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의 나무 일기
리처드 히긴스 엮음, 허버트 웬델 글리슨 외 사진, 정미현 옮김 / 황소걸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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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종류에 관계없이 다 좋아하고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가끔은 정말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진집도 읽는다.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해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며 구도같은 것도 배우기도 하는데 이 책 <소로의 나무 일기>를 읽으려고 책을 펴니 예전에 본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사진은 안개가 긴 호수를 배경으로 나무가 있는 배경으로 아주 정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이 강한 풍경이었다. 안개에 가려진 호수 근처에는 앙상하게 마른 나무가 있었고 겨울이라 나뭇가지는 더욱 앙상하게 보였다. 그런 풍경이 <소로의 나무 일기>를 시작하면서 볼 수 있어 이 책 <소로의 나무 일기>가 너무 기대되고 읽고 싶어졌다.



'소로'라는 이름은 '월든'이라는 책을 안다면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다. '월든'을 쓴 자연철학자 '소로'는 월든에서 자연과 깊이 교감하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솔직하게 적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자연을 많이 사랑한 사람이었다. 소로의 글을 읽으면 특히 나무를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소로의 나무 관찰은 어쩌다 한 번씩 하는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나무를 가까이 가서 보기도 하고 멀리 물러나서 보기도 했다.


'더비 철교 근처의 그 참나무는 어느 쪽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웅장한 물체다. 당당한 운동선수처럼 서서는 사방에서 오는 폭풍우에도 아랑곳 않는다. 허약한 구석이 없다. 힘의 극치다. (p.36)'


1852년 4월 19일 일기에 소로는 이렇게 백참 나무를 운동선수에 비유했다. 그 몸체가 얼마나 웅장한지 운동선수처럼 잘 발달한 근육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뿐만 아니라 키 큰 솔송나무는 물을 좋아하는데 시내 맞은편에 있는 솔송나무 두어 그루는 물가의 풍경화를 담은 가장 아름다운 액자를 대신한다고 했다.



<소로의 나무 일기>는 소로가 쓴 일기가 아니다. 소로의 일기를 읽고 소로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작가의 글이다. 이 책의 저자는 소로가 걸었던 곳을 걷고 소로가 본 것을 보며 매사추세츠주를 두루 돌아다녔다고 한다. 소로가 약 160년전에 걸었던 길을 지금 걷고 있어 많이 달라지긴 했겠지만 소로의 일기를 읽다보면 많이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소로의 일기가 나무와 주위 풍경에 대한 세세한 묘사를 해 두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나무 일기라고 해서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따분하게 생각되겠지만 막상 소로의 일기를 읽다보면 에세이를 읽는 듯하고, 시를 읽는 듯해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로가 보고 느꼈던 나무들의 사진들을 볼 수 있어 나무의 종류에 대해 잘 몰라도 이 글들이 재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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