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행위 - 문학 노트 오에 컬렉션 3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상민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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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무엇을 썼는지가 아니라 쓰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글쓰기는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와나미서점(岩波書店)에서 2023년 발행한 오에 겐자부로의<쓰는 행위)>라는 책 중,  제2부 '문학노트'를 번역한 것이다. 그는 평생 치열하게 소설이라는 형식을 연구하고 그 방법을 다음 세대의 읽고 쓰는 이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있다. 1장에서는 소설을 쓰려 할 때 직면하는 막연하고 불안한 상황에 대해, 2장은 문체의 선택과 시점, 3장에서는 이미지의 물질화, 낯설게 하기에 대해, 4장은 자기부정, 5장은 언어, 6장은 퇴고에 관한 이야기다. 


<쓰는 행위>에서는 시와 에세이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오직 소설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오에가 보는 '쓰는 행위'란 작가와 소설의 주인공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설속의 인물과 탯줄을 끊어야 소설화가 시작된다. 소설 속의 인간을 자립시키는 것이다. 


'쓰는 행위'는 직접 써야 한다. 어떤 사람이 옆에서 그렇게 금방 찢어 버릴 거면, 쓰기 전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알아보면 좋지 않냐고 묻는다. 요즘은 원고를 노트북으로 쓰지만 옛날에는 원고지에 썼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러긴 쉽지 않다고. 글을 쓰기 전에는 잘못된 한 줄이라도 실재하지 않는다고. 나는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오에는 생각 속에서 존재하는 문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본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 작가는 색칠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미궁의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 마리 괴물은 문체(文體)와 눈(眼, 의식)이다. 


오에는 작가가 새로운 작품마다 새로운 문체를 고른다는 것을 알맹이가 텅 빈 흰소리라고 했다. 여기서 흰소리는 자랑하는 말, 허풍 떠는 말, 버릇없게 하는 말이다. 신소리는 신박한 소리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엉뚱한 말로 재치 있게 넘기는 말이다. 흰소리 들으면 화나고 신소리 들으면 신난다. 오에는 문체 감각에 실체가 있느냐? 있다면 어떤 유의 것이냐고 반문한다. 소설에 문체라는 게 있나?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반말로 하는 것과 존댓말로 하는 것, 또는 구어체나 문어체를 말하나?


나는 가끔 나갈 때 개미를 밟는 일이 없도록 발밑을 의식하고 다닌다. 오에는 이때 개미는 물질화되어 '사물(개미)'의 실체를 갖추고 우리의 눈=의식 속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원래 개미는 없었다. 그런데 내가 의식함으로써 '사물(개미)'이 되었다. 살아 있는 개미를 사물이라고 표현하긴 좀 그래서 괄호로 개미라고 넣었다. 개미라고 이해했더니 좀 이해가 된다. 이것이 작가가 '사물(개미)'의 실현에 성공한, 이미지의 물질화에 성공한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경험하는, 책장을 넘긴 눈에 주변 사물이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현상이다. 


우리는 소설 속 사물의 물질화를 통해 '사물(개미)'의 존재감을 물질화하고, 다시 '사물(개미)'로써 발견한다. 이때 현실의 개미와 언어로 구현된 개미가 동일한 평면에서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작가가 개미를 인식하고 써야 독자도 개미를 인식한다는 말이다. 개미라는 단어는 있지만 내가 비로소 발밑의 개미를 인식하고 밟지 않으려고 했을 때처럼.


오에가 생각하는 작가관을 보자. 작가는 쓰는 사람인 스스로에게 '너는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모호한 한 줄은 반드시 정확한 한 줄로 바꾼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쳐쓰기를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정확한 한 줄을 뽑아낼 수 없다면 차라리 그 한 줄을 삭제하는 편이 더 낫다. 그 편이 모호한 한 줄보다 더욱 표현적이다. 쓰는 사람은 쓰는 손보다 지우는 손을 격려해야 한다.


이 책은 2023년 8월에 돌아가신 오에 겐자부로를 추모하며 발간된 오에 컬렉션 5권 중 세 번째 책이다. 가볍고 일본 문고본(文庫本)보다 조금 큰 정도여서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도 참 좋다. 일반적인 소설 작법서와 차별화된 오에만의 독특한 창작론은 소설을 쓰려는 사람과 소설을 다양한 방식으로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어려운 책을 읽어냈을 때의 희열감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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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부능선에서
민병재 지음 / 좋은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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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노래가 되고(文章裏曲 문장리곡), 글이 그림이 되어도(詩中有畵 시중유화), 노래와 그림은 글이 아니네(歌畵非文 가화비문). 글이 시의 옷을 입으면 다 시가 되는가. 노객은 고개를 가로 흔드네. 봄새 노래만 못하다고(不如早春歌 불여조춘가).


