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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대화 - 1997년 하노이, 미국과 베트남의 3박 4일
히가시 다이사쿠 지음, 서각수 옮김 / 원더박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세계 정치 경제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에겐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베트남 전쟁인데 그 전쟁에서 패자가 된 것은 미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긴 일과도 같다고 한다. 전세계 반전의 기류에 동참하지 않은 미국은 비난과 지탄을 받으며 전쟁에 참여했지만 패자가 된다. <적과의 대화>는 종전 30년이 지난 후 하노이에서 미국과 베트남이 만나 대화를 한다. 1997년 나흘간 베트남의 수도에서 전쟁을 수행했던 미국과 베트남의 지도자들이 모였다. 3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베트남 전쟁은 과연 막을 수 없었을까, 이 전쟁은 꼭 필요했던 것인가 등의 의문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것 같다. <적과의 대화>의 두 주인공 베트남과 미국의 만남은 미국 전 국방장관인 맥나마라의 회고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회고록을 쓰기로 한 맥나마라는 베트남 전쟁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없고, 베트남 전쟁 이야기를 쓰다보니 더 많은 이야기들이 하고 싶었고 베트남 정부에 지속적으로 교섭해 이루어진 일이었다. 1997년 11월 맥나마라는 베트남 전쟁 당시 최고 사령관이자 베트남의 역사적 영웅이기도 한 보응우옌잡 장군과의 회담을 하게 된다.
30년이나 지난 후 미국과 베트남은 그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어떤 대화를 나눌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역시 전쟁으로 남북이 분단되어 있어 미국과 베트남 전쟁 당시 생황이 어땠을지 궁금했다. 베트남 전쟁이 벌어질 당시 미국은 아시아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맥나마라 역시 아시아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전쟁을 계속하다보니 전쟁이 더욱 참혹하고 300만이 넘는 베트남인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계속되면서 고협제 등을 사용해 그 피해가 전쟁이 끝난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문제들을 두 나라의 회담자들은 인정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 상황과 환경을 비교해보면 외교적인 방법으로도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베트남은 비밀평화교섭인 '마리골드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미국은 당시 워싱턴에 큰 문제가 생겨 협상을 시도하지 않았다. 당시의 상황이 더욱 전쟁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 당시의 일을 분석하다보면 당시엔 알지 못했던 실수나 잘못들이 보일 수 있다. 한국전쟁 역시 이런 실수와 잘못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 뒤로 대화나 여러가지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통일을 할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남북도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많은 변화를 하고 있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