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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 - 창의적인 삶을 만드는 뇌과학자의 생각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진원 옮김 / 샘터사 / 2020년 10월
평점 :
최근 들어 인공지능과 창의성에 관한 책이 많이 출판되지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정확한 사실을 말해주는 전문가의 책은 오히려 드문 편이다. 홍수에 마실 물이 부족하다는 말처럼, 모든 사람이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대 속에서 진짜 창의성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뇌과학자 모기 겐이치로가 쓴 '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인공지능 시대에 진짜 창의성이 무엇인지 독자에게 알려준다. 나는 이번에 나온 그의 신간 말고도, 그가 예전에 집필한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라는 책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 좋은 기억이 이번에 새로 나온 그의 신간을 읽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있는데, 1장은 '뇌는 쉽게 집착한다', 2장은 '가끔은 잊어도 괜찮다', 3장은 '생각이 나를 바꾼다', 4장은 '당신은 자신의 뇌를 모른다', 5장은 '생각해 내는 힘이 창의성을 만든다', 6장은 '생각해 내는 힘을 기르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시작하는 글에서 저자는 생각해 내는 힘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는 건 아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못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 개개인이 특별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생각해 내는 힘'이다. 이 책은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필요한 뇌 사용법을 제시한다. '생각해 내는' 뇌의 회로를 사용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다. 생각해 내는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길이며, 뇌를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8쪽)
이 책에서 저자는 일반적으로 창의성과 관련된 선입견을 타파하는 내용을 주장한다. 그것은 인격이 원만한 사람이 참으로 창의적이라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창의적인 사람은 다소 괴짜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데 저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서로 공감하며, 원활하게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창의적인 사람이라 말한다.
"우리는 예민한 게 멋있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원숙의 효용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 예리하고 화려하며 시선을 확 사로잡는 것을 훌륭하다고 여기기보다 수수해 보일지라도 정말로 깊은 생각, 평생 지니고 갈 수 있는 깊은 지혜란 무엇일지 다시 생각하고 이를 갖추면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문명 혹은 문화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구동력이 필요했던 시대에는 모난 것이 필요했지만 물품이 넘쳐나고 모든 것이 포화 상태인 오늘날에는 반대로 원숙한 사상이 필요하다." (168쪽)
인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삶의 불안이 커질 때 가만히 앉아 생각해 내는 힘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걱정하지 말고 생각하자. 짜증 내지 말고 질문하자. 원망하지 말고 성숙하자. 온전한 인성에 온전한 창의성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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