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리커버 에디션) - 까칠한 글쟁이의 달콤쌉싸름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1
빌 브라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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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에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을 읽은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마음껏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영국 여행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종교개혁지 답사를 하면서 영국에 잠깐 머물렀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내게 선명하게 남아있다. 런던, 케임브리지, 에든버러, 세인트앤드루스를 내가 언제나 다시 방문하게 될까?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처음 받고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첫 번째는 이 책이 처음 영어로 출판된 게 1995년이라는 사실이었다. 1995년과 2020년의 간극은 상당히 크다. 내 아내가 95년 생이고 이제 아이 엄마까지 되었는데, 95년 도에 나온 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는다는 게 너무 철 지난 독서는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이 리커버 에디션이기 때문에 오래된 책임은 감안해야 하는데, 실제 빌 브라이슨이 영국을 여행한 시기와 지금 시기의 차이가 너무 커서 이 책이 그만큼 쓸모가 있을까 싶긴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또 다른 놀라운 점을 발견했는데, 영국이란 나라는 대한민국처럼 순식간에 모든 게 바뀌는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영국은 상당히 보수적인 나라이고, 그들의 삶의 방식은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책에 보면 그 당시에 이미 수백 년 된 건물과 전통을 지키면서 살았던 영국인들이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이 변화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여전히 쓸모 있고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저자에 관해 여러 검색을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 책의 저자 빌 브라이슨이 영국 더럼대학교의 총장을 역임했다는 사실이었다. 빌 브라이슨은 학자도 아니고, 기자 출신의 여행작가인데, 영국 더럼대학교의 총장을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역임했다. 더럼대학교는 영국에서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다음으로 손 꼽히는 명문대인데, 빌 브라이슨이 그곳의 총장을 역임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의 책이 달라 보였다. 더 학식이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영국은 대한민국과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이지만, 대한민국은 많은 부분에서 영국의 문화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의 방식으로 채택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공부하는 영어라는 게 사실은 그저 '영국의 말'이지 않은가? 왜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덴마크의 말'이나 '노르웨이'의 말이 아니라, 이 지긋지긋한 '영국의 말'을 공부해야 하는가? 대영제국이라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식민지는 사라졌지만, 영국은 여전히 문화와 언어를 통해 전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국인의 일상이 어떤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종종 지루한 내용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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