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세계철학전집 8
세종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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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 부터 시작한 모티브의 세계철학전집 시리즈가 매우 인상적이다.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에 적당한 분량. 깊이 있는 내용으로 많은 만족감을 준다. 


특히 이번 편은 표지 주인공이 세종대왕이다. 영화 왕사남, 창극 보허자, 연극 몽유도원도 등으로 단종, 양평대군 등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바로 이들의 뿌리가 세종대왕이기에 조금 더 친근감이 생긴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백성들이 쉽게 글을 익힐 수 있는 기반을 다진 분이다. 글을 안다는 것은 지식의 확장의 의미하고, 지식의 확장은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책은 크게 9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왜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하는가 부터, 사람의 마음을 얻고, 얻은 인재는 어떻게 다루며, 힘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성장하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지 말한다. 그리고 나를 왜 지켜야 하는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거쳐 왜 그릇을 키워야 하는지, 목표를 이뤘다면 그 다음은 무엇을 봐야 하는지로 끝맺음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나 단체의 장이라면 같은 리더로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아버지를 해치려 한 죄인이었지만, 이미 반포된 사령이니 되돌릴 수 없다며 신임을 지킨 사건은 놀라움을 준다. 신의란 자신의 기분이나 이득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다. 신의를 얻으려면 나에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변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리더가 하는 실수 중 하나로 모든 것을 혼자 떠안으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편협한 생각은 그를 고집불통의 리더로 보이게 만든다. 그리고 윗사람이 듣기 싫어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입을 닫는다. 리더는 고집이 세야 하는게 아닌, 누구든 안아 줄 수 있는 대인이어야 한다.  


누구나 흑역사가 있다. 지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도망치고 싶었던 날, 비겁했던 순간을 남긴다면 과거의 그 순간을 현재의 나를 발전시키고, 떠 받치는 발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선과 악을 가리지 않고, 불편한 기록을 마주할 용기가 있는 자만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문장이 눈에 띈다. 


나라의 근본을 사람에서 찾은 성군. 인재를 고를 때 능력보다 자질을 우선하고, 한 번의 실수로 사람을 버리지 않았던 분. 모든 것을 자신이 쥐고 통제하려는 리더가 아니라, 실무자에게 맡기고 믿을 줄 아는 군주이기에 이 책은 여러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선사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 동안 자신만의 시각이 갇힌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좀 더 나은, 좀 더 따뜻하고 다채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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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자기 철학이 필요한 나이 - 내 삶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당신에게
이서원 지음 / 땡스B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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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십, 숫자 50이 주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백세 시대를 기준으로 본다면 딱 인생의 절반 지점이자 반환점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지점에 서서 뒤를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며 묘한 불안과 허무를 느끼곤 한다.

그동안 우리는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관념,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오는 것에 익숙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주어진 지시에 따르는 것이 편했고, 남들과 비슷하게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서원 작가는 저서 오십 자기 철학이 필요한 나이를 통해 이제는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인생의 반환점에 선 지금이야말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한 때라는 것이다.

이 책은 오십이라는 나이를 단순히 노후를 준비하는 시기가 아니라, 자기 삶에 온전히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질문을 먹고 살아야 하는 시기로 정의한다. 남은 인생이 타인의 기대가 아닌 온전한 나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연습이 필요함을 조언한다.

책은 "안아주기, 내려놓기, 마주하기, 정돈하기, 물들이기"라는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흔들리는 오십의 마음을 다스리는 따뜻한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주범은 포모(FOMO) 증후군이다. 미디어에는 성공담과 부를 과시하는 이들이 넘쳐나고, 그 속에서 나만 뒤처지고 실패한 것 같은 우울함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며, 단지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실패의 굴레에 가두고 주저앉는 것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일이다. "괜찮아,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다 그래"라는 저자의 담담한 위로는 혼자만 힘들 줄 알았던 독자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준다.

또한,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조언도 매섭고도 다정하다. 착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자기 경계선을 긋지 못하는 행동은 결국 자신의 욕구를 외면하는 일일 뿐이다. 내가 먼저 살아야 남도 도울 수 있고, 미워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나도 살아야지"라는 다짐은 이기심이 아니라 나를 지키고 타인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지속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기제임을 깨닫게 한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시련 앞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라며 원망 섞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저자는 여기서 질문의 단어 하나만 바꿔보라고 제안한다. 나를 죽이는 질문인 "왜"를 나를 살리는 질문인 "어떻게"로 바꾸는 순간, 부정적인 에너지는 긍정적인 해결책으로 전환된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상황을 직시하게 하고,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올 구체적인 방법을 찾게 만든다.

