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칼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림원 / 2018년 12월

'죽음'이라는 것은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이 없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자신과 아주 가까운 관계의 사람이라면 그 죽음을 더욱 실감하기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아주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가까운 사람이나 가족의 죽음을 최근까지 겪지 않고 있었다. <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를 읽다보니 주인공 아이가 엄마를 잃은 심정이 어떨지 모든 것을 상상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섯 살 아이가 엄마의 장례식에 가지 못한다. 어른들의 말로는 아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엄마의 장례식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여 있는 것을 본다. 엄마는 학교 선생님이었고 엄마의 장례식으로 학교는 며칠 방학을 하게 된다. 방학이 끝난 뒤 학교에 가니 아이들이 '네 엄마가 돌아가셨다며'라고 말한다. 엄마가 죽은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반에 새로운 전학생인 알렉산드르 졸리가 전학을 온다. 키 작고 초록색 눈을 가진 알렉에게 관심을 가지는 카롤을 보자 브루노는 약간 질투를 한다. 평소 카롤을 좋아했던 브루노이기에 카롤의 행동이 보통때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브루노는 알렉과 친해지면서 알렉도 자신과 비슷한 슬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브루노의 집안은 엄마의 죽음으로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다. 엄마가 있을 때의 온기가 전혀 없이 침묵만이 집안을 감싸고 있었다. 알렉은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가슴속 깊은 곳에 상처를 가지고 있다. 알렉의 아버지는 가출 청소년들을 돌보는 일을 하며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권위적이며 엄격한 아버지가 되었다. 하지만 알렉은 그런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의 주인공 '브루노'는 이제 어른이다. 어린 여섯 살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쓰고 있지만 아이의 마음은 어둡다. 엄마의 죽음을 눈으로 본 아이의 마음은 어둡다. 그래서 아이가 생각할 수 없는 표현들로 당시의 일을 묘사하고 있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면서 화장하는 엄마를 불에 탔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자신이 너무 사랑하고 매일 그리워하는 엄마의 몸이 불에 타는 것을 아이는 기억한다. 그리고 아빠는 엄마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황폐해지고 상실감으로 길을 잃고, 망가졌다고 한다. 누나와 형도 있지만 그들도 엄마를 잃고 슬픔에 잠겨있고 브루노는 친구 알렉에게서 다시 사랑을 배우게 된다. 소설은 조금 어둡기도 했지만 브루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게 재밌어 금방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이 책 <오직 아이들만이 사랑할 줄 안다>의 저자는 프랑스의 가수이고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썼다고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여섯 살 브루노의 슬픔이 너무 많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