《칠부능선에서》의 능선은 산등성이를 따라 죽 이어진 선이다. 이 산등성이의 가장 높은 곳을 산마루라고 한다. 반의어는 계곡, 골짜기. 칠부란 칠분(七分)을 일어로 시치부(しちぶ)라고 읽는데서 온 말로 원래는 칠 푼이라고 해야 한다. 그래서 칠부바지란 바지 길이를 10등분 했을 때 그 10분의 7이 되는 바지라는 뜻이다. 하지만 칠 푼 바지라고 하니 어감이 별로 안 좋아서 우리말로 순화가 될지 모르겠다. 


이 책은 인생을 100세로 보았을 때 칠부, 즉 70세 정도에 온 것을 '칠부'라고 비유한 것이 아닐까 한다. 산마루까지 7부 정도 온 작가님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인생에 대해 7부 능선에 서서 산마루에 꽂을 깃대를 바라보며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며 들려주는 이야기다. 읽다 보면 내가 과연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할 수 있나 싶다. 처음 들어 본 말들이 많아서다. 내가 한자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얼마나 오만했는지를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사색 사화집이 뭔가 했더니 사진과 그림이 시와 수필과 함께 어우러진 책이었다. 흑백 사진들이 어쩐지 낯설지 않고 참 정겨웠다.


저자는 스스로에게도 짜증을 내지 말라고 부탁한다. 기쁨도 전염되지만 짜증도 전염된다고. 스스로에게라도 짜증을 내면 가족이나 곁에 있던 사람이 자기에게 부리는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이고, 도를 넘으면 화가 나고 화는 싸움이 된다. 그래서 짜증은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에게도 내면 안 된다. 자식 사랑이 유별나서 시끄러운 요즘 세상에 말 없음의 말인 무언지언(無言之言)으로 자식에게 무한의 사랑을 베풀라고 한다. 


어머니를 추억하는 앞부분에서는 나도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서 읽으며 자꾸만 가슴이 뭉클했다. 시집간 딸 집에 반찬 해서 나르시던 엄마의 마음과 정성이 생각난다. 남대문 시장에서 사다 주시던 회 냉면도 그립다. 특히 저자의 어머니가 손녀에게 써주신 손글씨 편지를 보니, 우리 엄마에게 편지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엄마 글씨가 저자의 어머님 비슷해서인지 더 그리웠다.


저자는 풍타죽낭타죽(風打竹浪打竹)살아온 삶의 궤적을 이 책에 담았다. 풍타죽낭타죽이란 바람이 치고 물결이 친다는 뜻으로, 아무런 주장 없이 그저 대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쓰지 않는 마음은 이미 마음이 아니라면서 끊임없이 선한 의지를 쌓으면 적금 통장에 돈이 불어나듯 그 사람의 내면에 자기도 모르게 지혜가 증장(增長, 점점 더 자람)되어 갈 것이라고 한다.


단순 반복되는 일을 할 때 생활선을 하면 된다고 한다. 저자가 개발한 것인데 빨래를 널 때는 오로지 빨래를 너는 것에 집중하고, 설거지를 할 때는 설거지에만 집중한다. 명상을 할 때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하라는 이유가 잡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할 때 오로지 그 일에만 집중하면 명상수련으로도 좋을 것 같다. 민초라는 필명으로도, 무비명이라는 시에서도 알 수 있듯 저자의 삶 자체가 명상인 것 같다.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요새는 실버타운이나 실버하우스가 대세다. 아버님이 실버타운에 가시더니, 세끼 밥도 주고, 청소랑 빨래도 해 주고, 병원 약도 딱딱 타다 주고, 필요한 것은 같이 나가서 살 수 있게 차도 태워준다고 한다. 혼자 살 때는 하루 종일 TV만 봐야 했는데, 굳이 같이 지내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사람이 모여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외롭지 않다고 이런 천국이 따로 없다고 하신다. 


