 분주히 돌아다니며 관직에 연연했는데 이를 관직에 눈 멀어 벼슬을 탐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정치적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고, 학문적 주장을 실천하기 위해서가 두 번째 이유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인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공자가 분주히 돌아다니며 관리가 되려고 했던 것은 관직을 갖는 것이 학문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관리가 되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 될 수 있고 관리가 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돈을 버는 것과 벼슬을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군자는 처하지 않는다. 빈궁과 비천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정당한 수단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피하지 말아야 한다." (P.39)
그렇다고 벼슬만 주면 무조건 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간절히 정사에 참여하기를 바랬지만 나름의 원칙과 최소한의 조건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나라에 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투명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관직, 재물, 부귀영화를 간절히 바란다 할지라도 반드시 "취함에 마땅한 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부귀를 구구하든 빈천을 피하든 반드시 정당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언어가 순조롭게 통하지 못하고, 말이 순조롭게 전달되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예악이 흥성하지 못하고, 예악이 흥성하지 못하면 형벌이 적합하지 못하며, 형벌이 적합하지 않으면 백성이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게 된다." 명을 바르게 하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위치를 찾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고, 본분을 지키게 된다. 이로써 혼란이 없고 사회가 질서를 갖추어 천하가 태평하다. 그래서 공자는 자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명분을 세우면 그에 맞는 도리가 있어 말할 수 있고, 이 도리를 말할 수 있으면 반드시 행할 수 있다." (P42~43)
나도 개인적으로 인을 중시여기는 공자의 사상을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공자의 사상 위주로 만나고 동양 철학자들의 사상까지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어려워 보일수도 있지만 공자의 충고와 조언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설명이 잘 되어 있어 성인들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수월했다. 공자와 공자를 따르던 제자들, 공자와는 다른 입장을 주장하던 이들, 노자, 장자, 맹자, 순자, 한비자 등 동양을 대표하는 성인들을 두루 만나며, 페이지 중간중간에 첨부해놓은 성인들의 가라사대를 통해 좋은 말씀을 접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너무 유익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