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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갓난아기 - 소아과 의사가 신생아의 눈으로 쓴 행복한 육아서
마쓰다 미치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뜨인돌 / 2010년 6월
절판


어떤 아이나 손아래 형제에게 질투심을 품는 건 아니다. 자기 자신만 사랑하는 아이가 질투심이라는 감정을 품는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의 두 세칸 건너 집에도 네 살의 누나와 두 살의 남동생이 있지만 그 누나는 질투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동생이니 아기를 아주 좋아한다. 이 누나는 인형놀이를 좋아해서 항상 인형을 안고 다닌다. 손아래 남동생이 태어날 때까지 자기 이외의 것을 사랑하는 습관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미 누나는 동생이 생길 때까지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떠받들다시피 귀여워한 데다, 특히 할머니가 지나치게 예버한 탓에 항상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랐다. 주위의 애정 과잉이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서 느끼는 기쁨을 에미 누나에게서 앗아간 것이다.-45쪽

열도 없고 기분도 좋고(물론 주사를 맞을 때만은 예외지만) 젖도 잘 먹는 나를 왜 자꾸 환자로 만들려고 하냐고요. 목욕도 하고 바깥바람도 쐬어서 피부와 점막을 단련하면 이런 가래는 저절로 없어진다니까요.-51쪽

육아서에 어떻게 적혀 있건 각자의 형편에 맞지 않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된다. 각자의 사정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아기를 키우고, 그렇게 해서 건강하게 자란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육아법이다. -64쪽

어른에게는 대식가와 소식가가 있고 아기에게는 그런 게 없다고 생각하나요? 참내, 아기도 인간이라고요.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만 안 된 아기라고 해서 제대로 인간 취급도 하지 않는 건 어른들의 못된 버릇입니다. 내가 단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데, 뭐 잘못된 거라도 있나요?-76쪽

나는 다른 아기들보다 훨씬 더 손이 많이 가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나는 굉장히 활동적인 아이인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나의 능력을 확인한다. 식탁게 차려진 소스 병을 넘어뜨리는 것도, 커피 잔을 던져서 깨뜨리는 것도 모두 다 내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다. 이만큼 힘이 넘친다는 것을 확인하면 그야말로 흐뭇하다.-94쪽

왜 그는 우량아고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인간의 가치를 몸무게만으로 비교하고 판단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97쪽

육아 책을 몇 권씩 사다 놓고 서로 비교해 가며 읽는 엄마들도 많은데, 이는 분명 과잉형입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위험한 일이 생길 가능성은 되도록 철저히 제거해 주고, 그 다음에는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아기를 잘 키우는 요령입니다.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은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입니다. 부모 또한 이 환경의 일부일 뿐입니다. 전체 환경이 넉넉하게 아이를 품어 않고 그 속에 부모와 아이의 통로가 열려 있는 상태가 가장 자연스럽습니다.-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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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손가락 인형 놀이 (팝업북 + 손가락인형 4종 + 스티커 1장)
유혜경 그림, 이정희 글 / 한솔수북 / 2010년 5월
절판


지금 32개월인 아이가 24개월 즈음 말문을 튼 뒤 유일하게 따라 읽은 책이 '구름빵'이랍니다.
말은 더듬더듬 하면서도 구름빵은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를 따라 한 줄 한 줄 읽어냈죠.
그런 추억이 있기에 더욱 소중한 구름빵.
그래서 구름빵 소품이 나오면 우리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홍비, 홍시네집 팝업북을 받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구름빵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현해 볼려고 남아있던 자투리 펠트로 배경 두 개를 만들었네요.
어설프긴 하지만 아이가 "또 해줘!"를 연발하니 아주 만족입니다.

나들이 갈 때 단짝이던 큰 홍비도 작은 홍비네 식구들과 만났고요,

가끔은 호비네 식구들도 초대해서 같이 놀아요.


팝업북과 인형이 집에 온 뒤로 상자안에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아이가 잘 가지고 놀아요.
같이 들어있던 스티커도 나름 제자리에 찾아 붙일 줄도 알고요.
홍비와 홍시처럼 우리 아이도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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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학교 이야기 - 대한민국 엄마들의 삶을 바꾼 엄마학교 실천편
서형숙.엄마학교 엄마들 지음 / 웅진윙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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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학교'나 '엄마자격증이 필요해요'도 그랬지만, 이 책도 한 자, 한 자, 한 문장이 제 가슴을 마구마구 찌르고, 눈물 삼키게 하고, 가슴 먹먹하게 했답니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우리네 엄마들의 이야기라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엄마와 아이 아니, 한 가족이 행복해 지는 모습에 혼자 빙그레 웃기도 하고요.

