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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박스 - 컨테이너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바꾸었는가
마크 레빈슨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보통의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경제학 관련 책들은 그 두께도 두껍고 어려워 보여 자주 읽기에 도전하진 않는다. 이런 조건들을 보면 <더 박스>는 가장 나중에 도전해 보고 싶은 경제학 서적이기도 하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있어 보이지만 600페이지가 넘는 그 두께는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한다. 하지만 그런 것도 책을 읽기전에 든 생각이고 읽고보면 크게 어려운 내용이나 이해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더 박스>는 컨테이너 박스를 의미하며 이 컨테이너 박스는 나라와 나라간의 무역을 상징하기도 한다. 제조된 제품들을 이 컨테이너 박스에 넣고 옮기고 그렇게 무역이 성립되어 경제가 발전하고 화물이 운송되어 세계 무역 활성화와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상황을 알 수 있다. '컨테이너 운송'의 개념이 형성조차 되어 있지 않던 1950년대 초에는 전세계의 상업 중심지는 부두였다. 샌프란시스코, 몬트리올, 함부르크, 런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변에는 항구와 관련된 일로 생계를 꾸리던 사람들이 살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 동안 미국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트럭운송 산업으로 자수성가한 거물 말콤 맥린은 운송업계에서 보기 드문 역동적인 기업으로 소문났다. 미국 최대 해운사를 인수하며 차입자금을 이용해 회사를 사들이는 금융 기법을 이용해 자신의 돈은 전혀 쓰지 않았다. 그리고 맥린은 운송 산업의 본질은 배를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화물을 이동시키는 것이라는 인식이었다. 예전과 다른 발상으로 상품의 운송비용을 줄이고 다른 사람들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갔다.
1920년대에 시작된 트럭 산업이 저차 커지면서 뉴욕항의 부두들이 제역할을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950년대 부두를 들고나는 화물의 약 절반은 기차가 아닌 트럭이 처리했다. 뉴욕항은 뉴욕시의 중요한 일자리 원천이었고 미국 전역에서 운송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3분의 1 이상이 뉴욕시에 있었다. 1960년대 중반 공장들이 뉴욕시를 빠져나온 바람에 공장 현장뿐만 아니라 관련된 운송 분야 일자리까지 사라졌다. 게다가 컨테이너 규격 관련 논쟁은 국제적으로도 반복되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치렀고 운송료 책정에 관한 협의 등에 관여한 NAPA도 탄생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컨테이너 운송업도 변화를 겪으며 현대에 이르렀다. <더 박스>는 미국 운송업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미국의 운송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