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갓난아기 - 소아과 의사가 신생아의 눈으로 쓴 행복한 육아서
마쓰다 미치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뜨인돌 / 2010년 6월
절판


어떤 아이나 손아래 형제에게 질투심을 품는 건 아니다. 자기 자신만 사랑하는 아이가 질투심이라는 감정을 품는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의 두 세칸 건너 집에도 네 살의 누나와 두 살의 남동생이 있지만 그 누나는 질투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동생이니 아기를 아주 좋아한다. 이 누나는 인형놀이를 좋아해서 항상 인형을 안고 다닌다. 손아래 남동생이 태어날 때까지 자기 이외의 것을 사랑하는 습관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미 누나는 동생이 생길 때까지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떠받들다시피 귀여워한 데다, 특히 할머니가 지나치게 예버한 탓에 항상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랐다. 주위의 애정 과잉이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서 느끼는 기쁨을 에미 누나에게서 앗아간 것이다.-45쪽

열도 없고 기분도 좋고(물론 주사를 맞을 때만은 예외지만) 젖도 잘 먹는 나를 왜 자꾸 환자로 만들려고 하냐고요. 목욕도 하고 바깥바람도 쐬어서 피부와 점막을 단련하면 이런 가래는 저절로 없어진다니까요.-51쪽

육아서에 어떻게 적혀 있건 각자의 형편에 맞지 않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된다. 각자의 사정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아기를 키우고, 그렇게 해서 건강하게 자란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육아법이다. -64쪽

어른에게는 대식가와 소식가가 있고 아기에게는 그런 게 없다고 생각하나요? 참내, 아기도 인간이라고요.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만 안 된 아기라고 해서 제대로 인간 취급도 하지 않는 건 어른들의 못된 버릇입니다. 내가 단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데, 뭐 잘못된 거라도 있나요?-76쪽

나는 다른 아기들보다 훨씬 더 손이 많이 가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나는 굉장히 활동적인 아이인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나의 능력을 확인한다. 식탁게 차려진 소스 병을 넘어뜨리는 것도, 커피 잔을 던져서 깨뜨리는 것도 모두 다 내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다. 이만큼 힘이 넘친다는 것을 확인하면 그야말로 흐뭇하다.-94쪽

왜 그는 우량아고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인간의 가치를 몸무게만으로 비교하고 판단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97쪽

육아 책을 몇 권씩 사다 놓고 서로 비교해 가며 읽는 엄마들도 많은데, 이는 분명 과잉형입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위험한 일이 생길 가능성은 되도록 철저히 제거해 주고, 그 다음에는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아기를 잘 키우는 요령입니다.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은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입니다. 부모 또한 이 환경의 일부일 뿐입니다. 전체 환경이 넉넉하게 아이를 품어 않고 그 속에 부모와 아이의 통로가 열려 있는 상태가 가장 자연스럽습니다.-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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