  

유지영님의 글 중 '과연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한걸까, 아니면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 자기만족일까?' - 엄마가 아이를 '너름대로' 키우기 위해 가장 적절한 질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선배 엄마가 되어 멋지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기다려 진답니다.

 

이수연님의 글은 이제 막 21개월에 다다른 아이가 있는 제게 더 와 닿는 내용이 많았답니다. 너무나 많은 공감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아직 출산 전이신 분들이 이수연님의 글을 읽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요즘 밥을 잘 먹지 않는 아들 때문에 살짝 속이 상하고 있었는데 그것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힌트를 주셨어요.(그래도 아이가 하루에 두 끼는 먹거든요^^;) 결혼 5주년마다 휴가 받으시기로 한 것 꼭 실행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게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어요.

 

박현정님의 글에서 아토피와 전쟁하셨다는 것. 저는 저희 친정엄마가 제 아토피로 전쟁을 하셨답니다. 아이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두려웠던 것도 아토피 유전이었어요. 다행히 아직까지 아이에게 별 다른 이상은 없어 보이지만 늘 주지하고 있는 부분이랍니다. 너무나 공감되는 부분이었고, 그것을 잘 이겨내신 것이 제가 더 뿌듯했답니다. 무엇보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셨죠? 집에 오면 무조건 편안하게 해 주자 마음 먹고서도 그렇게 못하고 있는 제가 새겨들어야 할 말인 것 같아요.

 

박미경님의 글은 제가 '잘' 알아챈 것인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알파맘/베타맘이란 프로그램에 나오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맞았나요? ^^) 예훈군이 행복해 하던 모습이 아직 제 머릿속에 남아 있거든요. 그 때 우리 아들도 저만큼 컸을 때 저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답니다. 기다려라. 3개월이 지나 3년이 되면 나아질 것이다. 아이에게 기회를 줘라. / 아이를 항상 환한 웃음으로 대하고, 남을 해코지하는 않는 한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하게 하세요. 부드럽게 말로 일깨우고 협박하지 마세요. 아이가 선택하도록 하세요. 저도 기억해야 하는 말이랍니다.

 

박선희님의 글은 먼저.. 아이를 넷이나 두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부럽습니다. ^^ 저 잘사는 사람과 다른 나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내가 해 줄 수 있고 아이들이 행복해 할 일을 찾았다. 선생님의 상황에 따라 딱 들어맞는 이러한 말과 질문들이 엄마들이 육아를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건성으로 말뿐인 칭찬이 아니라 엄마의 감정과 마음을 담아 눈을 마주 보면서 칭찬하는 것, 잘못한 일이있으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 저도 할께요.

 

변영균님의 글은 '너름대로'를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분명 아이들을 나름대로 사랑했고..라는 대목에서 망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이승연님의 글은 얼마전 영어교육을 어찌 해야하나 하고 고민했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쉽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고, 제가 몇 날, 몇 일 고민한 것들의 해답이랄까.. 저는 그 해답을 보았답니다.

 

엄마들은 배우자를 이해할 수가 없다, 용서할 수가 없다고 해요. 이해 못할 걸 이해하는게 이해이며, 용서 못할 일을 용서하는 게 진정 용서지요.(p.178)

선생님 책을 그렇게나 많이 읽었는데도 나의 상황에 따라 와 닿고,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 아직도 이렇게나 많습니다. 요즘들어 부쩍이나 이해할 수 없는 남편(아마도 논문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테지요)을 끝까지 믿고 이해하는 것. 제게 가장 필요한 덕목인 것 같아요. 요 몇일 저 때문에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선생님도 나와 같은 평범한 엄마라는 사실을 책을 몇 번이고 읽은 끝에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대목이지요. 소설에 나오는 훌륭한 인물, 위인의 행동을 따라했어요. 처음엔 흉내내기였는데 5년, 10년이 되자 거의 비슷해졌어요. 죽을 힘을 다해 아이를 길렀다는 선생님. 나는 죽을 힘을 다해 살고 있는지, 오늘 죽어도 후회가 없는지.. 5년 뒤, 10년 뒤 제 몸에 베어있을 '서형숙의 기운'이 꽤 기다려집니다

 

심경화님의 글에서 엄마의 역할은 하나예요. 집에 들고 나는 아이를 환한 웃음으로 언제나 두 팔 벌려 맞아 주는 것. 수빈이가 두 팔 벌려 엄마에게 안기는 모습이 절로 상상히 되더라고요. 아이 달래주는 비법. 잘 전수 받았답니다.

