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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평점 :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인생의 길이 보인가??!!
어떻게? 예능이라 하면 시청자들을 웃기는 프로그램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인생이 보인다는 거야?'
이런 물음들 속에서 이 책 <예능력>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못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단순이 웃음만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 일상사를 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나 그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주말이면 예능 프로그램을 꼭 본다. 일주일의 피로를 날려버릴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 가까이 있는 방법이라 자주 애용(?)한다.
인생과 예능 프로그램을 어떻게 연결시켰는지 몇개의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쉽게 설명해 놓았다.
처음엔 이 책이 예능 프로그램을 분석하거나 웃음의 포인트가 뭔지 따지는 예능 프로그램 소개 책쯤으로 생각했는데 아닌것 같아 참으로 흥미롭다.
초반부엔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려는 듯 항간에 떠돌았던 인기있는 배우의 '허세'에 관한 이야기를 이용해 관심을 집중시킨다. '허세'가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요즘같은 세상엔 '허세'도 필요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인생에 비유해 재해석하고 있다.
캐릭터가 내 인생의 짐이 아니라 힘이 되도록 하는 것은 내 인식에 달려 있다.
결국 지금의 나를 좋아해야 한다. 내가 아는 나를 알고, 타인이 바라보는 나를 알고, 그렇게 해서 파악한 나를 내가 좋아해야 한다. 좋은 캐릭터, 나쁜 캐릭터는 없다. 모두가 다 다른 캐릭터가 있을 뿐이다.
(p. 49)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주는 것 만큼 중요해진 것이 '캐릭터이다.
캐릭터가 많이 생성되면 될수록 인기가 있고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된다고 한다.
얼마나 좋은 캐릭터인지, 얼마나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캐릭터인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인기도 판가름난다고 본다. 그런 캐릭터가 인생사에도 중요해졌다.
무조건 착하고 순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고, 독특할지라도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예상했던 환경이 바뀌어도 포기하지 않고, 거기에 맞춰서 새로운 상황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p.51)
예능은 '버라이어티'라고도 한다. 짜여진 틀의 대본이 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연기자들이 어떻게 할지 결정하고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인생도 '리얼 버라이어티'와 같다.
그리고 항상 돌발 상황이 발생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인생엔 얼마든지 변수가 있다. 그 변수들을 잘 해결한다면 인생이 편안하고 앞길이 탄탄대로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매일이 위태위태할 것이다. 일련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간접 경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 의미 없이 노는 것을 보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그것이 우리가 평소 살면서 품고 있는 '의미에 대한 강박'을 풀어 주기 때문이다. (p.119)
인간은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려고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리 속에 소속되어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존재이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속에서 따라가다 보니 마음도 급해지고 시간에 쫒기며 살아간다. 빠른 것만 찾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도 초초해한다.
이런 현대인들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예능의 "웃음"이다.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럽고 바보 같은 행동이 원래 자신이 아무런 생각 없이 순수하게 재미로, 웃기 위해 하고 싶어하는 행동이 아닐까.
그렇게 자신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풀며 가득차 있는 자신을 비우는 방법이다라고 책에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