그러나 돈이 없거나 돈을 내줄 자식이 없는 분들은 국가가 도와주었으면 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노인 복지 아파트 같은 것을 지어서 조금만 내고 1층에서 식사만이라도 함께 해결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주부도 3끼 해결이 귀찮아서 그냥 2끼로 해결하고, 자취하는 아들도 혼자 해 먹기 귀찮아서 2끼로 산다.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게 나라에서 노인 일자리 등 노인복지에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나를 소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죽을 때는 나라는 육신도 내려놓고 가야한다. 빌려 쓰는 지구라는 말이 생각났다. 내 몸도 내 집도 내 돈과 물건도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건 현재뿐이고, 언젠가는 다 놓고 가야 한다. 내가 칠부 능선에 설 때쯤은 이런 저자의 무소유의 마음을 흉내라도 내 볼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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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편지 - 수능 d-100, 이런 마음으로 하루를 살자!
김호진 지음 / 펜타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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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오로지 나에 대한 믿음만이 있을 뿐이다. 만약 한 선수는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는데, 다른 선수는 자꾸 남을 의식하고 남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있다면, 결과는 어떨까?


남은 100일은 수능 등급을 드라마틱 하게 올릴 시간이다. 《백일 편지》는 열심히 공부하라가 아니다. 너 자신을 잃지 말고 완주하라는 것이다. 완주를 하면 공부 자체보다 더 중요한,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임을 깨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든 수능생에게 꼭 선물해 줘야 할 책이다. 왜냐하면 불안하고 초조한 100일 동안만이라도 누군가 옆에서 함께하는 것 같아 덜 외롭기 때문이고, 태어나 처음 수능이라는 큰 시험을 보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그냥 하던 대로 해도 되는지, 어디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면 좋을지 막막할 때, 이 책이 든든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수능 100일 전 말고, 200일 전에 시작하면 더 좋을 것 같다. 300일도 좋다. 그리고 세 줄 일기에 칸이 넉넉하니 매일매일 기록해 놓고, 다시 처음부터 읽으며 하루를 100일 전 오늘과 함께 세 줄 일기로 마무리해 간다면, 평생 단 한 권 밖에 없는 수능 100일/200일/300일 세 줄 일기가 될 것이다. 재수를 하지 않을 경우 그 의미가 더 커지고, 재수를 할 때도 대학 가기 전 생생한 그날 그날의 기록이 되어 줄 것이다. 


엄마나 아빠가 직접 편지를 써서 주는 것도 좋고, 예쁜 노트 한 권을 사서, 엄마가 이 책을 베껴서 쓰고 자녀가 읽고 3줄로 답하는 형식으로 100일간 적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긴 내용을 베껴 쓰기 힘들겠지만 공부하는 내 아이에 비해 껌이라 생각하면 얼마든지 베낄 수 있다. 엄마 아빠가 매일 교대로 베끼면 부모님의 사랑도 느낄 수 있고 부모님과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힘내라는 말 한마디보다 훨씬 더 힘이 되지 않을까? 


시험을 앞둔 분들에게도 합격 전에 스스로에게 주는 좋은 추억의 선물이 될 것 같다. 오나대(오늘도 나를 대접한다)가 꼭 음식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럼 나처럼 일반인은? 공부하는 법과 규칙적인 습관을 들이기 좋다. 잠을 줄이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자려고 노력하라고 한다. 정확한 취침 시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수능 모드로 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나도 건강을 위해 정확하게 자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책을 1년에 1권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귀찮아서 안 찾아봤다. 그러나 자꾸 책을 읽으니 자연히 그 모르는 단어가 계속 나오고, 결국은 한두 개씩 찾다 보니, 이제 궁금한 단어는 꼭 찾게 된다. 게다가 한자와 어원을 알면 더 기억하기가 쉬웠다. 모르는 것을 그냥 넘어가면 평생 모르는 것으로 남는다. 저자는 실력이 계단식 성장하는 유일한 길은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어봐야겠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한다는 말을 듣는 학생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머리가 좋다면, 공부를 해야 성적이 오른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렇다면 머리가 좋은데 노력을 안 하는 학생들은 머리가 나쁜 거다. 하지만 팩트는 바보나 천재나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한다.머리가 아닌 끈기와 좋은 습관의 차이다.


나는 문제를 틀리면, "어? 이게 왜 답이 아니지?"라고 말한다. 그런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어디서 잘못해서 틀렸지?"라며 답의 이해뿐 아니라 어디에서 실수를 하고, 고집을 부렸는지를 찾아내려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유사한 문제들이 나와도 틀리지 않는다. 원인을 바꿔야 결과가 달라진다. 