 

윤미연님의 글은 선생님의 '냅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글 인것 같아요. 아직 전 '냅도'의 경지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 같거든요. 좋은 아빠 만들기의 네 가지 방법. 특히 세 번째, 한 번에 딱 하나씩만 요청한다.는 부분에서 아차!싶었답니다. 가끔 남편이 하나씩만 얘기하라고 한 말이 그제서야 이해가 가더군요. 감사합니다.

 

정연경님의 글에선 전업주부인 나의 연봉은 얼마일까 한 번 생각해 보았답니다. 타국에서 홀로(?) 아이와 있으니 난 연봉을 좀 더 받을 수 있겠다는 야무진 꿈도 꾸고요. ^^ 가족과 함께하는 1년 목표와 그 이후의 목표, 그에 따른 세부 목표들을 세워보는 것도 참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이원진님의 글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각자의 집에 엄마학교를 차렸다는 부분. 거기 도쿄에 저도 끼어 있으니 으쓱! 한 번 했답니다. ^^ 도쿄에 더 많은 엄마학교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여성이 언제 아이를 낳는게 가장 좋습니까?"라는 물음에 전혜성 박사님이 하셨던 말씀 "아이를 낳기에 가장 편한 때는 평생 오지 않습니다" -> 여성이 아이를 위해서 일부러 일을 그만둬야 하는 때도 결코 오지 않는다는 이원진님의 글은 육아와 일에 지친 많은 엄마들에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쓰다보니 너무나 길어졌지만, 모든 분들의 글에서 얻은 것이 많았던지라 일일이 다 적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이 책의 가장 매력이라면,

평범한 엄마들이 진솔하게 이야기 했기에 따라하기 쉬운 것. 이라는 거에요.

다른 육아서들은 엄마의 마음을 짓누르고만 있는데(어쩌면 누군가에게 엄마학교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해 봅니다) 이 책을 보노라면 육아서보고 따라하기 힘들단 말은 쏙 들어가게 만드는 것 같거든요.

선생님께서  5년, 10년에 이루셨던 그 조그맣지만 끈질긴 노력들을 이 땅의 많은 엄마들이 뒤이어(물론 저를 포함해서) 해 나가 행복한 엄마와 아이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엄마학교 열혈 학생(제 블로그에는 광신도라는 단어를 썼다지요!)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바,)그런 생각도 합니다.
 

일본 같은 경우, 임신을 하면 구청에 임신 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모자수첩을 받아야 한답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혹여나 한국에도 그런 제도가 있다면,
 

임산부는 모자수첩과 엄마학교 책을 받은 뒤 출산 전에 엄마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1회 듣거나, 엄마학교를 꼭 읽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것.

제 또래의 엄마들을 보면 아이 전집 때문에 고민하고, 영어 때문에 고민하고, 한글 때문에 고민합니다.

엄마학교를 통하면 이런 문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중요하지 않다는 것.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테니까요.

책에 보니 '제 2의 서형숙'이란 말이 나오던데 많은 엄마들이 따뜻하고 바른 마음을 가지셔서 제 2, 제 3의 태경양과 홍원군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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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학교 - 달콤한 육아, 편안한 교육, 행복한 삶을 배우는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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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항상 먼저 권하는 책이 있답니다.

서형숙 선생님의 '엄마학교'입니다.

 

임신 8개월 즈음 이 책을 만났더랬습니다.

2개월 뒤면 평생 엄마가 되어야 하는 전, '엄마학교'라는 제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더군요.

밥 짓는 법도 배워야 하듯, 엄마 되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말이 앞으로 어찌 엄마노릇을 해 내야 할지 두려웠던 제 마음을 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라고 하며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았지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고개를 절로 끄덕이고 있는 제 모습. 그 모습이 엄마 학교를 몇 번이고 읽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답니다.