각 챕터 끝에 실린 자기 철학을 위한 질문들은 책의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길잡이가 된다.

이 책은 인생의 절반을 지나며 방향을 잃었다고 느끼는 분들, 혹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려 정작 '나'를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단순히 나이 쉰을 넘긴 이들뿐만 아니라, 삶의 무게에 눌려 자신만의 중심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나를 살리는 자기 철학을 정립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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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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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세계척학전집은 1권 훔친 철학 편부터 굉장히 흥미롭게 읽고 있는 시리즈다.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복잡하며 난해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멀리하기 마련인데, 저자 이클립스는 이런 복잡한 학문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덕분에 독자들은 철학이라는 높은 문턱을 아주 편안하게 넘나들 수 있다.

특히 이번 3권은 5천스피, 천스닥이라는 불장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돈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로 다가왔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이 책이 직접적인 투자 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대하는 마인드와 철학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일이다. 돈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판을 읽어내는 주도권을 쥐길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문장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 책의 읽기 방식은 매우 자유롭다. 첫 번째 파트부터 순서대로 읽으며 지식의 토대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도 좋고, 지금 나를 가장 괴롭히는 질문이나 목차에서 눈길이 멈추는 곳부터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다만 저자는 순서대로 읽었을 때 질문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을 덧붙인다.

초반부 파트에서는 돈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우리가 가진 편견을 깨는 데 집중한다. 우리는 흔히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인물들이 대학을 중퇴하고 성공했다는 사실에 매몰된다. 하지만 똑같이 중퇴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은 기억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의 고집은 뚝심이라 불리고, 실패한 사람의 고집은 융통성 부족이라 치부된다. 성공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뿐인데도, 사람들은 성공하면 운의 역할을 잊고 오직 자신의 실력이라 믿는다. 나심 탈레브의 말처럼 문제는 운이 아니라 스스로의 실력을 믿는 과신에 있다.

케인스의 미인대회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시장은 객관적인 가치가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를 예측하는 게임이다. 미인대회에서 우승자를 맞추려면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장 예쁘다고 투표할 얼굴을 골라야 한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널뛰기를 반복할 때 기술이나 발행량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오직 그 가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기대치일 뿐이다.

경제적 성공이 반드시 행복으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던진다. 승진하고 연봉이 올랐는데 통장 잔고는 예전과 비슷하고, 오히려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일해야 하는 상황. 소득이 올라갈수록 행복의 증가 폭이 줄어드는 현상 속에서 에피쿠로스는 필요한 것이 적을 때 비로소 자유가 늘어난다고 제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충분함의 기준이 과연 어디인지 스스로 묻게 만든다.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평생을 바쳐 도달한 결론을 단 15분 만에 엿볼 수 있다는 것은 현대 독자가 누릴 수 있는 커다란 행운이다. 저자는 돈의 문법을 축적이라고 정의한다. 오늘 하나, 내일 하나씩 지식을 쌓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의 렌즈를 추가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렇게 1년이 흐른다면 우리는 같은 뉴스, 같은 월급명세서, 같은 부동산 기사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읽어내게 될 것이다. 돈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결국 내 삶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세계척학전집훔친부편 #이클립스 #모티브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돈의철학 #인문교양 #재테크마인드 #경제철학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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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나 혼자 서양철학 레벨업 - 소크라테스에서 뉴턴까지 이세계 인문학 1
이경민 지음 / 넥스트씨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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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때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웹툰에 푹 빠졌던 적이 있다. E급 헌터였던 주인공이 시스템의 도움으로 레벨업하며 최강자로 성장하는 서사는 그 자체로 짜릿한 쾌감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이 세계에서 나 혼자 서양철학 레벨업'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묘한 반가움과 호기심이 동시에 일었다. 판타지 어드벤처의 형식을 빌려 서양철학이라는 거대한 산을 어떻게 넘게 해줄지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2020년대 평범한 중학생 지호가 학원 가던 길에 낯선 세계로 떨어지며 시작된다. 그곳에서 지호는 인류 최고의 현자로 꼽히는 소크라테스를 만난다. 누군가의 음모로 아테네의 지혜가 동굴에 갇혔고, 그로 인해 세계가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설정은 흡사 던전이 열린 판타지 소설의 도입부처럼 긴박하다. 지호는 무너져가는 세계를 구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안내를 받아 스스로 동굴 안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 책이 일반적인 판타지 웹툰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주인공의 무기에 있다. 지호는 검이나 마법으로 몬스터를 사냥하지 않는다. 대신 각 관문을 지키는 문지기들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인간은 왜 행복을 추구하는가?" 같은 본질적인 물음 앞에서 지호는 자신의 빈약한 논리와 마주한다. 실수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지호의 진정한 힘은 질문을 피하지 않고 답을 찾으려 끊임없이 고민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지호와 함께 한 단계씩 철학적 레벨을 높여가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책을 읽으며 느낀 이 작품만의 차별점과 배울 점을 정리하자면