저자가 운영하는 토마스 아카데미 유튜브 영상과 댓글만 봐도 김호진 저자님의 전문성이 확 느껴진다. 어떻게 늘 긍정적으로 피드백이 가능하실까 했더니, 옛날에 파산해서 거의 노숙생활을 하다시피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긍정의 힘으로

절망으로 빠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셨다는게 멋있다. 긍정은 어떤 어둠이라도 몰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1달 전부터 꼭 지켜야 할 사소한 것들과 꼭 명심해야 할 3가지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 후회하게 되는, 친구나 부모님에게 거친 말 하는 것을 삼가라는 말은 꼭 명심하자. 수능 5일 전부터 수능 전날까지 매일 해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저자의 오랜 상담과 경험으로 알려주는 것이라 수험생들에게는 실질적으로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조금은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수능을 준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매일 아침 30분 동안은 무조건 독서를 하거나, 잠자기 30분 전에 매일 일기를 쓰거나 하면 두려움과 무기력증 등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굳이 수능을 떠나서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좋은 루틴 하나씩 우리 모두 만들어 보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인생의 가장 그리울 순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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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킹파워 - 차이 나는 인생을 만드는 무한 성장 에너지
장신애 지음 / 라온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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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우리의 사고방식인  '씽킹 파워'다. 생각이 바뀌면 인생도 변화한다. 슬픔과 행복은 비례한다. 


씽킹 파워》는 미인대회에 관심이 있는 분은 물론 꿈을 향해 나아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파워풀한 에너지와 열정을 선물해 준다. 저자는 세계 미인대회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여러 가지 기회를 얻고 라이선스를 땄다. 2017년, Face of Beauty International 세계 미인대회(60개국 참가), 2018년 Miss Tourism Queen International 대회(100개국 참가), 2019년 Miss International Global에 참가했고, ??수상 이후, 세계 미인대회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아 외국에서 심사도 보았다. 세계 미인대회에서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내셔널 디렉터로도 활동했다. 


"마지막 심사인 파이널 대회 날에는 발에 땀이 차서 걷기 힘들어 투명 속옷 끈을 구두에 묶어 무대에 올랐다. 왕관을 받는 영광을 안았지만 긴장이 풀리자마자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p.24)" 이 말에 나도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나는 내 인생에 단 한 번이라도 쓰러질 만큼 열심히 산 적이 있었나. 불평하고 남 탓만 하고 살았던 내가 부끄러웠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60개국이 참여하는 Face of Beauty International 대회에 참여하려면 드레스 비용만 천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 나 같으면 큰돈을 갑자기 마련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바로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협찬받을 방법을 찾아, 20 곳의 기자님에게 연락을 하고, 뉴스 기사를 통해 협찬을 요청해서 한복과 드레스, 합숙 때 필요한 원피스까지 협찬을 받았다. 이런 열정이 감동이다. 20곳이라니!


또한 취재기자가 되기 위해 기자 채용 공고를 찾아보고 50군데에 모두 지원서를 냈다. 깨어서 꿈꾸고 노력하면 현실이 된다. 정말 한 곳에서 연락을 받았고 일 년 넘게 취재기자 활동도 한다. 나 같으면 10군데도 안 넣어 봤을 것 같은데, 어디서 그런 파워가 나오는 걸까?


저자의 토익 점수는 신발 사이즈와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매일매일 단어를 100개씩 외우고 'volunteer'처럼 어려운 단어는 '자원봉사자는 발로 뛰어다닌다'라는 식으로 쉽게 암기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오로지 영어만 공부했다. 결국 목표하는 토익점수를 받아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영어 통역 일을 하면서 석박사 졸업 논문을 준비했다. 통역을 잘할 수 있을까 했던 두려움은 성장의 장애물이 아니라 동력이 되었고 노력은 풍요로움과 행복을 안겨주었다. 영어를 통해 씽킹 파워의 중요성과 유용함을 깨닫게 된 시간들이었다.


W 워커힐 객실부에서 졸업 전까지 인턴으로 근무했을 때는 시간 관리와 책임감을 배웠다. 그러던 어느 날 승무원이 되려고 준비를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하지만 사고를 원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재활 한 끝에 회복되었다. 교통사고는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한다.


