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 무기모토 산포 시리즈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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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명랑만화 분위기인데, 거기에 더해 주인공을 아주 빈번히 이등신 개그 캐릭터로 상상하게 된다. 과장된 낙천성과 덤벙거림의 ‘못 말리는’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그런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즐기고 뒷받침 해준다. 주인공과 함께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만화 속 인물 같다. 그와중에 직장생활의 디테일(혹은 실재하는 가수의 노래나 구체적인 브랜드 노출)을 제시하며 현실성을 가까스로 유지시킨다.

대부분의 분량은 직장생활 하는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모에화 하기 위한 현실도피적인 목적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마지막에 가서는, 그런 초년생의 모습을 정면 비판하며 이야기의 톤을 뒤집어 버린다. 비판이 너무 뼈아파서 애초에 이것이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자신과 주변을 모에화 하며 외면하고 있는 어른들의 진실을 지적한다.

에필로그 속에서 주인공은 여전히 모에화를 멈추지 않지만, 이전의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은 사라진다. 고단한 현실을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 자양강장제를 마시듯이 모에화를 한다. 그 맛은 이전만큼 달달하지 못하다. 오히려 조금 씁쓸하다. 산포는 여전히 산포지만 이전의 산포와는 다르다. 조금 더 성장한 것이다. 자신을 모에화 하며 현실도피의 목적을 위해 (제목과 표지에 속아) 이 책을 든 사람이 있다면 그도 또한 성장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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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안전가옥 쇼-트 2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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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를 제외한 작품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편이다. 산뜻한 표지와 제목의 덕을 많이 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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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마음으로
임선우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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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마음을 달래주는 유령들.
세상은 ‘유령’처럼 허망한 동시에 ‘마음’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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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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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소개된 미니멀리즘이 일본의 장기불황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이사 차량이 경차라서 짐을 줄였다거나, 재난 시 전기가 끊길 때가 있어서 청소기를 버리고 빗자루를 선택했다거나 등등) 인터뷰이들은 소박함에 만족하며 물욕이 없는 것처럼 굴지만 자의적으로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전 세대의 맥시멀리즘이 그랬던 것처럼 이 시대의 미니멀리즘도 가난이 원인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미니멀리즘의 미학과 용이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미니멀리즘이란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라 다른 유형으로 바뀌는 것 같다. 양보다는 질로. 양이 적기 때문에 애착은 더 진해진다. 단지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이 다르다. 가짜는 버려지고 진짜만 남는다. 앞으로 다가올 경제 위기가 겨우 남겨진 진짜마저 버리게 만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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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반도의 봄 -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판문점 선언까지 남북한 변화의 순간들
장윤희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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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북과 남의 전체 인민들과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표한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들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나갈 것입니다.”고 밝혔다. || p. 214

멋진 기록이 됐을 수도 있었지만 다시금 시작만 떼고 되풀이된 역사. 이 때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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