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부터 SKY는 시작됩니다 - 기적의 최상위 초중고 공부 전략서
하지원 지음 / 다산에듀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학생들은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익히는 시간을 갖지 않아 내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시험은 내 안에 있는 재료만 활용해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학학학학습(오타아님)이 아닌 학습학습 패턴으로 공부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 사람에게만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초3부터 SKY는 시작됩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조기 교육과 선행 학습을 강조하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기주도 학습, 나아가 모든 것을 스스로 주도하는 힘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주라는 책이었다. 무리한 선행 대신 학교 수업과 수행평가를 성실히 하고, 집에서는 독서를 통해 기초를 단단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교과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초3 학부모님이 아니라 아이가 있는 모든 분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읽으면 공부의 방향을 잡거나 목표를 세울 때 더 요긴할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만 읽었어도 독서교육을 했을 텐데...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 책을 읽으라고 하니 아이는 이미 책을 싫어했다. 나도 육아에 지쳐 책보다는 드라마를 봤고, 집에 동화책이 많으면 스스로 읽을 줄 알았는데 아이는 내가 읽어주기 전에는 손도 안 댔다. 어릴 때 습관을 잡아줬어야 했는데 그 게 중요한 것도 몰랐다. 


아이가 빈속으로 학교를 가도 신경도 안 쓰면서 자녀가 좋은 성적을 받아올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부모로서 먼저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자녀에게 말할 자격이 있다. 부모 먼저 규칙적인 생활 루틴을 잡아야 한다. 부모가 술을 마시거나 드라마 몰아보기로 밤늦게까지 안 자다가 아침에 못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녀 교육 이전에 나부터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가 외고 영어 교사로 10년 이상 근무하다 보니,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학부모님께 영어유치원 보내실 거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영어 습득 이전에 모국어를 확실하게 습득하고 최대한 발달시켜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과 일반 유치원을 고민할 때 아이가 뭘 알겠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녀들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보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영어에 대한 거부감 없이 즐겁게 이루어지는 학습이다.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감이 먼저다. 


만 5세인 저자의 아이만 보아도 저자가 만들어준 습관대로 생활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형성하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우리를 형성한다'는 말도 와닿았다. 자기 전에 책을 읽고, 숙제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게 해 줬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한글은 따라서 쓰기보다는 수년간 다양하고 재밌는 한글책을 읽어주라고 한다. 1년이 아니고 수 년이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서 읽어줘서 한글을 깨우치도록 하는 게 아이 입장에서는 훨씬 더 재미있고 자연스럽다고 한다. 


하루 15분 영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이때 아이가 영어책을 읽는 것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모님이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여기에 하나 더한다면 나중에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유치원 때부터 직접 따라 써보는 쉬운 한자교육을 추천한다. 


매일 꾸준히 쓰는 일기는 최고의 글쓰기 연습이다. 나는 독서 초보라 한 페이지씩 일기 쓰는 것은 무리여서 3년 일기장을 사서 4~5줄만 간단히 쓴다. 거의 메모 수준이지만 이렇게만 해도 작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돼서 좋다. 학생들이 매일 일기를 쓴다면 엄청난 글쓰기 연습이 될 것이다. 일기장은 본인 글씨라서 좋고, 블로그에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날 있었던 일, 공부하다가 몰랐던 부분 등 블로그에 기록하며 자신이 커 가는 것을 느껴보는 것도 뿌듯할 듯. 


초3부터 준비하는 10년 로드맵은 유명 학원이나 강사를 찾아다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시 레이스는 기본에 충실하는 데서 시작된다. 유명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생애 첫 10년과 그 이후 10년 동안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녀를 진심으로 존중하며 자녀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되어야 대입에서 승리한다.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영상이나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고 얼마나 많은 책을 제대로 읽었느냐를 강조한다. 


나는 아예 못해서 너무 아쉽다. 남편은 절대 TV를 포기하지 않았고, 아이에게 책 대신 게임을 사주는 바람에 나의 조기교육은 게임으로 시작되었다. 그 게임만 실 컷 한 덕에 아들이 대학을 가더니 게임에 흥미를 잃고 공부에 재미를 들인 어이없는 결과가 나오긴 했다. 


내 아이 입시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부모 체크리스트에서 예전의 나를 돌이켜 보며 해 봤더니 10개 중 8개가 X였다. 그냥 학교 공부나 잘 따라가면 되지 했는데, 초등학교 때는 늘 성적이 좋아서 내버려뒀더니, 중학교 때부터 바로 영어와 수학을 최하 점수를 받아와서 공부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던 것 같다. 


학원 선생님이 못 가르친다길래 학원도 안 다녔다. 기초가 없어서 못 따라간다고는 생각도 못 했다. 게임 프로그래머 한대서, 영수 학원 대신 게임 머니를 질러주고 게임 공략집을 사 줬다. 나중에 아들에게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엄마가 억지로라도 공부 좀 시키지 하는 원망을 듣긴 했다. 고등학교 때 초등 영단어부터 공부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나온 소리다. 나는 저자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교과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 100% 공감한다. 초중등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고등학교 때 실신 수준으로 공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성적표가 곧 부모의 성적표처럼 보이지만 자녀 스스로 공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부해서 받은 성적표가 가치 있는 것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갖기 위해 한 번 하고 마는 공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공부는 대학 공부까지 16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자소서 문항을 보면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두 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고 한다. SKY와 특목고 등에서는 자기 주도학습 능력을 가진 인재상을 원한다.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하니까 인강 등으로 독학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아니고 배우고 익히는 진정한 학습을 말한다. 특히 선행은 현행 학습에서 만점이 나오지 않으면 하면 안 된다. 현행부터 완벽하게 마스터 한 학생만 다음 단계 선행으로 나아갈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아이에게 성적 잘 나왔다고 격하게 칭찬하면 부담스러워해서 다음에 성적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하게 되므로 결과보다는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적이 안 좋아도 한결같이 노력 과정을 귀하게 여기는 피드백을 전해야 한다.


어떤 학생이 모르는 것을 알 때까지 귀찮게 질문했는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고, 질문한 것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고민하신 저자분도 멋있다. 나는 대부분 선생님들이 질문하면 직접 찾아보라던 가 수업 시간에 교과와 관련 없는 쓸데없는 질문하지 말라고 혼났는데~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참고, 하기 싫은 것을 견디면서 해내는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야 비로소 공부 그릇이 커지는 때가 온다. 절제력 있는 학생들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에 집중할 줄 안다. 나는 아직도 유혹에 많이 흔들리고 목표도 없다. 아이는 이미 커버렸고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으니, 우리 엄마가 못한 나에 대한 교육을 내 스스로 하면서 아이 대신 나부터 성장해 보려 한다. 


♥ 다산북스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