아나운서 경력은 없었지만 갑자기 아나운서 요청을 받게 되자, 롤 모델인 아나운서의 톤과 스피드를 따라 하며, 밤새 100번 이상 반복 연습했다. 군부대 MC 요청을 받고서는 가수들과 한 팀 씩 인터뷰를 하고, 어떤 부분을 소개하면 좋은지 물었다.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했던 아나운서로서의 경험은 준비의 중요성, 순발력, 그리고 자신감을 가르쳐 주었다. 24시간이 부족하면 48시간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열정이 놀랍기만 하다.


자기 전 10분,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를 들으며 목표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고 동기부여를 하며 슬럼프를 극복하고, 사진, 동영상, 음성, 이모티콘, 표, 링크 등을 쉽게 삽입할 수 있는 디지털 마인드 맵으로 학습 내용을 더 쉽고 재미있게 기억했다. 폰 배경 화면에 롤 모델의 사진을 넣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롤 모델이 가진 가치를 스스로에게 적용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동생이 빈혈로 쓰러지는 것을 보며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켈리 최 대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임을 알았다. 단 20분의 운동만으로도 우리의 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되며, 가벼운 산책만 해도 우울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운동 앱으로 Nike Training Club, 번핏, 플랜핏 등이 있다. 저자는 앱으로 운동 루틴을 계획하고, 기록하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다이어트, 루틴, 가계부 등 다양한 종류의 앱들을 소개해 준다. 


강의를 할 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뿐이라는 컴플레인이 들어왔는데도 좌절하지 않고, 그분께 도움이 될 강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강의 PPT를 100장 정도 만들었다. 학생들에게 물어서 배우고 싶은 내용을 강의했더니 감사 인사까지 받았다고 한다. 어떤 어려움이라도 배움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기회를 만들어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저자는 컴퓨터 선생님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스마트러닝을 연구하며 특강 강사 및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긍정의 힘 씽킹 파워는 우리 모두가 삶에서 직면하는 도전과 변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실질적인 무기다. 씽킹 파워는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을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씽킹 파워를 더욱 강화시킨다. 


우리는 모두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걸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진정한 의미이자 우리가 사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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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부터 SKY는 시작됩니다 - 기적의 최상위 초중고 공부 전략서
하지원 지음 / 다산에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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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은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익히는 시간을 갖지 않아 내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시험은 내 안에 있는 재료만 활용해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학학학학습(오타아님)이 아닌 학습학습 패턴으로 공부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 사람에게만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초3부터 SKY는 시작됩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조기 교육과 선행 학습을 강조하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기주도 학습, 나아가 모든 것을 스스로 주도하는 힘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주라는 책이었다. 무리한 선행 대신 학교 수업과 수행평가를 성실히 하고, 집에서는 독서를 통해 기초를 단단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교과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초3 학부모님이 아니라 아이가 있는 모든 분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읽으면 공부의 방향을 잡거나 목표를 세울 때 더 요긴할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만 읽었어도 독서교육을 했을 텐데...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 책을 읽으라고 하니 아이는 이미 책을 싫어했다. 나도 육아에 지쳐 책보다는 드라마를 봤고, 집에 동화책이 많으면 스스로 읽을 줄 알았는데 아이는 내가 읽어주기 전에는 손도 안 댔다. 어릴 때 습관을 잡아줬어야 했는데 그 게 중요한 것도 몰랐다. 


아이가 빈속으로 학교를 가도 신경도 안 쓰면서 자녀가 좋은 성적을 받아올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부모로서 먼저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자녀에게 말할 자격이 있다. 부모 먼저 규칙적인 생활 루틴을 잡아야 한다. 부모가 술을 마시거나 드라마 몰아보기로 밤늦게까지 안 자다가 아침에 못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녀 교육 이전에 나부터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가 외고 영어 교사로 10년 이상 근무하다 보니,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학부모님께 영어유치원 보내실 거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영어 습득 이전에 모국어를 확실하게 습득하고 최대한 발달시켜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과 일반 유치원을 고민할 때 아이가 뭘 알겠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녀들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보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영어에 대한 거부감 없이 즐겁게 이루어지는 학습이다.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감이 먼저다. 


만 5세인 저자의 아이만 보아도 저자가 만들어준 습관대로 생활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형성하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우리를 형성한다'는 말도 와닿았다. 자기 전에 책을 읽고, 숙제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게 해 줬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한글은 따라서 쓰기보다는 수년간 다양하고 재밌는 한글책을 읽어주라고 한다. 1년이 아니고 수 년이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서 읽어줘서 한글을 깨우치도록 하는 게 아이 입장에서는 훨씬 더 재미있고 자연스럽다고 한다. 