 

아이가 조금 자라 스스로 걷기 시작하면서 자아도 발달해 자기 주장이 생기면 그와 같이 '떼'라는 것도 생기지요. 아이의 기호가 생기니 갖고 싶은 것도 생기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그 '떼'라는 것에 대해 엄마 학교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들은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날씨가 궂을 때 가끔 이유 없이 떼를 쓰기도 한다. 우리 어른이 느끼는 것과 다른 우주의 이치를 몸으로 느껴 나타나는 현상인지 모르겠다'라구요. 그저 아이가 저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원해 울고 불며 떼를 쓴다고 생각했고, 떼를 쓰는 아이에겐 그 자리를 일단 피하거나, 아이의 떼를 들어주거나, 혼내거나, 윽박지르거나, 살살 달래거나, 아니면 아주 합리적으로 아이와 협상하거나 하는 방법이 전부라고 여겨왔던  아이 행동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 주는 대목이었지요.

둘째 홍원이는 어렸을 때 가끔 떼를 썼다고 합니다. 그러면 홍원이를 꼭 껴안고 조용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들릴 듯 말듯 한 조그만 소리로 "홍원이가 엄마 배 안으로 들어왔을 때 엄마는 얼마나 기뻤다고. 아빠랑 신나서 박수를 쳤지. 그리고 엄마는 이 아이가 잘 자라서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아빠한테 말했어." 떼를 쓰며 울던 녀석은 이게 무슨 염불인가 귀 기울이게 되고 아이는 조용히 그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해 듣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많이 자랐어. 그래서 엄마 배가 이만큼 불러졌지...(중략)...또 어떨 때는 둥글둥글 몸을 굴리며 서서히 움직이는 거야. 양반처럼 의젓하게." "엄마, 양반이 뭐야?" 아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며 묻고 사랑받는 자기 얘기를 들은 아이는 다시 제 놀이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떼를 쓰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그 원인만 찾아내 잘 해결해 주면 되지만 많은 엄마들이 이론상으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여유있게 대처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하지요. 엄마 학교에서는 그 모든 것이 '서둘러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왜 이것도 못하나' 생각하지 말고 '아이니까 못한다' 여기라고 합니다. 아이가 어른처럼 잘 한다면 큰 일 나지 않겠냐고 하면서요. 아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아이의 행동이 당연히 여겨지고 가르치는 재미도 생기고 훗날 아이에게 내가 널 이렇게 길렀노라고 할 말도 생긴다구요. 아이가 짜증을 낼 때에는 '아, 아이니까 이렇구나'하고 생각하고, 뭐든 들여다보고 만지고, 쏟고, 엎지르는 아이는 호기심이 많아 그러니 '아, 애가 총명해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하며 아이가 어지르는 건 아이 머리가 좋다는 징조니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합니다. 

단지 말만 바꿔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아이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모든 것은 엄마인 내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네 아이들의 공교육과 사교육. 갈망질팡 하는 정책과 신뢰를 주지 못하는 학교, 그 덕(?)에 우리 아이들은 또 다른 교육이란 이름으로 제대로 된 유년을 보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엄마 학교는 또 얘기합니다.

'노는 것은 아이의 본분'이라구요.

대한민국 최고의 사교육 성지라 일컫는 서울 강남에서 두 아이 모두 학원 한 번 보내지 않고 '노는 것이 최고라'는 믿음과 의지를 갖고 사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조기교육과 사교육이 망쳐 놓은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 역시 고뇌하고 몸부림치며 살아야 한다. 나부터라도 이상적인 교육,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합니다. 꼬일 대로 꼬인 현실을 그래도 누군가는, 다만 한 사람이라도 풀어야 할 것 아니냐며 교육은 아이가 가장 하고 싶어 할 때가 제 때라 믿고, 학원 수업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우선하며, 엄마가 진정 해야 할 역할은 아이가 편안하게 잘 자라도록 도와 주는 일이라고.

부모라면 마땅히 아이들에게 즐기면서 여유롭게 사는 기쁨을 맛보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요즘은 학원에 가야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수 없이 많이 듣습니다. 학원에 가지 않으면 공부는 할 수 없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하기에 우리 아이도 뒤처질 수 없어 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지금보다 교육 환경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되어도 그래도 공교육을 믿는 부모, 선생님을 믿는 부모, 설사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아이의 참 행복에 집중할 수 있는 부모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부모 중 한 사람이 내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

적어도 사교육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는 제게 엄마 학교의 교육에 대한 의미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엄마 학교를 읽으며 가족의 의미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것이 '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내 남편입니다.

출산을 한 뒤 아이에게만 최선을 다 하는(최선을 다 할 수 밖에 없는) 저와 그 최선의 범위에 포함되지 못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서로에게  섭섭하고, 서운해 하던 우리 부부를 떠 올리며 결국 아빠의 자리를 찾아주는 것도, 어떤 아빠를 만드는 가도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진정 사랑한다면 행복한 아빠를 주라고 말합니다. 아빠를 존경하면 모두가 행복해 진다며 아이와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아빠들에게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알게 해 주라 합니다. 아주 천천히 자연스레 억지로 한꺼번에 맡기지 말고 조금씩.. 그렇게 아빠에게 자리를 내 주어라 합니다.

