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일 수 있다면 - 제1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임고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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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녹일수있다면

사족없는 작가 소개.
"글로만 승부를 걸겠어!!"라는 목소리와 함께 현대문학x미래엔 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이라는 위상이 돋보인다.

근미래, 세상은 순식간에 꽁꽁 얼어버렸다.
보이는 색이라고는 온통 하얀색이다.
지구는 이미 멸망의 수순을 밟고 있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외계 생명체의 자원이 되어 그들에게 '얼림을 당한' 처지가 된 지구.
모든 생명체가 얼어버리고 남은 사람은 단 둘, 서진과 서리 자매.
서진과 서리의 할머니는 미친 과학자라는 얘기까지 들으면서도 그 멸망에 차근히 대비를 했고 그 덕분에 자매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물질적으로는 큰 불편함없이 지낼 수 있게 된다. 또한 서진은 얼어있는 사람을 녹일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그 권한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서진과 서리는 자매지만 매우 다르다.
매사에 옳고 그름의 당위를 생각하는 서진과 감정이 앞서는 서리.
'얼어있는 사람은 산 것인가 죽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조차 둘은 대립한다.
'얼어있는 시체' vs '여전히 인간'

서리는 늘 녹이고 싶어하던 친구 혜성을 찾아가고 서진은 남겨진 서리의 편지를 단서 삼아 동생을 찾아 나선다. 기계의 업데이트 덕에 서리도 누군가를 녹일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데, 서로가 너무나 다른 둘은 과연 누구를 녹이게 될까?

<녹일 수 있다면>에는 하나의 이야기 속에 방대한 질문들이 녹아있다.
우선, 작가는 "누구를 녹이고 싶은지 떠올리며 읽어달라(p.199)"고 했는데 여기서 나는 '누가 가장 소중한가'와 '누가 가장 필요한가'의 실존적 질문이 떠올랐다.
녹이고 싶은 사람이 가장 소중한 가족일수도 있겠지만, 당장 아픈 사랑니를 빼기 위해서는 치과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나를 괴롭힌 사람을 녹여 내가 가진 권한으로 그 사람에게 복수하는 것은 옳은 일인지.
경쟁이 필요없는 곳에서 시간은 어찌 쓸 것인지.
녹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을 녹였을 때 그 책임은 누구의 몫인지.
얼어있는 물건들을 녹여 내가 갖는 것은 범죄인지.
녹여진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등등
이렇게 수많은 질문들을 하나의 실타래로 엮어낼 수 있는 세계관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내내 궁금했다.

할머니의 존재도 굉장히 특이한 지점이었는데,
왜 손녀들에게 그런 권한을 주었을까 생각해보니 그 권한을 통해 무너져버린 지구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으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 아닌가 싶었다.
'누구를 녹일 것인가'라는 질문은 자매가 늘 깨어있게 해주었으므로.

얼기 직전의 그 모습 그대로 얼어버린 사람들 또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돌이켜보게 하는 장면이었다. 얼어있는 사람들 모두 똑같다. 죽음 앞에서 평등한 우리의 모습처럼.

지구 종말의 시나리오가 넘쳐나는 요즘, 소재의 독창성이 좋았던 것 같다.
명료한 주제 속에 평이하지 않은 질문들,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미래와 지구, 자매이야기에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강추!!

번외로,
Dall.E에게 <녹일 수 있다면> 배경 구상을 요구했는데 몇 번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 너도 한 번도 구현해내지 못한 세계일까.
영화 <투모로우>의 얼어버린 세계가 떠오르기도 했다.

#임고을
#현대문학
#미래엔
#청소년문학상
#미래 #SF #지구종말 #빙하기 #청소년문학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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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복수는 끝이 없어라 1 - 만화
강태진 지음 / 휴먼큐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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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업데이트 되길 기다리지 않고 한꺼번에 읽게 된 건 행운🍀일지,
이 만화를 이제서야 읽게 된 건 불운일지~!!😂

글책만 주로 읽는 내게 오랜만에 시각적 즐거움을 안겨 준 책이다.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고 궁지에 몰린 맹도훈은 연락도 없이 살던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고, 자신이 유일한 보호자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돈이 필요한 그는 내키진 않지만 할머니의 보호자를 자처했고, 할머니 집을 살피며 마당 지하에 30년 동안 감금 된 아버지를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긴 시간 그곳에 갖혀 살아야 했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지지만 과연 그것이 다일까? 할머니와 아버지, 엄마와 아버지의 친구들, 동네 사람이 서로 얽히고설킨. 이것이 끝인가 싶었다 이내 또다른 길로 접어드는 이야기로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손에서 놓지 못했다 고백한다.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는 내 상상의 한계를 넘나들었는데,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인물들의 묘사가 오히려 현실과 맞닿아 있는 듯 했다.

