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포구기행 - 꿈꾸는 삶의 풍경이 열리는 곳
곽재구 글 / 해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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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는 배가 드나드는 어귀를 말한다. 포구는 배를 타고 어딘가에서 돌아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많을 수 있다. 그런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이 <곽재구의 포구기행>인데 이미 16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책이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워낙에 유명한 산문집이라 오래전 읽었던 기억도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즐기듯 읽었다.   

 


주위에서 포구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없어 포구에 대한 것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본 것이 전부인 듯하다. 하지만 <곽재구의 포구기행>을 통해 포구의 이야기들을 많이 읽을 수 있어 포구기행을 꿈꿔보기도 한다. 선유도라는 곳은 가본 적은 없지만 이름에서 꽃과 관련된 아무런 것도 없지만 이상하게 꽃향기가 나는 곳인 듯하다. 길 위에서 꽃을 만나고 강을 만나고 마을과 숲과 새를 만나고 꽃은 길 위의 향기를 뿜어준다고 묘사했다. 그래서일까? '선유도'의 이미지는 꽃향기라고 할 수 있다. 선유도는 '신선이 노닌다'는 뜻이다. 그리고 선유도 섬의 백사장은 세상에서 가장 맑고 넓은 원고지를 생각나게 했다고 한다. 햇볕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모래들은 빛나고 파도소리도 푸르렀다고.


 



요즘은 많이 힘들지만 여행에서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낯선 사람을 만나지만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천포 가는 길'에서 저자는 히치 하이팅을 하고 있는 두 명의 삼천포 아가씨를 만나 고성을 거쳐 통영으로 갈지, 삼천포를 거쳐 늑도로 갈까하는 고민을 한방에 퇴치하고 삼천포로 향한다. 삼천포로 가는 길에 삼천포시의 이름이 바뀐 이야기며 삼천포에 얽힌 이야기를 하며 '도반들'이 추천한 길로 운전을 하며 도반들이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던 바닷가에서 김밥을 먹기도 한다. 의외의 만남에서 낯선이에게 마음을 조금 여니 이런 추억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도반들과 늑도섬으로 가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명함도 건냈으나 그 명함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기억속에 남은 좋은 기억들은 잃지 않는 것이다.



 


회진 장터로 가는 길은 새벽 3시 30분에 시작되었다. 휴대용 지도와 읽다 만 책 두 권을 가지고 강을 따라 운전한다. 새벽의 강은 고요하다. 전라선 야간열치 한 대가 강을 따라 달려온다. 새벽 4시가 넘자 강의 이름이 바뀐다. 보성강, 섬진강의 물안개가 일품이다. 새벽 6시가 되어도 해는 뜨지 않고 구름 속에 수평선도 푹 파묻혀 책을 꺼내 읽어본다. 오전 10시에 45분에 회진에 닿는다. 점심으로 팥죽집을 찾는다. 지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죽을 맛볼 수 있는데 2천 원짜리 팥죽 한 그릇에 따라 나오는 밑반찬도 푸짐하다. 도저히 이익이라고는 남지 않을 것 같은 팥죽집은 이미 소문이 나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포구의 이야기는 평범하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포근하고 편안할 수 있다는 것이 <곽재구의 포구기행>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포구기행을 읽다보니 가장 가까운 포구가 있는지 당장에 알아보고 나만의 포구기행을 떠나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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