분명 가족을 위해 밤 늦도록 일하고, 때로는 기러기 아빠도 자청하며 '희생'이란 이름으로 남겨진 지금 우리네의 '아빠'라는 이름... 

나는 아이에게 어떤 아빠를 줄 것인가. 어떤 가족의 모습을 만들 것인가. 엄마 학교는 제게 이렇게 끊임 없는 내면의 질문들을 쏟아내게 만듭니다. 

 

서형숙 선생님은 먹을 거리 강의를 하는 동안 10여년 전부터 자녀교육 강의를 해 오신 분입니다. 아이가 성공하길 바라기 보다 함께 잘 살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엄마되는 법을 배워야 된다 하시며 아이가 잘 자라 부러워해서 아이들에게 감사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 준 것에 늘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삶에 대한 혜안을 오롯히 담아낸 엄마 학교에서 제가 정작 배운 것은 '마음 공부'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마음.

그런 마음 공부가 서서히 되니 제가 오히려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더군요.

지금 와 돌이켜 보면 아직 나 스스로가 육아에 대해 눈과 귀가 많이 열리지 않았을 무렵 이 책을 만난 것이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육아에 대한 고단함과 두려움을 갖기 전에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는, 한 번 해 보자는 희망을 먼저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이제 엄마라는 이름으로 그리 먼 길을 가지 않은 초보 엄마들과 이제 곧 엄마가 될 예비 엄마들께 더욱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설겆이를 하는데 아이가 놀아달라, 안아달라 매달립니다.

조금만 더 하면 끝나는데 손에 끼어진 고무장갑을 벗는 것이 어찌그리 힘 드는지요.

저는 다정한 엄마를 떠 올립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다정한 엄마가 되어 줄 꺼야. 나에게 주문을 외고 고무장갑을 뺍니다. 그리곤 아이를 덥석 안아 방으로 데리고 들어와 아이가 원하는 만큼 사랑을 듬뿍 안겨줍니다. 신기하게도 제 원할 때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는 곧 혼자 놀기 시작하고, 전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설겆이를 마무리 하지요. 그러다 가끔이라도 시간이 남으면 아이가 혼자 노는 모습을 지켜 보기도 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엄마 학교에서 '마음의 틈'을 찾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루마밍 http://www.ru-moming.com/ '행복한 엄마의 육아서 예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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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걷는 방법 - 생산적인 삶을 위한 조언 39
이숙영 지음 / 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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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신사를 보니.. 전 로빈 윌리암스가 생각나네요.

중절모를 쓰고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그 모습이...

아니 어쩌면 그 배우가 아니라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로빈 윌리암스가 열연했던 키팅 선생님이 생각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갖춰진 틀에서 벗어나라고 얘기하고 변화를 말하는 키딩 선생님...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이란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죠 ^^

 

내 안의 나를 다 쓰고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하는 작가..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문제가 있다고, 그런 문제를 찾아보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작가..

작가 자신이 갈구하고 고민했기에 그 절실함이 더욱 더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변화했기에, 그 변화의 대열에 당당하게 서 있기에, 그렇게 자신있게 말 할수 있는게 아닐까...

당신도 변해보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방법들을 얘기해주며 그 방법에 알맞는 사례를 들어 정말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더군요. ^^;

자기계발서는 흔히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 얘기, 모두 옳은 얘기, 나도 할 수 있는 얘기들을 써 놓은 책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잘 알면서 실천하는 사람이 적은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제가 자기계발서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그런 생각들을 계속해서 읽고 숙지함으로 인해 체득하게 된다는 것 때문입니다.

습관처럼 몸에 이런 생각들이 베이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실천하게 되는 것이죠.

이 책은 지금 여러가지 문제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내가 아닌 외부의 문제로 머리가 아프신 분들이 그 문제들을 자기 내부로 가져가 더 나은 방법을 찾게 해 줄 수 있는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하는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아뭏든 저도 이 책을 읽고 당장 실천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생겼답니다.

작가가 먼저 경험했기에 더 와 닿는 말들...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공한 사람을 벤치마킹해라고 했던가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변화의 대열에 합류할것이란 믿음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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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리뷰군요~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뷰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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