돈이 급해 내키지 않은 일을 하게 되는 것, 삶은 늘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 내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가 한 일들, 인간사 그물처럼 엮어있어.. 그런 것이 사는 것이란다.. 이 책이 말한다.

내 자식을 위해 남의 자식을 가두어 밥 해 먹이는 애미의 심정, 돈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하는 처지, 누군가로 인해 잃어버린 인생을 찾기위한 고분분투.
'복수'라는 키워드로 무장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너와 나의 모습일 수 있다.

그림으로 보는 인물관계도와 작업 노트도 매우 흥미로웠다.
작가의 작업 노트를 엿보는 일은 보물상자 보는 듯한 기분인데, 아뿔싸! 꼼꼼히 읽다보니 스포가!😲

그림과 글로 이런 연출이 가능하다는게 새삼 놀랍기도 하거니와
뒷 얘기가 그렇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웹툰을 가볍게만 여겼는데 이 속에 인생이 들어있었다.

#카카오웹툰
#강태진
#휴먼큐브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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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직 좌절하지 마 - 인공 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에 대하여
김재인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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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이 도래한 시대,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자면 나는 영화 <월-E>의 인간들이 떠오른다.
더이상 노동을 할 필요가 없어 뚱뚱해진 인간들.
딱.붙는 빨간 유니폼을 똑.같이 입고 썬베드에 누워 음료수를 쪽쪽 빨아대는 모습이란!
우리 인간은 인공 지능에게 이대로 잠식 당하고 말까?

이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인간은 아직 좌절하지마>는 인공 지능 시대에 인간을 더욱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방법을 철학자의 시선에서 친절하게 그려내고 있는 우리학교의 신간이다.
과학의 언어가 아닌 인문학의 언어로 쓰여져 있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모든 텍스트를 동등하게 받아들이는 인공지능에게 정보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렇게 학습된 인공지능이 생성해 낸 데이터가 완벽할 수 없다는 것, 이러한 인공지능의 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제3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등. 저자가 말하는 인공지능의 이런 '빈틈'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보다 정확하게 인공 지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어떤 행동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을 의식의 핵심이라고 하며 자의식이 없는 인공지능을 사람처럼 인식/투영하려고 하는 것도 우리가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인간적'으로 접근하는데, 중요한 판결이나 자율주행자동차의 윤리적 판단이라는 것도 여러 조건(문화, 역사, 지리 등)에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오히려 인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말한다.

또한 저자는 인공 지능 시대에 글쓰기와 수학, 암기를 강조한다.
글쓰기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효과적인 도구로, 수학은 세상의 또다른 공통 언어로, 암기는 창의력 발현의 씨앗으로. 이것이 미래 사회, 우리가 더이상 노동하지 않아도 될 때 삶을 채워줄 수 있는 도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모르면 두렵다.
알고 이해하면 용감해진다.
인공 지능이 우리의 무엇을 빼앗아 갈까가 아니라 훌륭한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다.
첨단 기술에 매몰되어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움이 더욱 발현될 것이라는 저자의 인간적인 시선이 좋았다.
그래서 '좌절하지마'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초등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자녀와 같이 읽는다면 나눌 이야기도 넘쳐난다.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그림이 인공 지능으로 생성한 그림이라는데 텍스트와 매칭이 잘되는 것은 물론, 그림의 완성도도 놀랍다.
(오류 찾아볼려고 두 눈 부릎뜨고👀 살펴봄~^^)
두꺼운 인공 지능 도서가 부담스러웠던 독자에게 선물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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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의 바다 - 제1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이경아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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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옆집 아저씨는 뱃사람이었다.
옆집에 가면 커다란 장식장 안에 소라와 배 모형,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힌 술병들, 평소에는 먹어보지 못하는 과자들이 있었다.
엄마는 아빠와 싸울 때면 으레 옆집에 가 계시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저씨가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선원이셔서 가능했던 것 같다.
또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 보면
옆집 아줌마는 아저씨가 오랜시간 육지에 머물 때는 엄마와 잘 놀지 못했다.