하루 15분 영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이때 아이가 영어책을 읽는 것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모님이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여기에 하나 더한다면 나중에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유치원 때부터 직접 따라 써보는 쉬운 한자교육을 추천한다. 


매일 꾸준히 쓰는 일기는 최고의 글쓰기 연습이다. 나는 독서 초보라 한 페이지씩 일기 쓰는 것은 무리여서 3년 일기장을 사서 4~5줄만 간단히 쓴다. 거의 메모 수준이지만 이렇게만 해도 작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돼서 좋다. 학생들이 매일 일기를 쓴다면 엄청난 글쓰기 연습이 될 것이다. 일기장은 본인 글씨라서 좋고, 블로그에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날 있었던 일, 공부하다가 몰랐던 부분 등 블로그에 기록하며 자신이 커 가는 것을 느껴보는 것도 뿌듯할 듯. 


초3부터 준비하는 10년 로드맵은 유명 학원이나 강사를 찾아다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시 레이스는 기본에 충실하는 데서 시작된다. 유명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생애 첫 10년과 그 이후 10년 동안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녀를 진심으로 존중하며 자녀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되어야 대입에서 승리한다.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영상이나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고 얼마나 많은 책을 제대로 읽었느냐를 강조한다. 


나는 아예 못해서 너무 아쉽다. 남편은 절대 TV를 포기하지 않았고, 아이에게 책 대신 게임을 사주는 바람에 나의 조기교육은 게임으로 시작되었다. 그 게임만 실 컷 한 덕에 아들이 대학을 가더니 게임에 흥미를 잃고 공부에 재미를 들인 어이없는 결과가 나오긴 했다. 


내 아이 입시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부모 체크리스트에서 예전의 나를 돌이켜 보며 해 봤더니 10개 중 8개가 X였다. 그냥 학교 공부나 잘 따라가면 되지 했는데, 초등학교 때는 늘 성적이 좋아서 내버려뒀더니, 중학교 때부터 바로 영어와 수학을 최하 점수를 받아와서 공부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던 것 같다. 


학원 선생님이 못 가르친다길래 학원도 안 다녔다. 기초가 없어서 못 따라간다고는 생각도 못 했다. 게임 프로그래머 한대서, 영수 학원 대신 게임 머니를 질러주고 게임 공략집을 사 줬다. 나중에 아들에게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엄마가 억지로라도 공부 좀 시키지 하는 원망을 듣긴 했다. 고등학교 때 초등 영단어부터 공부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나온 소리다. 나는 저자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교과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 100% 공감한다. 초중등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고등학교 때 실신 수준으로 공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성적표가 곧 부모의 성적표처럼 보이지만 자녀 스스로 공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부해서 받은 성적표가 가치 있는 것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갖기 위해 한 번 하고 마는 공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공부는 대학 공부까지 16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자소서 문항을 보면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두 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고 한다. SKY와 특목고 등에서는 자기 주도학습 능력을 가진 인재상을 원한다.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하니까 인강 등으로 독학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아니고 배우고 익히는 진정한 학습을 말한다. 특히 선행은 현행 학습에서 만점이 나오지 않으면 하면 안 된다. 현행부터 완벽하게 마스터 한 학생만 다음 단계 선행으로 나아갈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아이에게 성적 잘 나왔다고 격하게 칭찬하면 부담스러워해서 다음에 성적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하게 되므로 결과보다는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적이 안 좋아도 한결같이 노력 과정을 귀하게 여기는 피드백을 전해야 한다.


어떤 학생이 모르는 것을 알 때까지 귀찮게 질문했는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고, 질문한 것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고민하신 저자분도 멋있다. 나는 대부분 선생님들이 질문하면 직접 찾아보라던 가 수업 시간에 교과와 관련 없는 쓸데없는 질문하지 말라고 혼났는데~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참고, 하기 싫은 것을 견디면서 해내는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야 비로소 공부 그릇이 커지는 때가 온다. 절제력 있는 학생들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에 집중할 줄 안다. 나는 아직도 유혹에 많이 흔들리고 목표도 없다. 아이는 이미 커버렸고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으니, 우리 엄마가 못한 나에 대한 교육을 내 스스로 하면서 아이 대신 나부터 성장해 보려 한다. 


♥ 다산북스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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