철학을 '지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단순히 철학자의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문을 통과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서사 구조를 통해 철학적 사고가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힘임을 보여준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사상의 진화가 자연스럽게 체득된다. 소크라테스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헬레니즘 시대의 에피쿠로스와 아우렐리우스, 중세의 아퀴나스, 그리고 근대의 문을 여는 뉴턴에 이르기까지 현인들과의 만남은 서양 지성사의 줄기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질문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정답을 외우는 공부에 익숙한 세대에게 '왜'라는 질문이 세상을 구하는 열쇠가 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신선한 자극이 된다.

이 책은 특히 철학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이나, 고전 읽기에 매번 실패했던 성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딱딱한 줄글 형태의 기본서보다 게임 같은 전개 방식이 몰입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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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위한 최소한의 재무제표 - 위험한 주식은 거르고 돈 되는 기업만 남기는 법
윤종훈.강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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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식시장이 뜨겁다.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변수이긴 하지만, 어느덧 코스피 5,000포인트와 코스닥 1,000포인트가 바닥으로 인식될 만큼 대다수의 관심이 시장으로 쏠려 있다. 하지만 시장의 열기와 내 계좌의 수익률은 별개의 문제다. 미디어에는 수백, 수천 퍼센트의 수익 인증글이 넘쳐나는데, 정작 내 계좌는 여전히 파랗게 물들어 있는 실정이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 윤종훈, 강지윤은 손실을 수익으로 돌리기 위한 가장 강력한 기본기로 재무제표를 제시한다. 위험한 주식은 거르고 돈 되는 기업만 남기는 법이라는 표지 문구가 유독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무제표라는 높은 벽을 아주 낮게 허물었다는 점이다. 실무에서 잘 쓰이지 않는 복잡한 회계 이론이나 머리 아픈 전문용어는 과감히 덜어냈다. 오로지 알짜 지식만 배워서 알짜 종목을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배우자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저자는 그에 못지않은 난이도에 도전했다. 바로 회계 원리조차 모르는 아내에게 재무제표를 설명한 것이다. 감가상각을 어려운 원칙으로 설명하는 대신 '자산을 사용하는 기간 동안 나눠서 비용 처리하는 것'이라고 쉽게 풀어내는 대목에서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책의 구성은 철저하게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춘다. 1장 난생처음 재무제표 공부를 시작하다에서는 재무제표를 사람의 건강검진표에 비유하며 왜 이것을 봐야 하는지 설득한다. 기업의 정보를 어디서 찾는지부터 헷갈리기 쉬운 연결과 별도 재무제표 중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길을 잡아준다. 이어지는 2장부터 4장까지는 재무제표 속에 숨겨진 기업의 운명을 추적한다.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며 때로는 위기와 몰락을 겪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신호를 감지해야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5장에서 다루는 현금흐름 파트가 인상적이다. 요즘은 기업의 스토리와 미래 가치가 중요하게 평가받으며 실적 없이도 주가가 치솟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으면서 허세를 부리는 사람은 곧 정체가 탄로 나기 마련이다.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통해 기업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지, 아니면 겉치레만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6장에서는 재무비율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등을 따져보며 지금 이 주가가 싼지 비싼지, 매수 버튼을 눌러도 될지 결정하는 핵심적인 기준을 제공한다.


마지막 7장은 뉴스를 다룬다. 재무제표가 공시 일정상 다소 늦은 정보일 수 있다는 약점을 뉴스로 보완하는 법을 알려준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영업권 손상차손 같은 소식들이 실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사례로 설명한다. 6장의 재무분석과 7장의 뉴스 해석을 연결해서 읽는다면 시장을 보는 눈이 한층 깊어질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기본서를 넘어, 투자의 눈을 키워주는 생존형 주식 입문서다. 숫자의 의미를 이해하고 투자에 임하는 순간, 내 돈을 지키는 가장 쉽고 안전한 길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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