이모부도 선원이셨다.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이모는 새벽 생선 경매를 위해 캄캄한 밤에 집을 나섰다.
엄마가 가끔 도와주러 가셨는데 세아릴 수 없이 많은 생선들과 사람들의 활기차고 날랜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

#아빠,나의바다
제1회 창비그림책상을 수상한 이경아 작가님의 책을 펼치는 순간,
아련히 남아있던 어릴 적 기억속으로 빨려들어가 '작은 나'를 만나는 즐거움을 누렸다.

부산 출신의 이경아 작가는 마도로스였던 아빠의 기억과 추억을 이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커다란 가방 속의 빛나는 태양과 바다는 젊은 아빠의 삶, 그 자체리라.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아빠가 가져다 준 타지의 선물들과 아빠의 사진으로 그리움을 달래었겠지.
젊은 아빠는 학예회나 운동회도 참석하기 힘들었겠지만
작가의 '어린 나'는 아빠가 가져다 준 이야기로 그 시간들을 지나왔을 것이다.

넓게 펼쳐진 영도 앞바다의 풍광은 좁아진 마음을 펼치게 만들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두 페이지 가득 곧 태양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강렬한 붉은색은 압도적이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아빠'를 생각나게 한다.

아빠가 비웠던 부재의 시간이 공허의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가 성장하고 채워낸 시간임을
아빠와 마주한 딸의 모습으로 독자는 쉬이 알아낼 수 있다.

📚 그림책 속 배경이 나에게 익숙한 곳이라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같이 서평쓰는 율이도 너무나 반가워했다.
자기가 사는 곳이 이렇게 그림으로 펼쳐져 있으니 그 느낌이 색달랐나보다.
카페에 부려놓으니 지나가던 손님들도 펼쳐보고 가슴이 트인다며 너무나 멋진 책이라고 칭찬 일색이다.

아빠, 나의 나무🌲
나의 아빠는 나무같다.
가족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당신의 젊음을 가족에게 기껍게 내어주고
조용한 노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당신께 이 책을 빌어 감사함을 전한다.

#창비
#창비그림책상
#이경아
#바다그림책
#아빠그림책
#100세 그림책

같이 서평쓰는 6학년 율이 @sweet_ra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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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AI공부 - 미래 사회를 바꿀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 1·1·1 시리즈
최재운 지음 / 글담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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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1일 1단어 1분이니까 오늘 하나만 읽어봐야지하고 펼쳤는데
끌리는 용어 찾아찾아 읽다보니 계속 손에 쥐고 있다.

사전 같은 개념으로 쓰여졌으니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내용이 유기적이어서 계속 읽어내려가도 무방하겠다.
읽다보면 시냅스 연결되는 느낌.

총 10장, 100개의 용어/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본개념부터 역사, 응용분야, 기술과 도구, 인물, 윤리와 대중문화, 미래까지.
그야말로 인공지능을 총망라해 한 권에 담았다.
적절한 분량의 텍스트와 실사례가 가독성을 한껏 끌어올리고 특히, 각 장 말미에 있는 'AI로 세상 읽기'는 꿀맛.

요즘은 책을 읽으며 정보가 필요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챗GPT를 찾게 된다.
새로운 세상이다. 그 편리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방식이 이 책을 읽고나니 '딥러닝'이란 걸 알게된다.
얼마전에 챗GPT가 뻔뻔하게 내게 거짓말을 해서 나무랐더니 죄송하다고 하던데 이것이 '할루시네이션'이라고 한다.
할루시네이션은 인공지능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를 생성해내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겠다 생각하니 인공지능 윤리와 연결이 되고.

섬뜩하리만큼 내가 원하는 상품이 광고되는 것도, 내 관심사가 뭔지 척척 알아내 영상을 띄워주는 일도 클러스터링에 의한 것.
인공지능 개발과정이 탄탄대로가 아니라 차가운 겨울도 두 차례나 있었다는 것.
일상에 이미 깊이 들어와 있는 AI를 너무 모르고 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훌륭한 조력자로서의 AI를 곁에 두기 위해 이런 책 한 권은 곁에 있어야 할 듯하다.

✏️ 이 책은 나와함께 책을 읽고 있는 율이와 함께 쓰는 첫서평 책이다. 거창하게 서평까진 아니더라고 서로 읽고 이야기 나누고 함께 쓰는 과정에 의미를 둔달까. 율이는 초등 6학년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기본개념, 역사, 윤리 등에 초점을 맞춰 읽으라 권했다. 그 정도의 내용은 초등 6도 충분히 이해 할 만큼 짧고 재밌게 쓰여져 있다. AI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의 미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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